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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정목 Nov 29. 2023

[부동산]역전세로 1억을 돌려주며....

저는 다주택자입니다. 하나는 제가 지내고 있는 집이고 다른 하나는 서울에 오래된 아파트입니다. 이제 재개발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되어서 모두가 시끄럽게 모였다 헤쳤다를 시작한 단지입니다. 


앞으로도 헤쳐모여를 반복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제 생각에는 20~30년은 지나야 재개발된 아파트에 입주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만간 전세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에 오늘 부동산에서 기존 세입자와 전세 계약 연장을 하고 왔습니다. 전세보증금은 약 2년 전에 했던 전세보증금보다 1억이 줄었습니다. 그래서 조만간 제가 세입자에게 1억을 보내야 합니다. 


제가 이 집을 보유한 지가 벌써 15년도 넘은 것 같은데 이렇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준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2년 전에 전세 계약을 하면서 보증금을 많이 올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는 항상 전세보증금은 남의 돈이며 일종의 빚으로 저의 자산관리표에 분류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굳이 빚을 늘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당시에는 은행 금리가 여전히 낮은 편이었기 때문에 그 돈을 받아서 예금에 넣어둔다고 해서 큰 이득이 생기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월세로 받을 수도 없었습니다. 2주택자가 한 채에 대해서 월세를 받으면 세금을 내야 하며 이는 저의 다른 소득들과 합쳐져서 국민건강보험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실상 손해에 가까운 결과였습니다.





저의 촉을 스스로 굉장히 믿는 저에게는 2년 전 전세 계약을 하는 상황은 매우 느낌이 쎄한 경우였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당시 시세대로 전세보증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나지 않아서 2022년 4~5월부터 전세보증금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2022년 가을부터는 개인적으로 위급상황이라고 생각을 하고 자산관리 측면에서 지출을 엄청 줄이고, 소득의 매우 높은 비율을 예금에 넣어두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에는 6개월 만기 예금으로 가입을 했고, 이후에는 3개월 만기 예금으로 지금까지 현금을 모아오고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2억까지는 돌려줘야 할 것이라고 마음을 먹고 미친 듯이 지출을 줄였던 것 같습니다. 물론 올려 받은 전세보증금을 가지고 제가 다른 갭투자를 한다거나 주식 투자를 하지는 않기 때문에, 보험 등에 추가납입을 했거나 안정적인 투자를 했던 상품 등에서 그냥 인출을 해서 돌려주면 그만인 상황이었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지금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도 되기 때문에 떨어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확률은 0%였습니다.





하지만 그냥 자존심이 많이 상했습니다. 느낌이 안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전보다 보증금을 올려 받았던 제 자신의 판단이 후회스러웠습니다. 그리고 2024년 초에 최대 2억을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하니 뭔가 대출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이 제일 불편했던 것 같습니다.


괜히 어디서 공짜 돈이 생긴 것처럼 내가 생각하지는 않았는지에 대해서 되돌아 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다시 전세보증금이 올라가는 상황이 분명히 올 텐데 그때에는 내가 어떻게 판단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 정말 많이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올해 가을부터 갑자기 전세보증금이 올라가기 시작하면서, 정말로 2억까지 떨어졌던 전세보증금의 시세가 이제는 제가 이전에 계약한 전세보증금 대비 1억만 돌려주면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시세가 15억인 집을 전세를 끼고 소유를 하고 있는 사람의 경우에, 만약 전세보증금이 7억이면 결국 이 분의 자산은 8억뿐입니다.


어디 가서 15억짜리 집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냥 허울만 좋아 보일 뿐입니다. 


저 또한 누군가에게 "나 어디에 집 있어."라고 말을 한다면 사람들은 "거기 아파트 비싸지 않아?"라고 물어볼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진짜 소유한 자산의 가치는 실거래가에서 전세보증금을 뺀 금액뿐인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에 확실히 마음을 먹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저의 "빚"으로 간주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2년마다 그 빚을 갚아나가기로 했습니다.


다주택자가 월세를 받으면 좋지 않긴 하지만 앞으로 2년마다 제가 정한 수준까지 전세보증금을 줄여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것에 대해서 스스로 2년마다 빚을 줄여간다고 생각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차라리 그만큼 월세를 받을 계획입니다. 세금, 국민건강보험료 인상이 되더라도 월세를 받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또는 오래된 아파트인 만큼 월세를 적게 받는 대신에 집에 생기는 하자 등에 대해서는 세입자가 대부분 해결하도록 이야기를 할 생각입니다.


2023년 11월 27일 저에게 기억에 남을 하루가 될 것입니다. 역전세를 처음으로 경험을 해 봤고, 이에 따라 자산관리에 대한 저의 생각과 행동이 변화를 갖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앞으로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는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든 이제 2년마다 제가 목표로 한 대출(전세보증금) 상환을 위해서 앞으로 10년간은 정말 열심히 저축을 하면서 살아갈 것 같습니다. ^^




블로그 / 더 많은 정보 및 상담신청 : https://blog.naver.com/cell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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