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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정목 Nov 30. 2016

"종신연금"이 무조건 좋은 것일까요?

우리는 돈을 쓰기 위해서 저축을 합니다. 어떤 사람도 쓰지 않고 저축만 하다가 돈을 쌓아두고 죽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돈을 저축하는 것만큼 돈을 어떻게 쓸지에 대해서는 그렇게 많이 고민하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돈을 어떻게 쓸지는 철학적으로 의미 있게 쓰자는 뜻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수학적으로 더하기 빼기와도 같은 그냥 지출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내가 모아둔 돈이 은행 적금과 예금에도 들어있고, 일반 통장에도 들어있고, 보험에도 들어있고, 지갑에 현금으로도 있는데, 과연 무언가를 살 때 어디서 먼저 꺼내고, 과연 어떤 식으로 꺼내서 쓰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서 별로 고민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이글 읽고 "돈이야 그냥 인출해서 쓰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한다면 그 사람은 금융상품에서 돈을 "인출"하는 방법밖에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 다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돈을 꺼내 쓴다는 의미 중에 하나인 "연금"에 대해서 적어볼까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 노후자금을 위해서 연금 상품에 가입을 합니다. 가입을 할 때에는 변액연금보험으로 할지, 연금펀드로 할지, 금리형 연금보험으로 할지 또는 종신보험에 추가납입을 할지 등 정말 많은 것들을 연구하고 공부하고 고민하고 고민을 해 가면서 금융상품에 가입을 해서 노후 자금을 준비합니다. 


그런데 정작 그렇게 열심히 모은 돈을 아주 이상적인 "연금"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어떤 전략을 짜야할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들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연금보험상품에도 종신연금형, 확정연금형, 상속연금형, 부부 연금형 등 정말 다양한 연금종류가 있습니다. 그리고 좀 더 자세히 보면 10년을 보증을 받을지, 20년간 확정적으로 받을지 등 더 자세한 옵션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소비자들과 대부분의 보험설계사들은 "종신 연금형"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물론 저도 고객의 취향에 따라서는 종신연금형이 좋다는 이야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종신연금형을 권해주기도합니다. 


그런데 혹시 이런 생각은 안 해 보셨나요?


" 보험회사는 과연 내가 언제 죽을 거라는 가정 하에서, 내가 죽는 날까지 연금을 준다는 거지? "


보험회사도 자선단체가 아닌 이상 이익을 최대한 얻기 위해서 노력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보험회사의 특성상 정말 복잡한 확률과 수학 공식을 이용해서 한 푼의 이득을 더 얻기 위해서 계산기를 두드릴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열심히 연금상품에 가입을 해서 1억을 모은 65세의 A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오늘부터 연금을 받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보험회사에 "종신연금형"으로 평생 연금을 받겠다는 의사를 표현합니다.

그러면 보험회사에서는 현재 65세의 A라는 사람이 언제까지 살 것이라는 통계적 가정하에서, 지금까지 쌓인 1억이란 돈이 딱 맞게 나가도록 계산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는 그 계산 결과에 따라서 한 달치 연금을 지급하고, 그와 같은 금액으로 매달 A라는 사람이 죽을 때까지 연금을 지급해 줄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보험회사는 이 사람이 몇 살까지 살 것이라는 가정하에서 연금 지급액을 계산해서 주는 것일까요?

혹시 여러분은 매년 보험설계사들이 "지금 연금 가입을 안 하면 다음 달부터 적용되는 '경험생명표'가 바뀝니다. 그래서 다음 달에 가입을 하면 같은 돈을 내고도 더 적은 금액의 연금을 받게 될 겁니다."라는 이야기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과연 '경험생명표'에 따르면 종신연금을 신청한 사람은 몇 살까지 살 것이라고 보험회사가 가정을 할까요?

< 캡처 : AIA생명 Golden choice 연금보험 상품제안서 >


그건 바로 남자들은 117세, 여자들은 118세까지 생존을 할 것이라는 가정하에서 연금액수가 계산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회사 자료에 언급되어있는 것을 저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따로 경험생명표를 구해서 비슷한 나이로 고객들에게 막연하게 설명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A생명사의 상품설명서에 이렇게 명시가 된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부분은 이 회사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회사들도 거의 비슷하게 적용하고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똑같은 경험생명표를 쓰기 때문입니다. 다만 다른 회사들은 이런 나이까지 살 것이라는 가정하에서 연금을 지급한다는 것을 고객들에게 말하지 않을 뿐입니다.

따라서 아무런 의심 없이 그냥 기계적으로 "종신연금형"을 선택을 해서 연금을 받는 것은 그렇게 올바른 판단은 아니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연금 목적으로 가입한 연금 보험상품에서 차라리 연금개시를 안 하고 다른 방식으로 노후 자금으로 활용하는 게 훨씬 유리한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노후 준비를 위해서 상품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듯이 나중에 꺼내 쓸 때에도 과연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서 고민을 해서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 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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