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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정목 Apr 01. 2019

방콕 여행이 더욱 열심히 살도록 나를 자극했다.


얼마 전에 태국 방콕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6살과 5살의 아이와 배우자가 있는 가장이지만 와이프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혼자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글로 적고 싶긴 하지만, 어찌되었든 나이가 들어도 가족들이 있더라도 혼자서 떠나는 여행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족과 친구와 함께 관광 여행을 하는 것도 분명히 의미가 있지만 나이가 들어도 젊은 사람들처럼 혼자서 떠나는 여행은 많은 자극을 줍니다. 그리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삶에 활력을 줍니다.



여행을 가지 전에 와이프에게 2군데의 여행 예정지를 주었습니다. 제가 찌는 듯한 더위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방콕이 하나의 후보지였고, 다른 하나는 일본 오이타로 등산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혼자서 등산을 가면 여행 내내 자신이 불안할 것 같다고 하는 와이프의 의견을 수렴해서 방콕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가서 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 방콕 시간으로 아침 6시(한국 시간으로 아침 8시)에 일어나서 운동하고, 아침먹고 오후 2~3시까지는 수영장에만 있었습니다. 원래 목표는 썬탠을 멋지게 하고 오는 것이었는데, 등에 썬텐 오일을 발라줄 사람이 없어서 그냥 썬베드에서 이것 저것 하다가 왔습니다. 오후 4~5시에는 백화점에 가서 저녁 먹고, 선물 사고, 마사지 받고 저녁 10시(한국 시간으로 밤 12시)에 잠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이번 여행을 통해서 하고 싶은 것들이 몇 가지 생겼습니다.



우선 아이들의 하교 시간 정도에 백화점 푸드코트나 커피숍 여기 저기서 과외를 받는 태국 학생들을 굉장히 많이 봤습니다. 태국 사람들에게 과외를 받기도 하고, 백인들에게 과외를 받는 모습을 참 많이 보았습니다. 뭘 하나 좀 지켜봤는데 영어를 배우는 것은 아니었고, 이것 저것 학교 수업과 관련된 것들을 배우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 모습을 본 이후에는 수영장이건 호텔 방이건 여행 내내 방콕 국제 학교에 대한 많은 정보들을 봤던 것 같습니다. 의외로 유튜브에 방콕 국제 학교에 다니는 한국 학생들이 올리는 영상들도 많았고, 태국 국제 학교에 대한 정보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제가 아이들을 유학을 보내겠다고 정해 놓은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항상 이야기를 해 줄 준비는 되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능력으로 어차피 미국으로 아이들을 유학 보낼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꼭 보낸다는 것은 아니지만 말레이시아, 태국, 괌, 일본, 셰이셸(Seyshelles) 등으로 유학을 보낼 경우의 학비나 체류비 그리고 교육 과정 등을 알아두는 것이 절대 해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아이들을 유학을 보내고 싶어하거나 유학을 이미 보내고 계신 분들을 상담을 할 때에는 제가 많이 물어보기도 하기 때문에 제가 알고 있는 정보들이 향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 2016년 기준 태국 인구 분포도 >



그러면서 그 다음 관심은 태국 부동산으로 이어졌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태국 부동산에 대해서는 간헐적으로 관심을 가졌습니다. 동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당연히 베트남, 필리핀 그리고 태국 부동산에 대해서는 한번 정도는 알아보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태국 또한 최근에 부동산 가격이 정말 많이 올랐습니다. 그 이유의 상당 부분은 중국인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2000년도 초반에 캐나다에 잠깐 있을 때에도 밴쿠버 사람들은 중국 사람들 때문에 부동산이 너무 오른다고 했고, 아직까지도 밴쿠버 사람들은 중국 사람들이 부동산 가격을 올린다고 이야기 합니다. 방콕도 마찬가지이고 아마 근처 동남아시아 부동산들은 모두 비슷한 처지일겁니다. 아니 어쩌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부동산 시장은 다 마찬가지일 수 있습니다. 



방콕은 외국인이 신규 콘도미니엄(아파트 아님!)의 49%까지만 살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베트남의 사정과 비슷합니다. 외국인이 베트남 부동산에 투자를 할 때의 주의점으로 이런 외국인 투자 제한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베트남 사람들 기준으로 너무나도 비싼 신규 부동산이 다 소화가 안 된다면 결국 정부는 49%의 제한을 풀 것이고, 이렇게 되면 49%로 제한되었을 때에 형성된 프리미엄이 사라지면서 기존 외국인에게 프리미엄을 붙여서 팔던 물량의 가격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방콕 또한 비슷한 처지에 놓일 수도 있지만 매우 저렴한 부동산 관련 세금과 10년 후를 목표로 만들어질 방콕의 지하철 노선 등을 생각하면 우리 나라의 역세권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변화와 비슷한 모습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상상도 하게 됩니다. 



클릭 >> 그랩의 미래 - 일상적으로 쓰이게 될 어플 (The Future of Grab - Your Everyday App)




마지막으로 "그랩(Grab)"이라는 어플로 인한 우리 나라 정책 수립에 대한 아쉬움이었습니다. 저는 우리 나라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입니다. 앞으로의 미래는 플랫폼 사업의 싸움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 나라는 자동차, 반도체, 건설, 해운 등 제조업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과거 10~15년 동안 헬스케어라고 포장된 뭔가 있어보이는 산업이 추가된 듯 하지만 이 또한 제조업과 다를 것이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번에 태국으로 가면서 제일 기대했던 것이 바로 "그랩(Grab)"이라는 어플을 사용해 보는 것이었습니다. 이 어플은 우리나라의 카카오택시와 같은 차량 공유 어플입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현재 동남아의 운송 수단 시장을 꽉 잡고 있습니다. 2012년에 말레이시아인으로 당시 하버드 MBA를 다니던 앤서니 탄(Anthony Tan)이 시작을 해서 7년만에 이런 성장을 이룬 것은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우버처럼 그랩도 현재 동남아의 8개국에 서비스를 하면서 정부 및 택시업계와 여러 충돌을 보여주었고, 독점논란 등으로 싱가폴, 베트남 등에서 손해배상 소송에 벌금형을 판결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기로는 이런 나라들이 그렇다고 해서 우리 나라 처럼 다양하고 폐쇄적인 방법으로 그랩의 성장을 막지는 않았습니다. 최근에 우리 나라에 있었던 택시 사업과 차량 공유 사업의 충돌에 대한 결과와 비교를 해 보면, 과연 우리 나라는 어떤 사업을 국가를 위해서 키워나갈 것인가에 대해서 다시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만약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각종 유독물질 등을 이유로 정부가 각종 법안을 만들어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을 방해를 했다면 과연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었을까요? 모든 완벽한 것은 없습니다. 누군가는 피해를 보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이득을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예견하고 판단하고 정책적으로 밀어주는 것이 정부와 정치인이 할 일이지만, 불행하게도 우리 나라에는 그런 지도자가 단 한명도 없는 것 같습니다. 



네이버는 "라인"이라는 채팅 어플을 통해서 동남아 시장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만약 한국에서 "그랩"이나 "우버"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가 잘 활용되도록 문만 일찍 열어주었다면 동남아에서 시장 점유율이 상당히 높은 라인을 통해서 네이버가 차량 공유 서비스를 만들고, 이를 통해서 지금의 그랩을 대신 하지는 않았을까라는 상상도 해 봅니다.



결국 관광에서 가장 걱정이 되는 택시의 바가지 요금을 그랩이라는 어플을 쓰면서, 태국에서 택시 바가지 요금 걱정을 저는 해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나라에 관광이나 비지니스를 하러 오는 외국인들은 택시 바가지 요금에 안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고, 우리는 그런 뉴스를 수도 없이 듣게 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한번 점유를 하면 뒤쳐지기가 사실상 어려운 플랫폼 사업도 하나 날리고 있는 것입니다.



< 캡쳐 : 쇼피 홈페이지 >



아마존 그리고 알리페이를 넘어서는 동남아의 쇼피(Shopee)가 뜨는 온라인 시장에서 우리는 아직도 쿠팡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우버를 넘어서 그랩이 동남아 시장을 석권하는 지금 우리나라는 결국 택시비만 올려주고 말았습니다. 홍콩의 클룩(Klook)이 관광 투어 산업을 휘어잡고, 익스페디아가 전세계 호텔 시장을 잡고 있을 때 우리 나라는 플랫폼 사업에서 명함 조차 꺼낼 수 있는 기업이 단 한 개도 없습니다. 



저는 동남아시아 국가라고 하는 은연 중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나라에서 적어도 성장률 또는 한 개인으로서 돈을 벌수 있는 기회는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왔습니다. 



클릭 >> 쇼피(Shopee)의 동남아시아 광고(싱가폴,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 마지막에 우리 나라 걸그룹 블랙핑크의 광고도 나옵니다~ ^^



개인의 성향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세상은 이미 변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말이 안 통해도 바가지를 쓰지 않고 안심하고 택시를 탈 수 있게 해 주는 그랩(Grab), 호텔에 대해서 다양한 정보와 함께 괜찮은 가격을 제공하는 익스페디아(Expedia), 여행사나 가이드에 의한 불편한 투어가 아닌 자발적으로 재미있는 투어를 선택할 수 있고, 여행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저렴하고 쉽게 구입할 수 있게 하는 클룩(Klook), 전 세계 어디에 있든지간에 길 잃을 걱정을 하지 않게 만들어 주는 구글맵(Google map) 등이 있다면 아무런 정보 없이 내일 당장 여행을 떠나도 문제가 될 것은 없습니다.



다만 지금도 여행을 갈 때 네이버에만 의존하는 우리나 전세계 사람들이 이렇게 편리하게 사용하는 수 많은 회사들 중에 우리 나라 회사는 없다는 것이 큰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앞으로 20~30년간만 돈을 벌 수 있는 저야 그냥 그럭 저럭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 보다 어린 후배들과 저의 아이들에게는 우물을 빨리 벗어나는 개구리가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어렵게 기회를 얻어서 미안한 마음을 갖고 떠났던 정말 짧은 여행이었지만 앞으로 제가 인생을 사는데 또 다른 자극이 된 것 같습니다. 열심히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현명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하고 왔습니다. 



느끼고 왔으니 이제부터는 행동으로 옮겨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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