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 일지

41세 증권사 싱글남의 여피스런 일상다반사

by Jeremy Yeun

[독거 투자 일지 - 2차 폭락과 수년이 걸릴 Nike형 반등을 생각하며]


20140130_201356.jpg 오사카 일본 2014


1. 장이 폭락하던 지난 목요일 미국 증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1시간마다 깬듯했다. 장은 2% 대 하락으로 시작했으나 하락폭이 커질 것으로 보였다. 조울증 장세는 항상 그래 왔다. 공포지수인 빅스가 46%가 올랐고 2배 추종하는 티빅스는 65%가 올라서 좀 짜증이 왔다. 두배 가야지... 아무튼 티빅스도 바닥인 100불에서 200불까지 두배가 올랐다.


2. 이번에는 어디까지 갈까? 알고리즘이 무차별적으로 공격한 지난 3월과 저점은 비슷할 것 같은데(대략 -30%의 지수 조정) 반등장은 무조건 제로 컨텍트 종목을 꽉 채워 사길 바란다. 집 판돈 아직 예수금에 있을 테니 영혼까지 쏟아붓길. 많이 오른 제로 컨텍트 종목들이 가장 많이 빠질 것이다.

보면 알겠지만 나는 버핏과 전혀 다른 스타일의 투자자지만 시장을 보는 안목은 늘 존경한다. 이번에는 빚을 졌다. 그가 쓴 스노우 볼 같은 책들이 집에 쌓여있는데 날 잡아 읽어봐야겠다. 읽는데 몇 주 걸릴 듯 하지만.

2주 전부터 현금 모으시라 정말 많은 시간 글을 써가며 설명했다. 유가에 대한 빚은 어느 정도 갚은 느낌이다.



20160209_182416(2).jpg 론다 스페인 2017


3. 미국이나 한국이나... 코스피 2000 이후부터는 주식담보대출로 인한 투기에 가까웠다. 미국도 허츠 같은 회사가 14배 뛰어오르는 등 난장판이었다. 나는 현금 만드시라고 외쳤다. 대표 투기 주식 중 하나인 테슬라가 1000불이 가는 것을 적정가라고 외치는 개미들이 게시판에 많을수록 티빅스를 들고 있는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 2월에도 그랬듯 광기는 폭락으로 가기 바로 전 단계다. 2000년대 초반 IT버블이 좋은 반면교사다. 광기에는 던지는 것이 스마트 머니의 아름다운 클로징이다. 한국에서는 우선주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번에는 다르다? 그렇지 않다. 랠리의 마지막은 꼭 이러한 것들이 신호를 준다.


특히나 실업수당 청구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했는데 시장의 환호를 보면서 아연실색했다. 원래 락다운 하면서 실업수당 청구를 할 사람들은 다했는데 그게 어마어마했다. 그러다가 속속 회사로 복귀하고 있는데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더 늘어나는 것도 이상하다. 문제는 돌아가는 속도와 마지막이다. 내가 주로 가는 용산 CGV에 가는 길에는 몇 개의 식당이 있는데 그중 3분의 1이 폐업을 하여 문을 닫았다. 잠시 몇 달 집에 쉬었다가 돌아가는 일시적 실업자가 아닌 꽤 오래 실업수당을 청구할 반영구적 실업자들인 것이다. 그 숫자는 아무도 모르지만 한 가지 실마리는 미국의 파산기업 숫자가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이다. 상반기는 전혀 저축을 안 하는 미국의 개인들이 돈이 없어 힘들고 그래서 미 정부가 돈을 쥐어졌고(1인당 1200불) 하반기에는 상반기 몇 달을 버틴 기업들이 결국 못 버티고.... 파산하는 것이다. 자금을 쌓아두지 않고 자사주 매입 같은 허튼짓을 하면서 회계상의 숫자를 마사지 한 기업들의 곳간에는 현금이 얼마나 있겠나... 좋은 실적은 주주와 고용된 CEO들에게나 좋을 것이다. 보잉이 그 예이다. 이것 역시 모럴해저드에 가깝다.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줄어드는 것에 쾌재를 부르는 단세포적인 이야기들을 나는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한 번만 더 생각해보지.



20150930_135534.jpg 피렌체 이탈리아 2015


4. 2차 펜데믹을 바라보면서...

증시 전문가들 : 2차 팬데믹 없다

의료 전문가들 : 2차 팬데믹 있다


전염병은 의료인들의 영역인데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특히나 리치먼드 연은 총재가 '위기 이후 직장을 떠난 이들이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바이러스는 이들의 직장을 날려버렸고 우리가 열광하는 제로콘텍트 기업들은 이들의 재기도 막아버린 격이다. 아마존 같은 종목들이 흥하면서 얼마나 많은 오프라인 상점과 마트, 백화점이 사라졌을까? 기술이 무조건 인류의 삶의 질을 편하게 해 줄 거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뭐든 밸런스가 맞아야 한다.



5. 2차 락다운은 서브 프라임 이상의 충격이 올 것이다. 워런 버핏이 옳았음을 알게 될 것이다. 돈을 풀어봤자 주식시장만 요동 칠 것이다. 자연을 희롱하던 인간의 무능함만 느낄 것이다...

경제활동을 재개한 미국에서 코로나 19 2차 확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다시 2만 명대에 진입했다. 애리조나·텍사스·플로리다·캘리포니아 4개 주의 확산세가 특히 두드러진다. 미국에선 이미 11만 명 이상이 코로나 19에 감염돼 숨졌는데, 지금 추세대로라면 오는 9월까지 10만 명이 더 사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시간문제다.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의 아시시 자 교수는 “나는 대부분의 미국인이 다시 문을 닫고 들어갈 준비가 안 돼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이는 800~1000명의 미국인이 매일 죽을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미국 내 사망자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집단 발발 없이 이 상태를 유지하더라도 9월까지 누적 사망자는 20만 명을 넘어선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예측”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이는 아주 최상의 상태를 가정한 것이다.


20151002_172727.jpg 밀라노 이탈리아 2015



6. 또 다른 폭락까지는 몇 차례의 데드 캣 바운스가 있을 것이다. 숏커버도 있고 물 타자 싶은 용기 있는 개미들과 로빈후드들이 있을 테고... 난 감정을 충실히 매매에 대입하는 개미들이 이번에도 과욕을 부리면 번거 다 깨먹 것이라 확신한다. 이 영역은 훈련이 되어야 하는 영역인데 대부분의 개미들은 그렇지 않다. 저점에 사라는 말은 듣기 쉬워도 고점에 팔라는 말은 들어먹기 힘들다. 자기 과신이 눈을 멀게 한다.


특히나 이러한 투기의 정점은 파산보호 기업들의 주가 폭등이다. 허츠가 1400%가 오르는 것도 그 예이다. 개인들이 많이 샀던 항공주와 호텔 카지노, 크루즈, 전통적인 종목들은 다시 올 폭락장에서 주가 폭락도 폭락이지만 파산 가능성이 있다. 파산은 곧 상폐에 가까워진다. 제로콘텍트는 폭락해도 시간이 지나면 회복하겠지만 이들은 헐값이 사려고 늙은 하이에나 버핏이 현금 들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원금 보존 같은 풋백옵션까지 걸겠지. 94세인가... 그 어르신의 마지막 일생의 잭팟이 되지 않을까 싶다.


7. 우리는 엄청난 유동성 속에 또 엄청나게 많은 매매를 실행하는 알고리즘과 고빈도 매매가 장을 어떻게 교란시키는지 가깝게는 3월에 보았다. 마른하늘에 폭우가 쏟아지는 장면을 지난주 목요일에 보았다. 전문가들이 '이건 건강한 조정이었어!'라는 말을 하는 것을 볼 때마다... 그래 건강하게 오래 살길 바랄 뿐이다. 알고리즘이 우리로 하여금 이해 못하는 시장을 보게 만들었다. 그리고 엄청난 규모의 ETF가 백어택을 했다. 한국에서의 통계를 보니 한국의 ETF 시장 규모가 5조 원이었는데 코로나 폭락 이후 10조가 되었다고 한다. 개인들이 달려든 것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이는 폭락 때는 더 폭락을, 상승 때는 더 상승을 부추기게 한다.




DSC_0092.JPG 뉴욕 미국 2006


8. 알고리즘 역시 마찬가지다. 락다운 풀라면서 확진자가 급증하면 이를 인식할 것이고 임계치를 터치하는 순간 매물이 쏟아질 것이다. 폭락은 또 다른 폭락을 부르는데... 모건스탠리 알고리즘이 매도를 셀하면 다른 쪽도 이를 인식해 더 빠른 매도를 내게 된다. 알고리즘은 시장의 매매패턴이나 규모들을 인식하는 순간 다른 매매주체보다 더 빠른 주문을 내는 것은 이미 70년대부터 있던 기본적인 매매법이다. 87년 블랙먼데이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알고들의 마켓메이킹 속에 인간은 가두리 양식장 속에 물고기일 수도 있다.



9. 그렇다면 왜 폭락이 올까? 알고들은 이미 80년대부터 치열하게 수익을 찾아 경쟁했다. 조그마한 틈이라도 보이면 개떼 같이 달려들었다. 일부러 허위 매물이나 가장매매를 하기도 한다. 초고빈도 매매나 최고로 빠른 속도의 회선을 거액을 주고 산다. 이러니 셀 타이밍이 오면 거대 물량을 시장에 던지고 앞서 이야기했듯 경쟁 알고들로부터 바로 셀이 일어난다. 이건 수초만에 다 일어나는 일이다. 변동성이 적으면 알고 매매는 시장의 6~70% 클 때는 90%를 차지한다. 참고로 일부 알고리즘이 아닌 헤지펀드 조차도 전 세계 확진자 수 증가를 중요하게 인식하려 숏을 치는 중이다.


10. 알고리즘은 유동성 역시 줄어든다는 것을 인식하면 바로 셀이다. 드렁켄 밀러의 이야기대로 수급은 점점 꼬이고 있다. 가을에 또 부양책이 나온다고 하니 또 국채를 얼마나 발행하면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겠나? 역시나 연준은 또 돈을 풀어야 할 테지만 이 두 가지가 상쇄될 것이고... 금리는 안 올린다면서 안심하라고 제롬 파월은 이야기했지만 다 예상했던 바였다. 그러면서 다른 손으로는 레포 금리 상승이라든가 채권 매입 규모 축소를 하고 있으니 23 아이덴티티를 보는 것 같다. 시티에서는 '풍부한 유동성이 시장을 지지할 것이다'라고는 하지만 목마른 이에게 소금 바다만이 보일 뿐이다.



DSC_4559.jpg 바티칸 이탈리아 2015



11. 코로나를 모니터링하는 분들이 하는 이야기가... 변종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그래서 무증상 감염자라고 하더라도 전파력이 있는 애들도 있고 없는 애들도 있을지도 모른다. 결론은 코로나는 수수께끼 투성의 바이러스라고 한다.(하긴 5개월밖에 안된 바이러스를 어떻게 알겠나... 백신이 올해 나온다 착각하는 것도 무지의 소산이지) 코로나 전 6개의 코로나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사스, 전파력이 엄청났으나 갑자기 사라져 백신도 못 만들고 끝났고 메르스는 전파력은 약하나 걸리면 치명적이었어서 격리 등으로 끝냈지만 아직도 중동에서는 낙타를 중심으로 존재하고 있다는.(아랍 놈들 도대체 낙타랑 뭘 한 거냐...) 1차가 여름 온도 때문에 쇠하고 가을이 오면서 2차가 올 줄 알았는데 인간들이 이른 시점에 락다운을 풀면서 1차가 꺾이기는커녕 더 강력해지고 있는 것이 문제다. 알고들은 먼저 이를 캐치하고 인간은 나중에 캐치할 것이다. 알고들이 빠르다.


바이러스는 10도의 온도, 40%의 습도일 때, 20도의 온도, 40%의 습도일 때보다 활동성이 10배 이상 높아진다고 한다. 가을에는 습도는 더 낮아질 테니 더 강력해질 것이다. 2차 펜데믹을 피할 방법은 별로 없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락다운을 했어도 확진자 숫자가 줄어든 적이 없다. 마스크를 몇백 장 더 사놔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연준이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마이나스 금리를 시작하면 코로나가 자비를 좀 베풀어 줄까?



12. 유동성 풀린 저성장 시기에는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만 살아남는다. 서브프라임이 터지고 난세에 영웅 중 하나는 애플이었다. 신기술과 강력한 성장은 10배 이상의 주가 상승을 만들어 냈다. 테마가 산업이 되면 주가는 10배가 간다. 물론 시간이 많이 필요하긴 하겠지만. 독거는 반등장이 지난 3~5월처럼 강력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파산 기업이 도미노처럼 무너지면 복구하는데 몇 년은 걸린다. 이번 3~5월 폭등장에서의 잭팟은 억세게 운이 좋았거나 전생에 나라를 구했던 이들의 몫이었다. 테마가 산업이 될만한 업종과 종목이 어디 있을까? 이제부터라도 10가지의 종목이나 상품군이라는 리스트를 만들어보자. 스터디가 많이 필요할 수도 적게 필요할 수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유니버스라고 한다. 나만의 유니버스를 만들어 보자. 다음 편에는 유니버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이 글을 다 읽은 분들을 향한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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