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정목 Mar 19. 2019

왜 팔순 할머니는 투자상품을 13개나 가지고 있을까?


우선 아래 동영상을 한번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클릭 >>MBC 뉴스데스크 [당신뉴스]ELS, ELT, 사모펀드 '13개' 보유 할머니...투자의 귀재?(2019.03.13)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저의 어머니를 포함해서 나이가 드신 분들이 현금으로 정말 이해가 안 되는 상품들을 가입하는 경우가 정말 많이 있습니다.(저의 어머니도 대부분 저에게 맡기고 부탁하시지만, 가끔씩 이해 못할 상품에 가입하고 난 후에 저에게 물어보는 경우가 아직도 종종 있습니다.) 



또한 저를 찾아오시는 분들 중에서도 70세가 넘은 어머니가 은행에서 가입한 변액보험, ELS 등을 가입하셨다면서 하소연을 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사실 이 영상을 보고 꼭 글로 옮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영상을 본 후 저의 머리 속도 너무 복잡해져서 몇 일 동안 쓰다 말다가를 반복하다가 이제서야 짧은 글을 올려보려고 합니다.  



해당 금융사와 직원을 비난하기 전에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 봤습니다. 



아마도 할머니는 할머니가 만났던 은행 직원과 은행을 동일한 신뢰선 상에 두고 믿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은행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아주 예전에는 매우 특별한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대출을 받기도 어려운 시대에 은행에 다니는 친구나 지인을 통해서 사업 자금을 상대적으로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은행에 입사를 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대학생들도 은행에 취업을 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어려운 과정을 뚫고 입사를 해서 은행에서 일하는 직원에 대해서 뭔가 모를 신뢰감이 더 쌓일 수도 있습니다.(상대적으로 누구나 할 수 있는 보험설계사라는 직업을 낮춰 보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 일 것 입니다.)



어찌되었든 굉장히 큰 은행에서 일을 하는 직원이 알려준 방법 그리고 동영상에서 나와있듯이 금융 상품을 가입할 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친절함"이라는 기준이 결국은 이 할머니가 엄청나게 많은 고위험 상품에 가입하게 된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두번째로는 부족한 금융 지식과 높은 수익률에 대한 욕심 그리고 낮은 예적금의 이율에 대한 알 수 없는 실망감이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해는 하지만 사람들은 은행의 예적금 상품에 돈을 넣어두는 것이 바보 같은 짓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안정적"이면서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에 돈을 넣어두는 것이 현명한 저축 방식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금과 적금에 돈을 넣어두는 것이 의미없고, 바보 같은 것은 아닙니다.



유튜브 등 다양한 영상에서 예금과 적금에 돈을 넣어두는 것이 마치 엄청난 손해를 보는 것처럼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투자 상품에 돈을 넣어서 손해를 보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이런 잘못된 생각이 결국은 수익률을 쫓도록 만들고, 높은 수익률을 준다고 하면 앞뒤 가리지 않고 그냥 스스로를 최면시켜서 그런 상품에 가입하는 스스로를 합리화 시킵니다. 그리고 이런 스스로의 최면과 합리화에는 부족한 금융 지식이 큰 몫을 합니다.



캡쳐 : [당신뉴스] ELS·ELT·사모펀드 '13개' 보유 할머니…투자의 귀재? (2019.03.13/뉴스데스크/MBC)



결국 여든이 넘은 이 할머니가 손실 가능성이 높은 위험한 상품에 자신의 현금 자산을 거의 다 넣은 것 또한 이런 심리적인 부분이 분명히 작용을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할머니에게 해당 상품들을 권한 여직원의 잘못된 판단, 실적에 대한 욕심이나 부담감 그리고 제가 볼 때에는 문제가 있는 은행원의 도덕성, 마지막으로 여직원 스스로도 나이드신 할머니에게 이런 상품을 권하는 것이 올바른지 판단하지 못하게 하는 여직원의 부족한 금융 지식이 모두 다 조금씩 작용을 했을 것입니다.



캡쳐 : [당신뉴스] ELS·ELT·사모펀드 '13개' 보유 할머니…투자의 귀재? (2019.03.13/뉴스데스크/MBC)



정말 이런 상품을 추천하고 자기 실적으로 쌓은 직원이 기가 막하게 잘 안내를 해 줘서 할머니 자산을 증식하는데 엄청난 역할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올해 팔순인 분에게 변액보험을 판매한 것은 제가 봤을 때에는 이해가 안 됩니다. 



저의 의견이 항상 정답은 아닙니다. 하지만 금융업이 굴러가는 방식을 아는 저로서는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지 알 수 있고, 그런 현실이 정말로 안타까울 뿐입니다. 



여러분들은 책에 나오는 그런 재테크가 아닌 현실적인 재테크를 몸에 익히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것을 몸으로 익히기 위해서는 스스로 많이 고민해보고, 많이 해 봐야 합니다. 그리고 많이 해 볼려면 돈이 있어야 하고, 그럴려면 정말 아껴서 현금을 많이 가지고 계셔야 합니다.



조만간 과연 우리는 누구와 자산관리를 함께 의논하고 해야되는지에 대해서 글을 꼭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그냥 안타까운 마음에 정신없는 글을 남기게 되었네요. 저 할머니가 얼마나 열심히 모아서 저렇게 많은 현금을 모으셨는지를 알게 되니 그냥 더 마음이 아픕니다.  



방송 말미에 금감원에 민원을 넣었다고 했는데, 아마도 금감원에서는 은행은 잘못이 없다라는 판결을 내릴겁니다. 절차상으로 문제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더 씁쓸해 집니다. 



< 관련 글 >

▶▶클릭▶▶[잘못된/자산관리]은행 PB를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가?





블로그 / 더 많은 정보 및 상담신청 :  https://celldna.blog.me

작가의 이전글 오늘 발표된 아파트 공시가격을 확인 해 보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