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 투자 일지

41세 증권사 싱글남의 여피스런 일상다반사

by Jeremy Yeun


[독거 투자 일지 - 동학 개미들의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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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폭락장에서 에센피의 데드 캣 바운스는 각각 3% 4% 5% 9% 6% 로 절댓값이 점점 커진다. 술 먹고 토할 때 첨엔 우욱 하다가 우두두두둑(죄송....) 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렇게 해서라도 자산을 잘 지킨다면 토 열 번 해도 된다.

첫날 - 5.89%다. 반등은 약했는데 1.31%. 한대 처맞고 일단 어안이 벙벙해서 일어난 모양이다. 아직 한 대 맞은 게 실감은 안나는 모양이다. 하긴 그동안 연준이 공짜로 쏴주는 투뿔 한우를 그렇게 맛있게 먹었는데 그거 다 토하고는 싶지 않은 것이다. 그래도 워낙 버블링이 잘된 한우를 거하게 먹어서 인지 첫방이 강력했다. 사실 우리가 유가가 10불 일때 1불 움직이면 10%라 대단하다 생각했지만 절댓값으로는 그리 큰 변동은 아니다. 유가가 100불에서 10불이면 10%의 움직임이지만 절댓값으로는 엄청 큰 것이다. 우리가 하도 많이 맞아서 지난번에는 -13%도 봤는데 뭘... 하겠지만 꼭 그렇진 않다. 바닥에서의 에센피 2천 초반에서의 -6%와 3천이 넘어선 상황에서의 -6%는 차이가 크다.

5월 말부터 6월까지 2900선에서 3200선까지는 진정한 버블 장세였다. 누가 보면 코로나 끝난 것으로 알 뻔. 아무리 주식시장이 실물경제를 반년을 앞서 반영한다지만 6개월 뒤인 12월은 과연 우리가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해피 할러데이를 하고 있을지 홈스테드 커피를 마시고 있을지 나는 잘 모르겠다. 그때는 백신도 다 한 대씩 맞았고 코로나도 추억으로 되어있을 것만 같다는 상상을 한다면 다들 집 팔아서 현 조정장에서 주식을 사길 바란다. 나는 아니라고 본다.

2월 19일 에센피가 역사적인 고점(3393)을 찍은 날부터 3월 23일 저점(2191)을 찍는 데는 한 달이 더 걸렸다. 35.42%가 빠졌다. 수많은 담론과 예상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예상을 깼다.


교통사고가 나면 처음에는 일시적인 충격이 있고 별 느낌이 없다. 그러나 하루 이틀이 지나면 목이 뻐근하고 허리가 아프기 시작한다. 늘 경기 충격도 그래 왔다. 처음엔 좀 빠졌다가 그다음엔 일상으로의 기대감과 받을 합의금이 달달하다. 그러나 몸이 아파지면서 나만의 2차 펜데믹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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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폭락을 보자. 우리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경험을 많이 했다. 나도 유가가 마이나스 표시가 될 줄은 몰랐다. 아마 다들 마찬가지 였을 것이다. 우리는 빅엿을 먹었다. 빈살만이 증산을 외친 3월 9일 유가는 25%가 빠졌다. 둠스데이였다. 그리고 3월 18일에 또 25%가 빠졌다. 여러 번의 데드 캣 바운스가 있었지만 진정한 둠스데이는 4월 21일... 전 세계의 원유 창고가 다 찼다는 뉴스로 전 세계 유가 콜과 선물 롱을 마진콜 먹이고 DLS를 싹 다 낙인 시켰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불과 몇 달 전의 일을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듯 추억하거나 잊어버린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자연 앞에서 겸손함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그러나 우리는 락다운을 해제하고 당장의 먹고살기와 즐거움을 위해 다시 흥청 인다. 극도로 안전한 한국에 있으면 잘 감이 오지 않는다. 이럴 때는 안전한 한국에 있음이 투자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한 때 전 세계의 꽉 찬 원유 창고와 마찬가지로 장례식장과 묘지 역시 아직도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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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 시절부터 폭락의 모습이다. 리만 때 반토막이 났다. 뭐 그 정도 수준이면 충분하구나... 반 이상은 토막 안 나겠지 할 수도 있겠지만 풍부한 유동성과 알고리즘은 예상의 영역을 늘 벗어나게 만들었다. 전저점인 -35%를 깰 가능성도 생각해봐야 한다. 물론 독거는 그때 상황에 따라서 대응하겠지만 -35%에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단 무조건 분할 매수 원칙은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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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지수를 2배 추종하는 TVIX다. 3월에 무려 1000불까지 다녀왔었다. 뭐 폭락은 익숙하니 1000불 까지는 안 가겠지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코로나가 다시 재유행하게 되면 이제는 정말 도망갈 구석이 없다. 약해진 기업들의 부도율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락다운이 없다 하더라도 소비가 7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경제의 경제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단적으로 허츠 같은 이들이 과연 제대로 재기할 수 있을까... 항공사들은... 개미들이 참 많이 담은 업종들이다.


오늘 아침에 중국 북경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는 이야기는 충격적이다. 수도에서의 확진자는 쉬쉬하는 것이 공산당스러움일 텐데...


월요일 오전 현재 에센피 선물은 빠지고 있고 아시아 시장이 동반 하락 중이다. 코스피도 하락 중인데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 속에 개인이 무려 5500억 원 순매수도. 이건 무엇을 뜻하는가... 동학 개미들의 말로가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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