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저만의 은퇴를 설계를 해 봅니다. 그리고 방향이 잡히면 그 내용을 제 고객들에게 전달하며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매달 얼마씩 연금을 받을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면 지금은 저에게 맞는 노후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 정말 많은 고민과 질문을 저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매달 얼마씩 연금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결정을 해야 합니다. 연봉을 5,000만 원 ~ 6,000만 원 정도를 받다가 퇴직을 한 분에게 은퇴 후 연금으로 매년 1억이 나오도록 설계를 해 드릴 수가 없습니다. 만약 달성을 했더라도 그동안 이 분이 연봉 5,000만 원 ~ 6,000만 원을 받으면서 은퇴 후 연금으로 연 1억을 받기 위해서 노력한 과정은 처절하고, 행복이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연 2억을 벌던 전문직에서 일하던 분이 은퇴 후 재무적 삶이 여유롭다고 확언할 수 없습니다. 어차피 인생을 재무적으로 봤을 때에는 수입과 지출로 이루어집니다. 높은 연봉에 엄청난 지출을 통해서 30~60대 초반을 보냈다면 당연히 은퇴 후 남는 돈이 없거나 60대, 70대에도 일을 하고 계실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은퇴 후 지출에 대한 생각을 공유할까 합니다. 오늘 공유할 생각들은 10~15년 전에 저와 인연을 맺었던 고객들이 은퇴를 하면서 저에게 알려주신 현실적인 이야기이며, 작년에 사업을 정리하면서 재무적 은퇴를 선언한 저의 부모님의 재무적 상황을 정리하면서 느낀 저의 경험이기도 합니다.
은퇴를 하기 전에 반드시 없애야 하는 것이 바로 "대출"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대출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도 하고, 교육비나 생활비 등을 위해서 신용 대출 등을 받기도 합니다. 자동차를 할부나 리스로 사는 것도 대출입니다. 일을 하면서 수입이 있을 때에는 이런 대출이 있어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은퇴와 함께 수입이 이전보다 줄어들게 된다면 이런 대출은 견디기 힘든 고통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은퇴 후 월수입을 마련하기 위해서 상가, 오피스텔 등을 사면서 일부 대출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계산기를 잘 두드리면 대출 이자를 내고도 남는 돈이 있어서 생활비로 활용하기 좋은 투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상가, 오피스텔 등이 공실이 나거나 대출 이자가 많이 오르거나 또는 세금 정책이 바뀌어서 임대료, 재산세에 대한 세금이 늘어난다면 재무적인 상황은 꼬이게 될 것입니다.
수많은 은퇴 관련 다큐멘터리에 단골처럼 등장하는 분들이 바로 대출을 갚기 위해서 은퇴 후에도 대리운전을 하거나 알바를 하는 분들 이야기입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가지고 있는 돈이 얼마 없어서, 그 돈에 대출을 얹어서 상가를 샀는데 공실이 나는 바람에 대출이자와 상가 관리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서 대리운전을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공실이 나는 상가이니 당연히 상가는 안 팔리고, 상가를 팔아서 대출을 갚으면 그만이지라고 말하는 지인들이 얄밉게 보이기도 합니다.
또는 있는 자금과 대출을 합쳐서 장사를 했다 망한 분들입니다. 가지고 있던 돈도 날리고, 이제는 대출을 갚기 위해서 은퇴 후 더 열심히 일을 해야 합니다.
은퇴 후 가지고 있는 돈이 별로 없다면 차라리 그냥 알바나 대리운전을 하면서 가지고 있는 돈이 소비되는 시간을 늦추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은퇴 후 대출을 받아서 장사를 하고, 그 장사가 망하면 가지고 있던 돈도 날리고, 이제는 은행 빚만 평생 갚다가 생을 마감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정답은 아니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대출을 가지고 시작하는 은퇴 후 삶은 그렇게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대출이 있다면 은퇴 전에 미리미리 "필사적으로" 갚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할 것 다 하고 돈이 남으면 갚고, 아니면 내년으로 미루는 식의 대출 갚기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지출 습관"을 바꾸셔야 합니다.
늘어난 지출 습관은 결코 줄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살아가면서 지출이 늘어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때마다 월급이 단 1원이라도 늘어나니 그냥 씀씀이가 늘어나는 것입니다. 거기다가 나이가 들면서 품위가 생기니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통장 품위"보다는 옷, 자동차, 골프 등 다양한 취미 등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지출이 늘어가게 됩니다.
아이들의 교육비도 한몫합니다. 아이들의 학년이 높아질수록 교육비 등으로 지출되는 돈들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지출은 상황이 바뀌어도 줄지가 않습니다. 아이들이 대학을 들어가서 학원비가 확 줄어도 지출은 줄지 않습니다. 줄어든 학원비만큼 부모님들의 소비가 대신 그 자리를 채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기업이나 외국계 회사의 세전 연봉이 1억이 넘는 과장이나 부장인데 국산 차 타기도 뭐 하니 6~8개월 정도의 월급에 해당하는 6,000~8,000만 원짜리 차를 5년 할부로 삽니다. 그리고 은퇴할 때가 되면 이 차는 7~10년 정도가 된 차가 될 것입니다. 그럼 차를 바꿔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바꾸면 더 좋은 차로 바꿔야지 다시 국산차로 갈 수 없다면서 지출을 유지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제일 좋은 것은 지출을 평소에 늘리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아이들 교육비 등으로 지출이 늘었다면, 해당 지출 항목이 사라졌을 때 해당 지출 금액은 인생에서 사라져야 합니다.
지출 습관이 올바로 잡히지 않는다면, 은퇴 후 줄어든 수입을 감당하기 힘들 것입니다.
은퇴 한 제 고객들을 만나면 저는 항상 푸념을 합니다. 어떻게 제 주변에는 은퇴한 사람들이 제일 멋있는지 이해가 할 수 없다고 말입니다.
이 말이 진심이기에 저도 항상 빨리 은퇴를 하고 싶다고 습관처럼 이야기를 합니다. 제 주변에 은퇴한 사람들은 다들 멋지니 저도 은퇴를 하면 그렇게 멋지게 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차피 돈을 쓰는데 정신없는 분들은 저를 찾지 않습니다. 저를 찾아오는 분들은 돈을 많이 벌건, 적게 벌건 상관없이 저축에 대한 고민을 하는 분들이며, 그에 대한 답을 얻고 싶은 분들입니다.
그런 분들이 이제는 은퇴를 해서 자신의 노후와 자녀들의 재무적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저를 찾아오시면, 당연히 저는 그분들의 인생과 모습이 부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저의 미래의 롤 모델이 바로 그런 분들입니다.
그런 분들의 삶을 통해서 제가 배우는 노후의 키워드는 대출과 지출입니다. 그리고 이것들은 하루아침에 정리되는 것이 아닙니다. 아주 오랜 기간 준비해야지 없어지고, 습관이 들여지는 것입니다.
은퇴가 5년이 남아든, 20년이 남았든 상관없이 이런 부분을 지금부터라도 잘 염두에 두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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