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친정아버지 생신이 큰애와 같은 날이다.
동생네와 의논하여 오늘 식사 같이하기로 했다.
5시 식당 예약을 하고 집에서 애들과 한참 씨름 중인데 걸려온 아버지 전화
"지금 간다"
놀라서 시계를 봤다.
아직 세시도 안된 시간
"벌써요"
"옷가게 들리련다"
'맞다
올해는 조용하시다 했네'
아버지는 늘 생일이 다가오면 동생과 나에게 선물을 지정해 주신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어떤 해는 등산화
어떤 해는 등산가방
어떤 해는 지갑 벨트...
시간이 지나다 보니 이게 더 편했다
고민할 필요도 없고 아버진 필요한 걸 가져가시는 것이니..
올해는 조용하셔서 나도 잊고 있었다
내가 이야기를 하는 것은 나도 아이가 생기면서
부모님께는 관심을 덜 가지는 거 같아 죄송해서다
미리 필요 한신 게 뭔지 챙긴다면 좋았을걸
바쁘다고 힘들다고 점점 소원해지는데
이러다 얼마나 큰 후회를 하게 되려는지
아닌 거 알면
안 해야지 하면서
미루고만 있는 내가 참 밉다
아버지의 생신
또 한 번 나의 무심함을 느끼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