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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remy Yeun Jan 18. 2021

독거 투자 일지

19 년간의 주식투자의 여정

1/12 독투 시황 (하지 않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 찰리 멍거)



저는 하락과 상승을 작년에 먹었고 7월 이후 현금이라 이후 장세는 먹은 게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먹고 계시죠

폭락이 깊고 상승도 가팔라서 상반기에 이미 일 년 농사를 다 지었고요




대신 상승 때 포트폴리오 중에서 유가랑 여행, 모기지, 틸레이 같은 종목들이 발목을 잡아서 상승을 강하게 향유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다음 폭락과 상승 때는 포트폴리오가 정말 중요하구나... 그저 낙폭 과대가 아니라 어떠한 것들이 오를지 예상하지 말고 골고루 짜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나온 이야기지만 사람들은 언텍트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고 그에 따른 종목들 중 테크주들을 샀고 테크는 빅 테크가 되었습니다.




암튼 하락과 상승이라는 1차 사이클에서 성공을 했고 그다음에 폭등이라는 2차 사이클은 참여를 못했는데 그건 제 원칙이라서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개인들이 다 말아 올리는 장은 저는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백신은 올해 나오지 못한다는 그러니까 미지의 영역이라는 의료전문가들의 이야기에 따라 다시 현금 모드로 들어갔는데 이게 추가 상승의 빌미가 되었고요.




4분기에 주식시장에서 예측이 틀려서 나오는 결과가 손실인데 저는 손실은 없었습니다. 현금이라서. 대신 원칙을 지켰는데 주식 투자하는데 원칙은 정말 중요하다고 봅니다. 최소한 잃지 않는 것이 버는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4분기에 주식시장이 폭등했지만 이 버블을 이성적인 사고를 가지고 큰 자금이라면 여러분들이 베팅을 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러진 못하겠더군요. 대신 폭락 시에는 장기까지 팔아 보태 살 마음은 있습니다. 남들하고 주식을 대하는 자세가 많이 다릅니다. 공격적일 때가 남들하고 저는 다릅니다




3월에... 주식시장은 어어어 어 하다가 -34% 갔습니다. 고점에 주식을 다 팔고 숏을 친 후 시장의 저점에서 레버리지 3배를 사서 하락과 상승을 다 먹겠다는 초기 주식 투자자의 자신감 넘치는 이야기를 봤습니다. 저야 말로 그걸 운 좋게 걸려들어서 먹고 나왔지만 코로나라는 운도 깊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 투자자의 영역은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영역까지 가기에 우리는 실력이나 운이 부족하기 때문에 현금으로 자산을 지키는 겁니다. 무조건 적으로 주식 100% 150% 가져가면서 끝없이 상승장을 예상하며 베팅하는 것보다 천천히 비중을 줄이면서 다음 사이클을 기다리는 것이 주식을 세련되게 하는 방법입니다.




불안한 마음으로 이 시장이 계속 갈 것이라고 믿으며 홀딩하는 것과 불안하기 때문에 일정 현금화하는 것은 택일의 문제입니다. 추매도 현금이 있어야 가능하겠죠. 주식을 세련되게 하려면 주식과 현금의 자산배분이라는 트레이딩 영역이 가미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익의 극대화라기보다는 자산을 지키는 이유가 첫 번째입니다.




상승장에는 욕심을 부리지 말고 남들 버는 만큼 벌어라, 하락장에는 남들보다 덜 깨져라 - 하워드 막스.





현금을 가지고 가야 하는 이유는 하락의 베팅을 위해서가 아니라 불확실성 때문입니다. 주식 100%를 가져간다는 것은 불확실성을 무시하고 무조건 시장을 상승한다는 예측인데 그 예측도 하나의 시장 예측이죠.




사실 여러분 대부분은 주식투자 금액이 '여윳돈'인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 자산에 대비해 주식비중이 아주 작겠죠. 5~10%도 안될 겁니다. 부동산(집)이 클 테고요. 아무래도 작은 돈이 다 보면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게 됩니다. 제가 강남에서 PB를 하면서 보면 강남에는 거액 자산가가 많다 보니 그냥 사놓고 몇 년 묵힙니다. 단타 치는 분들 잘 없습니다. 그러다가 자기 사이클이 오면 그 큰 주식을 던집니다. 몇십억 몇백억 매도가 나옵니다. 아주 엉덩이 무거운 분들입니다. 인디언들이 기우제를 하면 100% 비가 온다는데 그 이유는 비가 올 때까지 하기 때문입니다. 자기 사이클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강남분들을 인디언 기우제 매매법이라고 해두죠




그에 비해서 강북이나 지방에는 단타 치는 분들이 많습니다. 소액으로 신나게 돌립니다. 하루에 시도 때도 전화가 오는데 직원들 스트레스는 사실 강남보다 그 외의 직원들 스트레스가 높습니다. 암튼 금액이 적으면 신나게 돌리고 지수가 오르면 신나게 돈 끌어오고 주식담보대출 쓰고 그럽니다. 그리고 늘 그렇듯 폭락장에 반대매매를 당하며 장렬히 전사합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보유 자산에서 투자하는 돈이 적어도 강남 부자들처럼 매매하시길 바랍니다. 기다리는 것이 힘들겠지만 내 사이클이 오면 100% 버는 매매를 하시는 것이 낫습니다. 폭락 시 돈을 벌거나 주워 담으면 쾌감은 5배는 되는 것 같습니다. 그전에 기다림에 대한 '고통'에 대한 보상을 다 받습니다. 더 좋은 건 이러한 사이클이 주는 열매의 맛을 알면 늘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주식을 투자하게 됩니다. 곧 인내는 쓰나 열매는 달다입니다.



저 포함 240명의 빅토리를 기원합니다.



아래는 찰리 멍거에 대한 이야기를 퍼왔습니다. 조급함을 버릴 수 있게 해 줍니다. 




도덕적인 투자



그레이엄이 말한 가치투자의 기본은 아래와 같다.



1. 한 개의 주식을 보유했다면 그에 비례한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생각하라.

2.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으려면 내재가치와 비교했을 때 크게 할인된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하라.

3.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부침이 심한 시작을 당신의 주인이 아니라 하인이 되도록 만들어라.

4. 합리적이고 객관적이고 냉철한 사람이 돼라.



법칙 자체는 쉽다. 그러나 이 법칙을 철저히 지키기는 어렵다. 그래서 찰리 멍거가 늘 강조하는 건 가치투자를 하기에 ‘적절한 품성’이다. 참을성, 규범을 잘 따르는 품성, 냉정하지만 과감하고 결단력 있는 태도, 정직, 이데올로기에 휩쓸리지 않는 태도, 학구열 등으로 대표되는 ‘적절한 품성’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도덕적이기까지 하다. 투자라는 분야에서 도덕을 말하는 게 아이러니이기는 하지만, 찰리 멍거는 바로 그렇게 도덕적 투자를 함으로써 엄청난 부를 획득했다.



단순한 아이디어를 취하고 심각하게 고민하라

“어떤 기회를 놓쳤다고 그걸 곱씹지는 않는다. 다른 사람이 나보다 좀 더 부유해지는 게 뭐가 문제인가? 그런 일을 두고두고 생각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 찰리 멍거



투자는 제로섬 게임이지만 인생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다른 사람이 나보다 조금 더 많이 번다고 해서 왜 경쟁적으로 투자를 해야 하는가? 그런 심리가 투자는 물론 인생까지 망친다. 이렇듯 찰리 멍거의 말은 촌철살인과 같다. 사업의 ‘내재가치를 어떻게 계산해야 하는지’처럼 실질적인 투자 조언을 하는 것도 잊지 않지만, 그의 말을 곱씹어 보면 인생 그 자체가 보인다. 그래서 현자라고 불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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