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전신마취로 수술을 받은지 사흘째 날입니다. 수술 시간이 길었던 것 같지도 않은데 컨디션 회복이 잘 안되는게 그래도 수술은 수술인 모양입니다. 생명에 지장이 있던 것은 아니지만 생활이 너무 불편해서 일년을 넘게 끌어오다가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해당 수술에 대한 보험료 청구에 대한 글도 보험금이 다 나오면 올려보겠습니다.)
이번에 수술을 진행하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잡다한 생각을 참 많이 하는데, 수술 전후로 병원도 많이 다니고 몇 일 집에서 회복하는 시간을 보내다보니 여러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우선 건강에 대한 생각입니다. 원래 제가 갖고 있던 생각이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서 확신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은 건강할 것이라고 자신하는 것은 참 오만한 생각이라는 것입니다.
의외로 자주 자신은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고, 식단을 관리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기 때문에 그리고 잔병치레가 없기 때문에 아프지 않을 것이라고 확시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도 매일 아침 7시에 크로스핏(Crossfit)이라는 고강도 유산소 운동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평생 안 아플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건강을 전혀 챙기지 않는 사람들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과 같은 만성질환을 앓을 확률이 훨씬 더 높고, 담배와 술을 자주 하는 사람이 치명적이 질병에 걸릴 확률이 훨씬 더 높기는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매일 아침에 운동을 하고, 건강을 잘 챙긴다고 해서 암에 안 걸리거나 만성질환에 전혀 안 걸린다고 말을 하는 것은 정말 오만한 생각입니다. 유전적으로 약한 부분을 운동, 식단 등으로 보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항상 자신이 사망을 할 수 있거나 아플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항상 열린 마음으로 준비를 해야될 것 같습니다.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저도 아이들이 커서 의사라는 전문직을 직업으로 갖는다면 그래도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일정 수입이 보장되고, 고용도 보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돈"에 대한 부분은 그렇겠지만 그런 것들이 과연 아이의 행복과 연결이 될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유튜브에서는 정말 돈도 많고, 차도 여러 대를 몰고 다니는 의사들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고객으로 만나는 많은 의사들과 개인적으로 아파서 병원에서 만나는 의사들은 조금 다르기도 한 것 같습니다.(물론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종일 진료실에서 환자를 보고, 친절하게 반복적으로 환자들에게 같은 이야기를 한 다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도 꽤 되는 것 같습니다. 일반인들이 보면 그들의 수입이 많아보이지만, 그렇게 수입이 많은 의사들 집단에서는 또 다른 수입과 지출에 대한 스트레스와 경쟁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의사들과 의사들 사이의 의사들이 느끼는 스트레스 또한 많이 다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가 머리가 좋다면 공부가 아닌 다른 일을 하더라도 좋은 머리로 성공할 확률이 꽤 있을 수도 있는데, 아이의 성향과는 어울리지 않는 일방적인 직업을 권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이유로 알고 있거나 만나온 의사들은 모두가 훌륭하신 분들이지만, 의사라는 직업에도 직업적 특성이 있고 이에 맞는 사람도 있고, 안 맞는 사람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일 이번에 많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세번째는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의 대단함에 대해서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국민건강보험료에서 발생을 하는 것이고, 은퇴 후 삶에 가장 크게 신경써야 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국민건강보험료라는 저의 의견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 나라 의료시스템이 대단하긴 한 것 같습니다.
우선 환자가 일단 결정만 내리면 이렇게 빠른 시일에 원하는 수술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증상이 생겼을 경우에 신속하게 원인을 찾기 위해서 MRI, CT와 같은 최첨단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나라도 드물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이번에 수술을 하고 나서 가장 놀란 것은 바로 의료비 입니다.
제가 받은 수술의 진료비 총액은 130만원 정도가 됩니다. 그런데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인 제가 공단의 지원을 받고 제가 부담한 금액은 33만원 정도 밖에는 안 됩니다. 만약 제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엄청난 검사, 수술 그리고 치료를 받더라도 국민건강보험 덕분에 엄청난 경제적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건강보험에 대한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이번에 수술을 결정할 때에도 그리고 평소에 병원을 다닐 때에도 병원비에 대해서 생각조차 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냥 병원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비용은 실손보험에 청구를 하면 대부분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병원비 다니면서 병원비 걱정을 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수술을 결정할 때에도 수술을 받는다면 실제로 낸 병원비는 실비처리를 하면 되고, 수술 때문에 나오는 다른 보험금은 오히려 남겠구나라는 생각은 했어도, 병원비가 너무 많이 나오면 어떻게 하지라고 걱정을 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실손보험의 보험료가 정기적으로 크게 오르는 것이 부담스럽고, 언젠가는 납입을 멈출 것이라고 생각은 되지만 그래도 수술 관련 건강보험을 많이 가입하는 저로서는 어느 정도의 방어는 가능할 것이라고 봅니다.
수술을 받았다는 핑계로 몇 일 집에서 조용히 누워있기만 했는데, 오랜만에 차분하고 지겹지만 행복하게 보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아픈 것은 운명인 것 같습니다. 다만 운동, 식단 등의 노력이라도 하면 그나마 안심이라도 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몸과 마음을 너무 혹독하게 다르지 마셨으면 합니다. 이번이 제 인생의 3번째 전신마취 수술이었는데, 아무리 치료를 잘 받아도 아픈 곳은 다시 완벽하게 정상으로 돌아오는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모두들 나와 주변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늘 존중하면서 지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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