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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줌마 Apr 21. 2016

외할아버지를 떠나보내며

당신이 그립습니다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단다.

엄마께는 작은아버지이시자 내게는 외할아버지셨던 분이 이 세상에 안 계시단다.

머리가 멍해진다.

어릴 때 할아버지 댁은 색종이를 만들고 풀을 만들고 철끈을 만들었다.

딱풀이 나오기 전 30년도 더 전에 학교 앞 문구점에는 할아버지의 풀과 색종이가 있었다.

우성 풀

할아버지의 성함을 따서 만든 풀이름

그때는 그 공장이 내 놀이터였다.

어느 순간 대형 문구업체들이 생기면서 일을 접으셨지만....

크면서 점점 자주 못 뵙고 결혼하면서 일 년에 두 번 정도 뵙는 게 다였던 분

저번에 뵀을 때도 건강하셨는데 이게 무슨 일이 멍하다.

이래서 살아 계실 때 잘하라고 하나보다.

이젠 아무것도 할 수가 없으니

그동안 좀 자주 찾아뵙기라도 할걸 후회만 가득이다.

아직 실감도 안 나고 장례식장 들어서면 와 닿을는지....

이제 볼 수 없는 그분을 뵈러 지금 간다.





현실과의 대면

이제야 실감도 나고 눈물도 난다.

그냥 향을 피우고 절을 하고 외삼촌 얼굴을 마주하는데 아무 말도 할 수도 들을 수도 없다.

눈빛으로 전해지는 아픔

폐렴이셨단다.

건강하시던 분을 급작스럽게 모시고 간 이유치곤 참....

한참을 보다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었다.

이제 마지막이기에 다시 볼 수 없는 얼굴이기에 한 장 남겼다.

집으로 오는 길

눈이 펑펑 내린다.

2015년 12월 15일

87세의 나이로 잠드시다.

참 그리울 거 같다.



그냥 맥이 빠져 막내만 받아 올리고 쓰러졌다.

눈을 뜨니 9시가 넘었네.

정신이 드니 갚은 한숨이 저절로 내뱉어지고

아무 치도 않다고 머리로 생각하는데 맘은 아닌가 보다

부지런 떨어 찾아뵙지도 않아놓고 크게 달라진 거 없는데 이제 그냥 볼 수 없음을 마음은 느끼나 보다.

계속 입에서만 맴돌던 말

감사했습니다.

자주 찾아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이걸 전할 수 없음이 슬프네.

뭐가 그리 바쁘셔서 잠시의 이별 시간도 주시지 않고 가셨는지 이렇게 늦게라도 반성하라시는건가 보다.

이렇게 가시는 길에 손녀딸 철들라 하시나 보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이제 부를 수 없음이 참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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