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정목 Apr 04. 2018

일층 예찬 - 이렇게 좋은 것을 왜 고민했을까?

아이들을 키우면서 정말 실행하고 싶었던 것들 중에 하나가 "하지말라!"라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는 오히려 그런 이야기를 할 것 같은 장소와 시간 때를 피해서 다닐 정도로 유별라게 그 부분에 있어서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습니다.


단적인 예로 식당에 가서 "소리 지르지 말아라.", "뛰지 말아라."이야기를 하고 싶지가 않아서,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는 외식도 많이 안 했습니다.


아직 이성이 없는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거나 뛰어다니고, 우는 것이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인데 그걸 가지고 아이들이 잘못되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물론 조금 큰 아이들이면 당연히 예의에 대해서도 교육을 해야겠지만 1~3살 된 아이들에게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 이사 온 직후 - 형제간 치열한 레이싱 경기 >


그런데 그런 저에게 작년에 이사를 하기 전에 2년간 전세로 살았던 저의 삶은 진짜 지옥과도 같았습니다. ^^


전세 계약을 하기 전에 한층 아랫집에 가서 아이들이 어려서 걷는 것에 대한 개념조차 없고, 남자 아이들이라서 유별날 수 있다라는 이야기를 미리 했습니다. 그러면서 어차피 전세로 들어갈 수 있는 집은 너무 많기 때문에, 밑에 사는 분들이 신경쓰일 것 같으면 아예 다른 집을 계약을 하겠다는 이야기까지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랫집 분들은 괜찮다라고 하셨고 저희는 이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사를 하 당일날부터 아이들이 뛰고 시끄럽다고 하루에 몇 번씩 인터폰이 왔습니다. 그리고 2년을 살았습니다. 


그렇게 2년을 사는 동안에는 아침만 되면 벌써 스트레스가 생깁니다. ^^ 아이들이 일어나면 바로 인터폰이 오는 등의 일들이 매일 같이 벌어졌기 때문에 사실 집에 있는 것 자체가 너무 고통스러운 날이었습니다.


청소하기가 힘듬에도 불구하고 온 집안을 매우 두꺼운 매트리스로 덮고, 더운 여름에도 층간소음방지 양말이라고 불리우는 바닥이 매우 두꺼운 양말을 아이들에게 신겨보아도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거기다가 이제 1~3살 정도가 되어서 걷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뒤꿈치로 걷지 말아라.", "뛰지 말아라."라는 말이 이해가 갈 일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아이들이 일어나서 잘 때까지 맨날 뛰지 말아라라는 말을 종일 해야 되는 것이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 핑크퐁 펭귄 댄스 따라하기 !! >


그리고 나서 정말 고민을 많이 하다가 그냥 1층에 있는 집을 샀습니다.


사실 1층에 있는 집을 살 때에도 당연히 걱정도 많았습니다. 사생활, 채광 그리고 보안 등 마음에 걸리는게 한 두개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사를 오고 나니 이렇게 행복한 것을 왜 이렇게 고민을 했을까 싶습니다. ^^


매일 같이 집에서 뛰고, 숨박꼭질을 하고 심지어는 최근에는 집에서 축구도 하기 시작했습니다. 침대에서 뛰고 싶으면 뛰고, 소파에서 뛰어 내리고 싶으면 뛰어 내리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20살이 되서도 집에서 뛰고, 거실에서 축구하고, 침대에서 뛰어 내리면 문제가 있겠지만 이제 4살, 5살 된 남자 아이들이 집에서 뛰어 다니는 것이 문제일까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물론 아래층에 사람이 살면 그렇게 하면 안 되겠지만 1층에 산다면 뭘 하든 상관이 없지 않을까요?


< 슈퍼맨과의 육상 대결 >


바로 전에 살던 집에서는 그냥 집에 있는 것 자체가 지옥이었습니다. 너무 신경이 예민해져서 아이들에게도 뭐라고 많이 하고, 아랫집과도 정말 많이 싸웠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집에 있는 것 자체가 행복입니다. 아이들이랑 마음껏 놀아줄 수도 있고, 잘 노는 아이들에게 특별히 뭘 하지 말라는 말을 전혀 할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1층으로 이사를 오면서 걱정이 되는 것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집 같은 경우에는 경사진 곳에 지어진 아파트라서 1층이라도 일부는 일반적인 아파트의 10층 높이에 있는 것과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서 채광도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그리고 보안같은 경우에는 잠깐 외출을 하더라도 철정하게 경비 시스템을 걸어두기 때문에 그렇게 걱정을 많이 하게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아이들이 신나게 놀 수 있는 마지막 시기라는 생각에 진지하게 마당이 있는 경기도 지역으로 이사를 갈까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 김밥말이 놀이 >


오늘도 아이들이 자기 전에 미친듯이 레슬링도 하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도 하면서 느꼈던 행복감을 글로 남겨보고 싶었습니다.


저희 아이들처럼 어린 활동적인 남자 아이들(원래 남자아이들은 다 활동적이고 유별나긴 합니다. ^^)을 키우고 계신 분들이라면 1층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 ^^




블로그 / 더 많은 정보 및 상담신청 : https://celldna.blog.me

작가의 이전글 보험상품의 숨겨진 기능을 활용한 결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