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 투자일지

18 년간의 주식투자의 여정

by Jeremy Yeun

독거 투자일지 (유가의 폭락 가능성에 주목하라)


2편에서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금 투자하지 마라: 차라리 주식을 하든 현금을 갖든 둘 중에 하나를 해라. 남들 갈 때 덜 가고 종잡기도 어렵다. 많이 올랐다.

중국 투자하지 마라 : 성숙하지 않은 시장. 도박 본성.

폭락장에서는 개인들은 매도하는데 손이 나가지 않는다. 오히려 물 탄다. 데드 캣 바운스를 따라 매수한다. 그러다가 또 다른 폭락이 연달아오면 결국 포기하고 손절한다. 이후 시장은 반등한다.

넘치는 유동성은 양날의 칼이다. 오를 때는 폭등을, 내릴 때는 폭락의 요인이 된다.

고객예탁금은 아무런 폭락장에서는 아무런 바람막이가 되지 못한다. 폭락 후 반등 시 들어올 패시브한 관망 자금이다.

환율은 1080원대에서 더 내려가기 어렵다. 외국인들이 들어오기 부담스러운 구간이다.

버블의 끝은 기관이 만들기도 한다.

연준도 힘들다. 연준과 미 정부의 마지막 무기는 바로 MMT와 마이너스 금리다.

돈을 많이 벌었다고 우쭐하지 마라. 시장이 벌어다 준 것이다.


위기는 늘 이렇게 일어난다. 아무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미세한 진동이 일어나고 그것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텔레비전에 보도되면 그제야 많은 사람들이 ‘뭔가 큰일이 일어났다!’고 알게 된다. 역사적으로 보면 어떤 시장이든 아무도 모르게 하락세가 시작되지만 점점 파급력이 커지고 결국에는 많은 나라가 파산한다. --- 짐 로저스


IMF는 "대부분의 주요 선진국 주식 및 채권시장에서 시장 가격과 펀더멘털에 기초한 밸류에이션(가치)의 차이는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가 사라지면 실물경제와 시장의 괴리 현상이 위험 자산의 가치에 또 다른 조정을 가져올 위험성이 있다"라고 경고했다. - 연합뉴스 인용


짐 로저스와 IMF의 경고 역시 새로운 것이 아니다. 지난 2편에서 했던 이야기다.


어제 나스닥의 폭락은 많은 전문가들이 이유를 찾고 있지만 찾지 못하고 있다. 거대 테크 기업들 분할 때문이다라든지 환율이라든지 각각의 이유를 찾고 있지만 잘 모르겠다고 한다. 독거 역시 새벽 3시에 잠시 깨어 장이 끝낼 때까지 도무지 이유를 찾지를 못했다. 그러나 최근 일주일간 VIX의 1.5배인 UXVY는 18불에서 29불까지 껑충 뛰었다. 유가도 며칠간 흐르다 40을 깨기를 시도했다.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조짐은 있어왔다. 회사에서는 한동안 해외선물옵션 계좌에 마진콜이 없었는데 주초부터 채권용 헷지 선물옵션 계좌에서 마진콜이 나다가 오늘은 주식 관련 종목들이 담긴 여러 계좌에서 마진콜이 발생했다. 지난주 말쯤부터 마진콜이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나 역시도 뭔가 분위기가 전환되는 느낌은 받게 된다. 하락에 추가 베팅을 했다.


맞을 매가 있으면 맞아야 하는 것 같다. 바로 버블 말이다. 버블은 언젠가는 터지게 마련이다. 그걸 또 다른 버블을 주입한다고 해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파산할 기업들은 파산하고 건강한 기업들은 살아남는 것이 순리라는 것이다. 그것 없이 버블을 주입하여 윗돌 빼어 아랫돌 괴기를 한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은 아픈 환자에게 모르핀만 주입하고 있는 느낌이다. 약발도 잘 안 받는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로 미국의 부는 20조 달러가 날아갔고 수천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버블이 터지면 누군가는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새살이 돋으며 경제가 살아났다. 이번 3월 코로나 사태로 인한 자금경색으로 피해를 본 이들은 표면적으로 별로 없다. 오히려 매월 3천 불 이상 가계에 돈을 지급하면서 윗돌-> 아랫돌의 조치만 있었을 뿐이다. 적어도 정크본드 업체들은 구조조정이 되었어야 했다.


독거가 유심히 보는 것을 들자면 바로 유가이다. 유가가 전일 장중 40불 깨기를 노크했다. 44불로 달려가던 유가가 10% 가까이 며칠간 급락을 한 것이다. 시장의 분위기가 이상하게 달라졌다. 북반구 계절이 서늘해져 가며 석유 사용량이 증가하고 경제지표가 상승하면서 유가가 오를 것이라는 많은 뷰가 있지만 6월부터 40불에서 미동도 하지 않는 유가를 보면서 이상하다는 생각, 불안하다는 생각이 많았다. 인위적인 고정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표들이 좋아지면 당연히 올라야 할 텐데 상방과 하방을 고민하는, 고기압과 저기압이 맞닿은 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흘러내리기 위한 전초전 같은 차트 모양이 되었다. 유가가 다시 자유낙하를 하면 3월과 같은 장의 반복이 연속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2월 말 폭락장 때 코로나 데일리 확진자는 미국에서 54명에 불과했다. 코로나는 트리거였고 타깃은 셰일 업체들이었다. 유가가 다시 하방으로 가기 위해서는 아주 작은 트리거로도 쉽게 무너질 것이다. 반면에 상승으로 가기 위한 뉴스는 무척 쉽지 않을 것이다. 유치원생이 장미란의 역기를 드는 것 같은 크고 무거운 조치들이 나와야 한다. 하지만 공화당과 민주당의 교착상태가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경기를 더 안 좋게 만들어야 공화당 지지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계산이 너무 쉽게 보인다. 몇 달 경기를 눌러놓고 선거가 끝난 후 다시 돈을 풀면 된다. 그게 민주당의 고집일지도 모른다.


또 하나 독거가 보는 것은 바로 미국의 지방은행들이다. 큰 은행들이야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이후로 강화된 엄격한 규제들이 건전성을 회복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 옐런 또한 내 생애에 다른 금융위기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의 지방은행들의 급격한 악화상태에는 시장이 별다른 주목을 하고 있지 않다. 이들은 소매금융에 집중했는데 특히 학자금 대출이나 자동차 대출 같은 소매 관련 쪽 익스포져가 많다. 실업률이 계속 10%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고 월 3 천불씩 가계에 지급하던 보조금이 사라지면 이들의 디폴트는 생각보다 클 것이다. 퍼미안 분지의 수많은 셰일 업체들 역시 지방은행들로부터 많은 자금을 빌렸다. 유가의 하락은 이들을 다시 때릴 것이다. 연준은 이들마저 살려야 한다. 이들 역시 정크본드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연준이 할 일이 많다. 이제 학자금과 자동차 대출도 신경 써줘야 한다.


실업률이 이대로 유지가 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는 미국 경제를 서서히 죽이는 암세포이기 때문이다. 신규실업수당 청구수가 중요하지만 청구수가 0 이 아니라 계속하여 발생하여 신규실업이 늘어난다 것은 금융기관에 악영향을 준다. 미국의 대형 금융기관들은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그렇게 좋은 점수를 받지 않았다. 미국은 지난달 32%의 세입자와 집주인들이 월세와 대출원리금을 갚지 못했다. 문제는 매월 3000불씩 뿌렸는데도 이 비율이 계속하여 늘고 있다는 점이다. 요 근래 부동산 매매가 급증하니 경기회복이라고 착각하는 분석도 많지만 이는 도시에서 근교로 이동하는 수요에 불과하다. 대도시의 집 가격은 떨어지고 있다.


코로나 역시 복병이다. 한국시장에서도 그랬듯 코로나는 확진자가 증가하면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다. 미국 시장의 근래 상승도 마찬가지다. 독거는 9~10월 북반구에 날씨가 서늘해지면서 환절기에 다다르면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시장이 못 올라오는 이유도 유로화 강세도 있겠지만 확진자 급증의 영향이 있다고 본다. 사망자는 줄어 무섭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약한 낙관론에 불과하다. 사망자수는 환절기가 오면서 확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면역력은 기온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


또한 기존의 뷰대로 코로나 백신에 대한 신뢰가 문제다. 혹자는 백신에 필요한 유리병 개수를 대는 것도 쉽지 않다고 한다. 다 중국에서 나오는 모양이다. 그리고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도, 화이자는 -70도 상태로 제조 이후 배송 및 보관해야 한다고 한다. 이 정도의 콜드체인은 선진국 중진국 수준에서나 가능하다. 후진국은 얄짤없다고 본다. 관련기사가 마켓와치에서 나온 것이 지난주 목요일쯤이다. 그때부터 빅스와 회사 프랍 계정의 헷지용 해외선물 옵션에서 마진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 백신이 온전한 백신 인지도 모르겠다. 미중러 너무나 정치적인 쇼라는 것을 독거만 느끼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러한 백신은 별로 맞고 싶지 않은데 갤럽조사에 따르면 백신 접종이 무료여도 미국인의 3분의 1은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한다. (오히려 81%의 민주당 지지자가 맞겠다고 했고 공화당은 47% 무당파는 59%다.) 인류는 아직까지 RNA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백신을 만들어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코로나 이외의 이유로 시장은 이렇게 큰 하락을 보인다는 것이다. 백신 보관기간이야 이미 일주일이 지난 뉴스다. 미국 내 확진자수는 일시적으로 감소 중이다. 지난 독투 이후로 코로나는 누구나 보고 있는 것이라 과연 이것이 크게 폭락의 트리거가 될까 라는 의문점이 있었다. 늘 예상치 못한 곳에서 튀어나온 블랙스완이 시장의 조정을 크게 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확진자 증가는 큰 시장의 하락 요소이긴 하지만 그 외의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어제의 폭락은 사실 그 뚜렷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 기업 분할이 트리거가 되었다는 것은 뭔가 석연치 않은 이유다.


요즘 주식 유튜버 프로그램들이 많아졌다. 패널들은 여의도에 있는 리서치센터 소속들이다. 그들의 프레임에만 갇혀있으면 주식시장을 반쪽으로만 보게 된다. 주식 시장은 리서치가 이끄는 것은 아니다. 그들도 일부일 뿐이고 때로는 자신들의 본업인 세일즈에 걸맞은 논리를 갖다 붙인다. 7월 말부터 여의도에 강세론의 바람이 조금씩 불더니 8월부터는 너도 나도 강세론자가 되었다. 개인들이 패닉 바잉을 하듯 리서치 역시도 패닉 세일즈를 한다. 강세장은 이미 와버렸고 타사는 하나둘 낙관론을 담아 세일즈를 하는데 나만 비관론에 빠져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위에서 돈 벌라고 닦달한다. 주식 세일즈를 하여 돈을 벌어야 한다. 리포트는 자연스럽게 강세론으로 간다. 8월에 전면적으로 코스피 상단을 3000까지 올린 증권사도 나왔다. 8월 초 피크를 2458을 찍고 그 뒤로는 기고 있다. 대세 상승이 오니 사라고 했다. 사실 대세 상승이 아니라 피크였다. '세상의 정상에서 사람은 왜 치나?'라는 영화 제목 패러디가 생각난다.


여러 논리적인 이야기와 역사적인 사실을 분석으로 담아 이야기를 하면 귀도 즐겁고 나도 똑똑해지는 느낌이지만 시장을 맞추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신뢰를 하되 완전히 믿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여의도를 18년간 바라보면서 느끼는 점이다.


폭락장은 어김없이 개인들 몫이다. 개인은 오늘 1조 2천을 순매수하고 있다. 폭락장 초입에서는 개인들은 용감하게 매수를 한다. 어젯밤 부재중 전화 3통이 왔다. 칠순이 넘은 고모께서 전화를 하신 것이다. 명절 때나 뵙는 분이지만 전화가 와서 순간 불안했는데(누가 돌아가셨나....) 주식을 물어보신다. 세상에 그분이 주식을 하실 줄이야... 본인도 처음이라고 하는데 증권사에 넣어두고 내가 볼 때는 연말까지 좋을 것 같다 라고 하신다. 당장 다 파시고 폭락장에 맘 편하게 쇼핑하시라고 했는데 계속 답을 정해놓고 연말까지 좋을 것 같은데...라고 하신다. 이렇게 3번을 같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20% 수익이 나셔서 본인의 뷰를 믿으신다. 일단 알았다고 하셨지만 아마 오늘 장에 다 파시기보다는 추가 매수를 하셨을 것 같다. 고모부 모르게 비상금이라고 하신다. 대출 끼고 추매 하진 않으셨으면 한다.


1. 독거 투자일지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글을 진행합니다. 본인도 2017년 이후로 국내 시장을 떠나 미국 중심의 글로벌 시장을 회사에서 커버하고 있습니다.


2. 독거 투자일지 인베스팅 페이지는 종목추천은 하지 않습니다. 주로 매크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투자에 대한 판단은 본인이 하시기 바랍니다.


3. 18년간 주식을 투자하고 증권업 여의도에 있으면서 느끼는 점들을 남겨봅니다. 딱딱한 형식이 아닌 에세이 형식이지만 독거 투자일지를 통해 투자에 많은 도움이 있길 바랍니다. 어려운 이야기나 그래프보다 쉽게 말로 풀어서 쓴 지 4년이 되었습니다.


4. 인베스팅 닷컴은 칼럼에 대한 수익배분 같은 것이 없습니다. 독거 투자일지는 상업적인 목적도 전혀 없으니 단순 재능기부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독거 투자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