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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remy Yeun Jan 16. 2021

독거 투자 일지

19 년간의 주식투자의 여정

1/9 독거 투자일지 - 폭락 시 메뉴얼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이 사업에 40년 이상 몸담아 왔기 때문에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 혁신에 대해 더 이상 흥분할 수 없습니다.   - 캐시 우드




제가 연말부터 오늘까지 2주간 좀 바빴습니다. 연말 연초라서 바쁜 것은 아니고요. 지난 14년간 다녔던 증권사에 사직서를 내고 나왔습니다. 미리 계획은 하던 거라 짐은 조금씩 빼고 있었고요. 큰 짐은 수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뺐는데 정말 밖은 춥다더니 엄청나게 춥고 눈보라 치고 그러더군요. 절친은 이삿날 눈 오면 잘 산다더라 라고 합니다. 암튼 시작부터 날씨는 안 도와줬는데 그 외의 다른 것들은 술술술 잘 풀려서 신기했습니다. 미리 준비를 치밀하게 했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고요. 목요일이 마지막 출근이었고 사표 수리는 담주 수요일에 확정됩니다. 미리 준비는 해왔지만 갑작스레 발령 등등이 이뤄져서 이틀간 일처리는 후딱 해야 하는데 할 것도 많고 알아볼 것도 많고 만나야 할 사람도 많더군요. 여기저기 인사도 해야 하고 설득도 해야 하고... 신문이 괜히 일주일치가 쌓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제 실업급여 등등할 것들도 많은데 알아봐야죠. 여러 감회가 있지만 방과의 목적과 맞지도 않고 사적인 부분이니 접구요. 오랜 시간 꿈꿔온 계획이라 현재까지는 홀가분하고 기쁩니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이 사업에 40년 이상 몸담아 왔기 때문에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 혁신에 대해 더 이상 흥분할 수 없습니다.   - 캐시 우드





제가 주식투자를 19년 했으니 그녀의 절반 수준입니다만 그녀의 흥분만큼 저 역시 앞으로의 10년이 엄청나게 기대가 됩니다. 가끔 존경하는 캐시 우드 매니저가 하는 말들이 뭉클하거나 텔레파시가 통했나 싶을 정도가 있는데 저 역시도 현재의 시장의 붕괴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뿐더러 그때까지 캐시(...)를 많이 모아 두고 기회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날린 글을 다시 쓰려니 정말 잘 안 써집니다.)





그리고 현재 수많은 기업들과 기술이 향후 10년 사이에 쏟아질 텐데 이 기업들을 잘 잡아 나의 부와 연결 짓는 것이 남은 생을 좌우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많은 공부와 고민이 짙게 있어야 하는데 회사생활을 하면서 함께 하기에는 너무나 촉박한 상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회사에서 배울 건 다 배운 거 같고 시간낭비라 생각이 들어 이번 기회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다단계에서 하는 이야기 같지만 '준비된 자가 기회를 쟁취한다.'라고 합니다. 준비된 자들이 3월의 장을 접수했고 역시 준비가 된 자들이 수익을 계속하여 끌고 갔을 겁니다. 매크로를 보지만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는데 맞을 땐 수익이 나고 틀릴 때는 배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빅 테크에 비하여 스몰캡 미들캡 신기술 종목들에 대한 공부는 한만큼 수익이 납니다. 그러나 제가 너무나 되어있지 않아 직장까지 때려치우게 되었습니다.





테슬라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그 뒤로 앞으로의 10년 우리의 삶을 바꿀 기업들이 쏟아질 텐데 그들을 어떻게 발굴하고 맞이하고 함께 따라갈까요? 준비가 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아직 안되어있습니다만 수많은 의심을 가지고 기업을 찾고 분석한 후 확실한 장래와 신뢰가 보이면 믿음을 힘껏 주고 함께 롱텀으로 성장하는 아름다운 스토리를 새해 2021년 신축년부터는 함께 그려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쓰는 무슨 회장 신년사 같습니다)





내가 갖고 있는 종목이 5배 10배 같다면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꿀 같죠. 환희에 차겠죠. 안 일어날 것 같은데 작년에 수두룩한 종목들이 그러한 퍼포먼스를 보였습니다. 저는 너무 신나서 퇴근하고 IFC에 가서 뭔가를 막 사고 싶을 정도였습니다(근데 살게 없더군요) 세상이 내 것 같은 거죠. 그런 기회를 못 누렸다면 열심히 책 보고 공부하고 복기하면서 내 투자방법을 반성해야 합니다. 책은 반성을 하게 해 줍니다. 배움은 교실이 아닌 독서에 있다는 90대의 찰리 멍거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합니다.





요 며칠 사이에 5대 증권사에 주식계좌가 35만 개인가 열렸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비기너스 럭이 늘 있는 이유는 상승장에 너도나도 들어가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상승장이니 뭐라도 사면 처음에는 수십% 수익이 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늘 파티가 끝날 때는 못 나오고 고점에서 물을 탑니다. 멘털과 스킬, 시장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기 때문에 수익을 간직하지 못합니다. (제시 리버모어의 말대로 간직하는 것이야 말로 진짜 실력입니다.) 장기간 고점에 산 주식은 물려있으면서 비자발적 장기투자자가 되고 마음고생하다가 본전이 오면 파는데 그 부분이 바로 강세장 초입입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스토리일 수도 있습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불안하게 장님 코끼리 만지듯 여기가 어딘고... 하면서 버블 낀 주식을 사면서 다 털리기보다는 정말 폭락장에 헐값에 사서 다시 본전에 가기 여간 어렵다 싶을 정도의 평단을 만들어 단단한 수익을 얻길 바랍니다. 이것은 버핏이 말하는 경제적 해자보다도 더 강력한 이익을 보장합니다. 거의 100% 수익이나 다름없습니다.




대공황 시절이나 지금이나 광기는 여전합니다. 아까 저녁에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었는데 5명의 30대 중반쯤 되는 친구들이 주식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미국과 한국 주식을 이야기하는데 아침 8시 40분부터 가슴이 두근거리고 돈을 좀 구했으면 좋겠다 등등의 이야기, 이걸 끊을수가 없겠다는 이야기도 간간히 들렸습니다. 최첨단의 시대지만 투기는 반복됩니다. 그 끝을 생각하면 미리 가슴이 아플 뿐입니다.



피라미딩에 대해서는 저도 좀 아이디어를 갖고 있습니다. 100년이 넘은 매매기법이고 제가 처음 주식을 하던 19년전이나 입사를 했던 14년 전 신입사원때도 피라미딩은 인구에 회자되던 방법입니다. 대략 이번달 말쯤에 관심종목을 정해 파일럿을 보낼까 합니다.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소액 100만원씩 40종목 정도를 소액으로 파일럿 보내고 추이를 지켜보는 것을 고려중입니다. 각자 매매 스타일이 있겠지만 1주씩이라도 보내놓고 관찰을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불타기의 피라미딩이라기 보다는 역 피라미딩의 관점으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종목들마다 발을 담그고 관찰하면 또 뭔가 투자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종목을 공부하는데 몰입도도 더 올라갑니다. 





- 폭락 시 메뉴얼





폭락 시 주식은 집과 차를 팔아서 사라. 장기까지 팔아서 사라. 무자비하게 사라. 기회는 흔치 않게 온다.



폭락 전에 국가의 통화스왑 같은 가용 대출처 확보. 마통이든 돈을 빌리든.




포트폴리오는 미리 짜 놓고 있어야 한다. 뭘 살지 몰라 허둥거리면 안 된다. 살 종목들을 1주씩 사놓는 것도 영리한 방법이다.(피라미딩 응용)




포트폴리오는 특정 섹터에 치우치면 안 된다. 어떠한 섹터는 올라올 수 있고 어떠한 섹터는 못 올라올 수 있다. 여러 섹터를 골고루 사야 한다. 중요한 것은 최대한 사야 한다. 섹터별로 롱텀으로 올라올 수도 있고 숏텀으로 올라올 수도 있고 다음 폭락장까지 계속 끌고 가야 하는 것도 있다.




물론 앞으로 어려워질 기업의 주식은 제외하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업계 1 등주를 산다. 위기를 통해 업계 지배력이 올라온다.




폭락과 반등이 거듭되는 장에서는 단타 치지 마라. 변동성이 커서 단타 치기 쉬운데 그러다가 타 죽는다. 숏티지 말고 그냥 매수한다. 손절은 없다. 물량을 뺏기지 말라. 매매하다가 타이밍을 놓치면 양방으로 다 터진다.




10% 하락 시마다 보유 현금의 33%씩 분할 매수한다. 10%대의 조정은 매년 있다. 최저점에 몰빵 하겠다고 하면 기회를 놓치기 쉽다. 30%대의 폭락은 역사적인 순간이다.  10% 하락 시 보유 현금의 매수분이 33% 일지 50% 일지 20% 일지는 물론 융통성은 본인의 역량과 원칙에 따라서 한다.




현금이 전혀 없는 주식비중 100%는 폭락 최저점 시에나 가능하다. 개미들이 망하는 이유는 늘 주식비중이 영끌하여 150%  200%다. 롱숏을 할 정도의 실력이 아니면 주식과 현금의 자산 배분으로 남들이 버는 강세장에는 남들만큼 벌고 폭락장에서는 남들보다 덜 깨져야 한다는 하워드 막스의 말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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