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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상절리 Apr 14. 2024

어쩌다 취뽀하게 됐냐면요..

인턴 경험 없던 취준생의 MD 인턴 서류 준비 과정

지금으로부터 어언 4년 전, MD 인턴을 모집하는 공고가 올라왔다. 나는 인턴 경험도 없고 그전까지 광고 일을 해보고 싶어 경험을 쌓던 광고홍보학도였기에, 설마 붙을까 싶었다. 다행히 잘 살아남아 현재까지 회사에 다니고 있다. (물론 지금은 마케팅을 하고 있긴 하지만...)


하고 싶어서 이것저것 일을 벌렸던 것들이 구슬 목걸이처럼 엮여 잘 풀린 케이스다. 활동 자체에 포커싱하는 것보다 어떻게 정리했는지를 다루는게 좋을 것 같아 글을 남긴다.


그 시절 공고의 지원 자격을 읽어봤을 때 왠지 느낌이 좋았다. 그 중 특히 아래 사항이 내 경험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지원자격 중 일부

- 스토리 있는 제품 기획이 가능하신 분

- 제품의 제조부터 판매까지 과정 중 어떤 부분에라도 경험이 있으신 분

연합광고동아리에서 대외협력팀장을 하며, 브랜드 매거진 발제부터 기획, 제작,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리딩했던 경험이 큰 강점이 될 거라 생각했다. 인턴 경험이 없어 걱정은 많이 됐지만, 그럼에도 광고 동아리에서 리더를 하며 쌓아온 것들이 꽤 있었기에 나름의 자신감은 있었다.


다만 일을 하기만 했지, 이를 제대로 정리한 적은 없어서 어떻게 전달할지 막막했다.



1.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활동 정리


그동안 흩뿌려져있는 다양한 활동을 하나로 단권화시키는게 효율적이라 판단했다. 구글 스프레드시트에다가 시트별로 나눠 활동을 정리하는 작업만 약 2주 가량 소요됐다. 시간을 가장 많이 잡아먹지만, 한 번 제대로 해두면 자료 가공하는데 시간이 엄청 단축된다.  


간단한 기본 정보와 이력부터 시작해서, 연도별/STARR 경험 정리, 그리고 직무별 역량에 맞춰 칸을 구분해두고 핏한 경험을 매칭해서 적었다.


연도별로 했던 활동을 적어두고, 그중에서 나름 써봄직한 굵직한 활동을 하이라이트쳐뒀다. 그리고 했던 활동에서 인사이트를 찾기 위해 총평 칸도 넣어뒀다. (대략 요런 느낌으로 칸 구성)


'의미있는 활동만 정리해야지' 마음 먹고 하는 것보단, 오히려 연도별로 무작정 떠오르는대로 활동을 기입해두는게 더 괜찮은 인사이트를 발굴하기 수월했다. 예상치도 못한 활동이 떠오르기도 하고, 아무튼 만족하며 정리 완료.


그리고 STARR 경험 정리는 다음과 같다. 연도별 정리한 이후에 좀 더 심도깊게 경험을 이끌어내고 싶을 때 쓰기 좋다. 나중에 면접 준비 과정에서 갈등/위기/문제해결 질문을 대비하는데 유용하다.

- Situation(상황)

- Task(문제)

- Action: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행동

- Result(결과)

- Review (배운 점)



2. 활동 매칭

결국엔 이 직무에 가장 핏한 사람이 나라는걸 증명해야 한다. 그래서 지원자격을 열심히 파헤쳐봤다. 지원자격을 아예 시트로 파서, 업무- 지원자격 - 경험을 매칭했다.


어떤 경험을 매칭했냐면, 아래와 같이 중점이 되는 메인 경험을 네개로 추렸다. 그리고 가장 어필하고 싶은 것 순으로 순서를 배치했다. 특히 브랜드 매거진은 가장 메인이 되는 엑기스 경험이기에, ①기획 ②펀딩 ③홍보로 나눠 구체적으로 서술했다.


1) [전과정 제품 기획 경험] 브랜드 매거진 처음부터 끝까지 제품 기획 총괄

 - 여기에서 기획-펀딩-홍보로 또 세분화시킴 (표지까지 총 4장에다 경험 서술)


2) [최신 마켓 트렌드] 수많은 광고기획서 작성을 통한 마켓/소비자 트렌드 파악

- 사실 광고 전공에 광고 동아리까지 수많은 기획서를 작성해봤지만, 일일이 이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은 비효율적이라 판단했다. 왜냐 광고대행사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 하여 내가 의견을 많이 피력했던, 그리고 결과가 좋았던 광고 기획서를 선별해 한 장에다 모두 정리했다.


3) [커뮤니케이션 능력] 광고동아리 대외협력팀장

- 협찬 제안서 템플릿과 스터디 자료들 캡쳐본 일부를 넣었다.


4) [호기심을 갖고 고객의 목소리를 듣다] 전시회 단장을 맡으며 동아리원들과 소통

- 전시회를 기획했지만 내부 사정으로 인해 결국 실행시키지 못했다..ㅠㅠ 그래도 열심히 노력했던 그 과정은 사라지지 않으므로, 기획 과정에서 소통했던 플로우를 간략하게 담아냈다.


3. 포트폴리오 작업

내가 지원했을 당시에만 해도 노션이 상용화되지 않았던 시절이기에 pdf파일로 제출했다. 가끔 포트폴리오 관련해서 후배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포트폴리오는 노션과 pdf 중에 어떤게 좋을까요?'


이건 사바사긴 하지만, 대체로 내 주변에 있는 동료분들은 pdf파일을 더 선호하긴 했다. 노션은 하나하나 일일이 눌러야 한다는 점에서 허들이 존재한다는 의견이 있어 안전하게 pdf로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 서비스 메인 화면과 비슷하게 디자인 톤앤매너를 잡고, 표지 다음 장에 이력서처럼 내가 그동안 해왔던 경험을 단순 나열했다. 그리고 경험을 설명할 때 표지와 상세 장표를 나눠 주목도를 높였다.


활동 나열 후 마지막 장표엔 내가 왜 이 서비스에서 MD를 해야하는지, 포부를 보여주는 멘트를 담기도 했다.


'그동안 사람들을 생각하며, 더욱 효과적인 메시지를 고민하기도 했고 그 과정에서 소통하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제가 제품을 기획하는 것을 좋아하며, 기획을 실현시키기 위한 과정에 몰입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경험과 호기심을 갖고 추진력을 발휘하는 저의 강점을 극대화하여 제품을 기획하고 싶습니다.'


성공 포인트를 나름 추측하자면, ① 브랜드 매거진 발간 경험의 임팩트와 ② 지원 자격에 딱 맞게 경험을 매칭해서 정리한게 유효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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