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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정목 Feb 20. 2020

"티끌 모아 태산"을 눈으로 확인하는 방법.


저축과 관련된 속담 중에서 잘 믿기지 않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티끌 모아 태산" 입니다. 아무리 복리 효과를 이야기하고, 어른들의 경험담을 들어도 그렇게 와 닿지가 않습니다. 


집 구석 어딘가에서 굴러다니는 먼지 덩어리를 발견하게 되었을 때에도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생각날 것도 같지만, 아무리 티끌을 모아도 내 재산은 늘어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에는 자신의 카드내역서를 한번 보셨으면 합니다. 요즘은 카드 결제 금액도 잘 신경쓰지 않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그냥 때가 되서 카드값이 나가면 그냥 그러려니 그러는 분들도 참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카드 내역서를 보면 사실 대부분의 분들이 뭐 대단한 것을 쓰는 것은 아닙니다. 카드 결제 금액은 몇 십만원 또는 백만원이 훌쩍 넘어가서 나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결제 내역서를 보면 몇 천원짜리 커피, 간혹가다가 만원이 넘는 밥값 등 이런 소소한 것들이 모여서 몇 십만원의 결제 금액을 만듭니다.


저는 이런 것들을 보면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이 절로 뼈를 치는 듯 합니다. 거꾸로 말해서 사다 먹을 뚜껑 달린 커피를 몇 번만 참으면, 사다 놓고 비닐도 뜯지 않고 그냥 걸어둘 옷만 안 샀다면, 한 두번 쓰고 그냥 방치해둘 전자 기기들 사지만 않았다면 아마 우리는 작년에 적어도 일이백만원의 돈은 더 모았을 것입니다. 






카드 내역서를 보실 때에 각각의 항목을 잘 체크해 보시면 쓰지 말았어야 할 것들이 보일겁니다. 당장 저번달에 사용한 카드 내역서를 보시면 감이 덜하겠지만, 6개월 전 또는 1년 전의 카드 결제 내역을 보면 정말로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의미 없는 소비들도 눈에 띌겁니다. 


많은 돈을 쓰긴 했는데 뭐에 썼는지 기억 조차 나지가 않는다면, 어쩌면 하지 않았어도 특별히 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그런 소비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매일 1,000원씩을 책상 서랍에 넣어두면 매달 모으면 3만원 정도를 모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1년을 하면 내년 이맘 때에 책상에서 365,000원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제가 홍콩 출장을 갈 때마다 왕복 비행기로 15만원 정도를 쓰니, 아마도 저는 이 돈으로 2번 홍콩 출장을 갈 왕복 비행기 티켓을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365,000원으로 어떤 것을 하실 수 있으신가요? 무언가를 하기에는 너무 적은 돈인가요? 어쩌면 어린 자녀의 몇 달치 학원비가 될 수도 있고, 매년 하고 싶은 건강검진을 받기 위한 부부의 비용으로 쓰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되면 자신이 사용한 한달치 전체 카드 사용액을 카드 사용 건수로도 한번 나눠보셨으면 합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분들이 건수당 금액이 그렇게 크지 않을 것입니다. 


요즘 좋은 어플들이 많이 나오니 택시비로 한달 또는 일년간 얼마나 썼는지를 분류해 보시거나 스타벅스 어플에서 e-Receipt/History 항목에서 작년 한해 동안 스타벅스에서 얼마나 쓰셨는지도 한번 보시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물론 저도 커피를 완전히 끊었다가 요즘은 다시 조금씩 마시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베이글도 사 먹고, 블루베리 머핀도 사 먹습니다. 편의점에서 과자도 많이 사 먹고, 음료수도 많이 사 먹습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안 먹어가면서 돈을 모아야할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카드결제내역을 볼 때마다 몇 천원, 몇 백원 또는 간단한 몇 만원이 모여서 이렇게 큰 돈이 되었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될 때에는 소비의 "티끌 모아 태산"이 저축의 "티끌 모아 태산"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여기 저기서 쏟아져 나오는 물건들을 보면서, 대체 쓰지도 않을 것을 왜 샀을까 싶기도 합니다. 때로는 내가 이런걸 사서 그냥 구석에 쳐박아두었구나 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오늘 저의 글을 보면서 굳이 먹고 싶은 커피를 참고, 밥 굶어가면서 저축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소소한 소비가 큰 돈이 되서 카드 결제 금액으로 매달 나가듯이, 이렇게 해야 되나 싶을 정도의 절약이 나도 모르게 통장에 쌓여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의심하진 말았으면 합니다. 


이번 주말에라도 1년 전 카드 내역을 뒤져보면서 추억 여행을 가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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