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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정목 Feb 04. 2022

사람들은 송정목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살다보면 어떤 물건을 사기 전부터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있다. 물론 내가 대범한 마음을 갖지 못해서 그런 것일수도 있지만 그냥 사기도 전부터 뭔가 위축되고, 사고 나서도 기분이 안 좋은 경우가 있다.


얼마 전에 또 그런 경험을 했다.


한두달 전에 "방어회"를 먹고 싶어서 집 근처 수산시장을 찾아간 적이 있다. 일 년에 한번 정도 찾아갔던 가게가 있어서 이번에도 기분 좋게 찾아갔는데 역시나 긴장이 되기는 마찬가지였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가격은 비싼 가격도 아니고, 싼 가격도 아니다. 그건 바로 "싯가(사실 표준어는 "시가"다.)"다. 가격이라고 하면 숫자로 구성이 되어 있어야 하는데 이 가격은 한글로 당당히 "싯가"라고 적혀있고, 어떤 가격에 물건을 구입하건 뭔가 찜찜한 느낌이 든다.


이전에는 괜찮은 가격에 방어와 연어 등을 섞어서 잘 주셨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내 상식에는 이해가 전혀 안 되는 양을 주시더라. 그리고 집에서 와이프랑 먹으면서 회 맛 보다는 가격대비 터무니 없이 적은 양과 회를 직접 사다 먹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기분이 안 좋은 일 중에 하나라는 이야기만 줄곧 했던 것 같다. 




사실 이런 경험은 살다보면 가끔씩 하게 된다. 


이전에는 핸드폰을 살 때에도 참 힘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그냥 사면 될 물건 같은데 가격 등을 뭘 그렇게 복잡하게 꼬아놓았는지 그것 하나 살려고 온 종일 여기 저기 돌아다니고, 별 것도 아닌 물건을 하나 산다고 몇 일을 인터넷으로 뒤져보던 생각이 난다.


그래서 이제는 그냥 정가에만 파는 아이폰을 그냥 일시불로 사고, 요금제는 알뜰폰으로 약정 없이 쓴다. 그리고 남들이 새벽에 핸드폰을 살려고 줄을 섰건 말건 이제 신경을 쓰지 않는다.


차를 살 때에도 마찬가지다. 새 차를 사건 중고차를 사건 뭐가 그렇게 뒤로 주고 받는 돈들이 많은지, 싸게 사는 것은 바라지도 않고 이제는 호구가 되었다는 이야기만 듣고 싶지 않아서 노력을 하는데 이것도 엄청난 스트레스다. 


그런데 나이가 더 들면 더욱 그럴 것 같다. 정가에 아웃백에서 스테이크를 사다 드시고, 정가에 미스터피자, 피자헛에서 피자를 사다 드셨다는 부모님의 이야기를 가끔 들으면서 열이 받는게 한 두번이 아니다.




돈에 대한 금융상품들은 더한 것 같다. 상품에 숨겨진 수수료들과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 하기 힘든 한자로 구성된 여러 용어들 그리고 판매를 하는 은행원이나 설계사 또한 자기들도 이해를 못 하지만 내색할 수 없어서 이상하게 꼬아서 하는 말들이 금융 상품에 대한 접근을 어렵게 만든다.


보험에는 왜 이렇게 이해가 안 되는 특약들이 많고, 그 특약들은 회사마다 이름은 비슷한데 왜 내용은 또 다른 것인지 일반인이 보기에는 너무 힘들다. 그런데 저 자세하고 정확한 내용을 알기 위해서는 "약관"이라는 것을 또 다시 들여다 봐야한다고 한다. 약관에는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상식적으로 이해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의미에 단어들도 많고, 처음보는 단어들도 많아서 읽고 싶지가 않다.


보험이나 펀드 또는 주식이나 ETF를 거래하려고 하면 무슨 종류의 수수료가 그렇게 쪼개져서 나눠져 있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고, 심지어 보험의 경우에는 수수료가 모두 다 노출되지 않는 것들도 많다. 





이렇게 금융상품과 고객의 중간에 서 있는 저, 송정목은 과연 사람들에게 어떤 존재로 서 있는 것인지 항상 궁금하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핸드폰이나 중고차 또는 새 차를 파는 영업사원이랑 다를 것이 없는 사람으로 취급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어떤 때는 좋고 어떤 때는 안 좋은 그냥 도무지 알 수 없는 횟집 사장님처럼 보일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 자리에 있더라도 상대방이 움직이면 내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상대방은 그 자리에 있더라도 내가 움직여서 내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자산관리라는 것은 정답이 없는 문제에 대해서 사람들과 해법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하는 분야이다. 그래서 같은 문제에 다른 금융 상품을 제안하기도 하고, 같은 금융 상품이 누군가에는 좋은 상품이 될 수도 있지만 또 다른 사람에게는 나쁜 상품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포기한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다만 회가 먹고 싶을 때에 그냥 찾아가서 주는대로 사다 먹어도, 때로는 같은 가격에 양이 적더라도 그냥 시세가 그러려니, 사장님이 어련히 잘 해 주셨겠지라고 생각되는 그런 단골집 사장님 정도는 되고 싶다.


그래서 내가 중고차를 사러갈 때 불안하고, 핸드폰을 살 때 불안하고, 회를 사 먹을 때 불안한 마음을 나를 아는 사람들은 보험을 가입할 때, 펀드를 가입할 때, 재무적인 고민을 상담할 때에 적어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 내가 일하는 분야에 있어서, 사람들이 나를 맹신을 하지 않더라도 그래도 적어도 한번 정도는 믿고 물어볼 수 있을 정도의 위치에는 서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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