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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정목 Nov 25. 2022

모델하우스 투어로 느껴본 요즘의 부동산 시장 분위기


오랜만에 부동산 모델하우스에 다녀왔습니다. 인스타에서 홍보를 너무 이쁘게 했던 단지이기도 하고, 바뀌고 있는 부동산 분위기를 느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시들해진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를 느끼려면 역시 미분양 모델하우스를 방문하는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더 처절한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어서 경기도 끝자락의 어딘가로 다녀왔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주택을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평범한 아파트 모델하우스와 영원히 선호할 것 같은 누구나 아는 건설사의 대규모 타운하우스 단지 모델하우스를 다녀왔습니다.



부동산 특히 주택 시장의 침체기는 건설사들의 커다란 위기입니다. 이런 위기의 시작은 역시 "미분양"에서 시작합니다.


극단적으로 표현을 하자면 건설사들은 땅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회사입니다. 건설 회사들은 포크레인 하나 가지고 있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처럼 선분양이 대부분인 나라의 건설사들은 아파트와 같은 주택을 자기 돈을 짓지 않습니다. 물론 건설사들이 현금을 굉장히 많이 가지고 있지만 저는 그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땅 위에 아파트를 짓을 때는 선분양한 사람들에게서 계약금과 중도금 그리고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으로 짓습니다. 물론 이 또한 하청에 하청을 주면서 일만 시킵니다. 그리고 아파트가 완공되고 입주가 시작되면 나머지 잔금을 받아서 갚을 돈을 갚고 회사가 취할 돈은 회사가 취합니다.


이런 자금이 결국은 청약이 잘 되었을 때 들어오는 돈입니다. 따라서 미분양으로 팔아야 집을 제때 팔지 못하면 건설 회사들은 자금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 건설사들은 부도가 나는 것이고, 대형 회사들은 그래도 자금도 있고 대출이 조금 더 수월하니, 그래도 버티는 것입니다.



이런 부동산의 위기는 작게는 건설사의 위기입니다. 하지만 크게는 대한민국 경제에 큰 위기입니다. 


따라서 침체기에 들어간 부동산 시장의 위기는 결국 건설사와 대한민국에 엄청난 위협이 됩니다. 그리고 이런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 건설사와 대한민국 정부는 각자 해결책을 내놓게 됩니다.



건설사 입장에서 생각을 해 보겠습니다. 건설사가 미분양이라는 위기에 내놓는 카드는 매번 비슷합니다. 


첫 번째는 계약금을 줄이는 것입니다. 한참 부동산 시장이 좋을 때는 청약 계약금이 20%인 적도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10%입니다. 그런데 이런 위기에서는 5% 이기도 합니다. 제가 이번에 가본 곳에서도 5%는 직접 제가 내고 나머지 5%는 무이자로 대출해 준다고 했습니다.


두 번째는 중도금에서 혜택을 주는 것입니다. 시장이 좋을 때는 중도금은 청약받은 사람들이 알아서 내야 합니다. 그런데 시장이 안 좋아지면 무이자로 진행합니다. 중도금 대출을 도와주지만 이자는 건설사가 부담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금리가 너무 높인 시기이고 PF(프로젝트파이낸싱)도 유치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방문한 곳에서는 연 4.5%~6% 확정 금리로 중도금 대출을 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세 번째는 할인 분양입니다. 분양가가 6억인 아파트가 다 팔리지 못해서 미분양이 되면 알게 모르게 건설사들이 할인 분양을 합니다. 청약을 받은 사람들은 6억을 지불했지만, 판매가 안 되면 건설사가 이득을 줄여서 5억 또는 4억 등에 같은 집을 싸게 파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 6억에 이미 산 사람들이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몇천만 원의 할인 분양을 해도 되는 건설사들은 확장비 등의 유료 옵션 비용을 무료로 진행하면서 실질적인 분양가는 그대로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먼저 살아보고 결정하기라는 식의 마케팅도 합니다. "애프터 리빙제" 등의 다양한 이름을 붙여서 8~10년 전에 많이 이용된 미분양 해결 방식입니다. 실제로는 집을 구입하는 것이지만 전세가 정도를 뺀 나머지 대출의 이자는 건설사가 부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3년 정도 지난 이후에도 이 집이 마음에 안 들면 건설사가 다시 매입해 주는 것입니다. 다만 그 기간 안에 건설사가 부도가 나서 사라지게 되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이 되긴 합니다. 잘된곳도 있지만 지방 등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집을 샀다가 큰 낭패를 본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대한민국 정부에서도 부동산 시장은 매우 중요합니다. 건설사가 부도가 날 때마다 우리나라 경제가 엄청나게 휘청거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부는 미분양을 해결하기 위해서 조세 제도 등을 변경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미분양 아파트를 샀을 경우에 일정 기간 매매하더라도 양도세를 면제해 주는 것입니다. 미분양 아파트를 사면 아예 주택으로 계산하지 않도록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종부세, 취등록세, 양도세 그리고 국민건강보험료 등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됩니다.


또는 다주택자들이 집을 더 살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다양한 중과세를 없애주는 것입니다. 지금 발 빠르게 규제지역을 없애는 것도 이런 방식 중의 하나입니다. 만약 부동산 경기가 더 안 좋아지면 다주택자에게 취등록세, 양도세, 종부세 등도 다양하게 감면해 줄 수도 있습니다.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돈이 있는 사람이기 전에 부동산을 살 의지와 마음이 있는 사람입니다. 


부동산을 평생 못사는 사람들은 침체기가 오건 폭등기가 오건 매번 못 산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농담삼아 말하기를 배우자와 이혼하기 직전까지 갔을 때 겨우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


지금 당장 집을 사야 하는지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라서 전혀 감이 안 옵니다. 다만 부동산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분위기는 상당히 바뀌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20년 정도 부동산 시장에 관심을 두다 보니 결국 경기도 돌고 도는 것이고, 이에 맞춰서 나오는 정책들도 뻔하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캐나다나 집을 꼭 사 보겠다는 꿈이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일본에도 집을 하나 사고 싶다는 꿈도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도 부동산과 관련된 꿈이 있다면 가끔은 모델하우스도 둘러보고 본인들이 사는 단지 내에서 더 큰 평수의 매매로 나온 집들도 한 번씩 둘러보셨으면 합니다. 



블로그 / 더 많은 정보 및 상담신청 : https://blog.naver.com/cell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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