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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정목 Jan 24. 2022

연금 목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하는 게 옳은 선택일까요?


최근에 제가 직접 경함한 것을 토대로 아주 개인적인 의견을 적어보겠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에는 정답은 없으니 그냥 이런 의견도 있구나 정도로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운이 너무 좋게도 첫 직장의 급여도 남들보다 높았고, 이후에도 운이 좋게도 친구들 보다는 돈을 좀 잘 버는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워낙 돈을 잘 안 쓰는 편이고 통장에 "0"이 늘어나는 것에 재미를 붙이면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회 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전세를 낀 아파트를 하나 샀습니다. 1990년도 초반에 사용승인이 난 아파트로 나이가 30세가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서울의 아파트들이 다 그러했듯이 거의 10년간 전혀 가격이 오르지 않고 때로는 빠지기도 하면서 신경이 쓰이기도 했지만 사실상 세금이 많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어서 그냥 15년 가까이 보유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래된 아파트라서 겨울만 되면 온 동네 여기 저기서 누수 사고가 나고 있습니다. 저희 집은 큰 문제가 없었지만 드디어 작년부터 윗집 배수관이 터지면서 저희 집에 누수가 생기기 시작을 했습니다.



2021년 초에 처음으로 누수라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전세로 집을 돌리기만 했고, 혹시 기존 세입자가 나가고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오기까지 중간에 시간이 비었을 때 조금씩 수리만 해 왔습니다.



그런데 세입자가 살고 있는데 윗집에서 물이 새면서 많은 것들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서 관리실에서 그냥 처리하게 놔두면서 일이 커지기도 했고, 윗집에 사는 분이 협조적이지 않아서 저희 집에 살고 있는 세입자가 본의 아니게 고생을 하기도 했습니다.



거리가 꽤 있는 그 집에 여러 차례 가서 윗집가 때로는 싸우기도 하고, 때로는 좋게 이야기하면서 결국은 모든 걸 잘 마무리를 했지만 그 과정이 저를 너무나도 피곤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새로운 세입자와 계약을 하고 몇 주 전에 이사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운이 없게도 새로운 세입자가 이사 하기 바로 몇 일 전부터 다시 윗집에서 조금씩 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사를 하고 얼만 안 되서 결국은 벽지를 타고 내려온 물이 바닥에서 역류를 할 정도로 사태가 심각해졌습니다.



물론 윗집 분은 나름대로의 소신과 고집으로 저와 이야기가 순조롭게 되지 않았습니다. 작년에 그런 일을 겪으면서 꼭 화재보험을 가입해 두시라고 말씀을 드려서 가입을 해 두시기는 했지만 저랑은 생각이 많이 다르신 것 같았습니다.



윗집도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무작정 화를 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저희 집에 들어오신 세입자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윗집, 세입자, 부동산 등에서 각자의 사정을 이야기하는 전화를 붙잡고 있자니 일도 손에 안 잡히고 마음만 싱숭생숭 했습니다.



일은 좋은 방향으로 진행이 되고 있지만 다 끝난 것도 아닙니다. 결국 저희 집에 새로운 벽지도 물이 다 마른 한달 후에나 할 수가 있기 때문에, 새로 이사를 온 세입자도 기분이 안 좋을 것입니다. 저라도 그럴 것 같습니다.





하도 속이 상해서 여기 저기 건물이나 아파트 또는 빌라를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 제 속 이야기를 다 털어놓았습니다. 



다들 각자의 사연이 한 두개는 다 있었습니다. 오피스텔의 빌트인 에어컨이 고장났다고 연락이 와서 돈이 들어간 이야기, 세입자가 월세를 안 내서 고생한 이야기, 빌라 한 건물을 다 샀더니 건물 여기 저기 수리하느라 고생하고, 술 먹고 계단에 이상한 짓을 벌려서 고생한 이야기 등등 참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차라리 자산이 많아서 건물을 사서 법인을 만들어서 관리를 하는 분은 해당 건물을 관리하는 업체나 아니면 직접 고용한 직원들이 있기 때문에 본인이 고생할 일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든이 넘은 부모님이 소유한 빌라들 때문에 부모님을 대신해서 여기 저기 세입자의 불만을 해결하러 다니시는 쉰이 넘은 지인의 이야기는 참 많이 와 닿았습니다.





사람들마다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나이가 들어서까지 일을 해야하나라고 걱정하는 저의 입장에서는 노후 생활비를 부동산 월세로 구성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딱 하게되었습니다.



지금이야 아직 사십대라서 부르면 달려갈 수 있지만 체력이 남으면 와이프랑 여기 저기 놀러다닐 궁리만 하는 저에게 또는 일흔 중반이 넘어서 체력도 없는데 어린 세입자들의 불만을 들어가면서까지 부동산 자산을 관리할 자신이 없습니다. 



인테리어를 직접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그럴 위인이 절대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고쳐야 할 것이 생길 때마다 업체를 찾아서 전화를 하고 부탁을 하고, 확인을 하고, 나이 들었다고 바가지 쓰지는 않았는지 알아볼 기력이 나이든 저에게는 없을 것 같습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생기는 모든 변수는 괴로움의 시작입니다. 모든 것이 예상대로 평탄하게 진행이 된다면 그 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있겠습니까? 하지만 여러 변수들이 생기면서 인생은 다이나믹하게 바뀝니다.



하지만 나이든 저의 인생에 다이나믹함을 넣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은퇴 후 수입은 가장 변수가 없는 상태로 두고 그냥 꼬박 꼬박 받아서 누리면서 살고 싶습니다.



지금처럼 사회 활동을 하는 시간에는 부동산 투자는 자산의 불리는 역할로 이용하겠지만 은퇴 시점이 다가온다면 새로운 형태의 수입 구조로 전환을 해야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생활비에 맞춘다고 목돈을 들여서 빌라 건물을 사서 각 집마다 나오는 월세로 생활하는 일은 저에게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번 사태도 빨리 마무리가 되어서 다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평온한 2022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본 글은 오늘의 저의 생각일 뿐입니다. 부동산 월세가 노후 준비에 좋다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고, 저는 그런 의견에도 동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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