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 투자 일지

19 년간의 주식투자의 여정

by Jeremy Yeun

2/8 독거 투자 일지 - 아크 인베스트먼트와 차화정 시대의 자문사랩은 과연 같은 운명일까?



한국에서는 1999년~2000년 바이 코리아 펀드가 런칭하면서 시장의 주도 세력이 되었다. 그 당시 외환위기로 인해 코스피지수가 270까지 떨어졌을 때 "지금 주식을 사면 여러분 모두 부자가 되고 2005년엔 코스피지수가 6000까지 갈 거라면서 돈을 쓸어 담았다. 일본의 통신 회사인 NTT보다도 작은 코스피 시총을 이야기하면서 우리가 이런 수준이냐며 반일 감정과 애국심 마케팅도 개인들에게 먹혔다. 두 달도 안되어 5조가 유입되었으나 엄청난 열풍이긴 했다. 20년 뒤인 현재 주식형 펀드 시총이 대략 30조 원 수준일 테고 그 당시는 외환위기로 만신창이가 된 대한민국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다가 IT버블이 끝났고 99년 100% 수익에서 -77%라는 엄청난 손실로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2009년 말에 이 펀드는 10년 수익률이 329%였다. 111년간 330% 상승이면 매년 14,5%씩 상승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바이코리아 펀드는 2001년 -77%라는 손실이 난 상태에서 출발했으니 얼마나 큰 수익이 났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펀드 잔고는 전성기의 1%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상위 1%만이 이 펀드를 들고 있으면서 큰 수익을 낸 것이다.




2010 ~ 2011년에는 차화정 장세를 따라 자문사랩이 잠시 흥했다가 망했다. 펀드가 잘 되려면 주도주가 있어야 하는데 시류를 잘 타긴 했다. 그리고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글로벌 경제가 정상화되면서 주식시장도 회복이 되었던 점도 그 이유다. 기저 효과도 좋았고 주식을 사는데 부담이 없는 시기이기도 했다.



아크 관련하여서는 예전에 차화정 시절의 자문사 랩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다. 일단 포지션이 오픈이 되어있고 이를 추종하는 이들도 많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격을 받으면 망할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자문사 랩이 망한 이유가 공격을 받아서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자문사랩이 망한 이유는 운용스타일의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 차화정이라는 시클리컬한 주식들의 몰빵 및 하락 때문이었다. 이들이 재빠르게 포트를 교체하거나 현금이나 채권으로 자산 배분을 했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차화정이 올라왔던 이유는 중국의 고성장으로 인한 중간재 수요 폭등과 가격 상승, 유가 고공행진, 그리고 일본의 쓰나미로 인한 일시적인 자동차 업계의 어려움이 큰 영향이었다. 이에 일본은 아베의 3가지 화살로 인한 무제한 양적완화로 초 엔저로 가격 경쟁력을 회복하고 유가는 다시 하락하면서 큰 사이클이 하락한다. 중국 역시 자국의 중간재 산업들을 키우고 설비 증설을 미친 듯이 하면서 한국의 영향을 벗어나기 시작했다.(물론 미국 신용강등과 남유럽 위기 같은 일시적인 체계적 위험도 있었다) 결국 자문사 랩들은 거대한 수익률과 몰려드는 위탁자금에 취해 '매도시점'을 놓쳤다고 보면 된다.



사실 미국에서는 대략 1조 원 이상의 주식을 굴리는 이들의 포트폴리오를 미 당국에 분기별로 보고하도록 되어있다. 이미 시장에 영향을 주는 이들의 포트가 공개되어 있다. 종목들을 열어보면 대부분 대형 우량주들이다. 분기별로 보고하지만 그 종목들의 변화도 별로 없다. 하지만 이들은 가지고 어떻게 사고팔면서 비중 조절을 하고 현금이나 채권으로의 자산배분이 얼마나 되는가에 따라서 '운용 능력'과 수익률이 좌우되긴 한다. 얘를 들어 지난 40년간 금융위기는 3번이나 피해 간 하워드 막스의 경우는 2008년 폭락 전에 미리 2005년부터 시장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현금비중을 늘려가기 시작했다. 매크로를 보는 신에 가까운 버핏이야 말할 것도 없다.



아크가 미는 종목들은 미들캡이나 스몰캡이 많기는 하나 각자의 플랫폼과 기술 장악력, 그리고 기업의 초기 단계에 있다는 점이 자문사랩과 다르다. 그들의 운용전략 자료인 Big Idea 만 보더라도 고성장 산업에 초기 단계에 있는 종목들이 많다. 그리고 테슬라 같이 비중이 큰 종목들은 이미 라지캡이 된 경우도 많다. 누군가가 공격을 하며 좌우할 수 있는 주식들이 아닌 셈이다.



그리고 나처럼 포트의 50%가 아크 검증이 끝난 종목들로 채워진 경우처럼 이것을 추종하는 글로벌 개인 및 기관들의 비중이 예전과 다르다. 이미 20년 전 로버트 쉴러 교수는 '새로운 금융 시대' - 개인투자와 세계 경제의 흐름을 바꿀 금융의 미래라는 책에서 개인투자자가 주도세력으로 나설 가능성을 설파했다. 한국 주식시장만 하더라도 결국 개인과 외국인이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고 기관은 점점 시장에서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일단 투신 같은 경우는 개인들의 어마어마한 펀드 환매 때문에 운용이 쉽지 않다. 내가 직접 운용하겠다는 개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크가 과연 단기적인 트렌드에 지날지 아니면 현재 40조 원대의 운용 규모가 400조 원대의 규모가 되고 추종하는 자금은 더 클지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후자를 택하고 싶다.



또한 월가에서야 서로 물고 뜯고 찌르는 것이 일상이긴 하다. 등에 칼 꽂는 것도 흔하다. 하지만 아크는 테슬라와 같다. 신봉자들이 너무나 많다. 글로벌 팬덤이다. 테슬라에 공매했던 이들을 생각해보자. GME에 공매했던 이들을 생각해보자. 생각의 전환이 없다면 올드패션에 머물 수 밖에 없다. 자문사랩을 추종하는 이는 한국개인들이었지만 아크를 추종하는 이는 한국과 미국의 개미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에는 한국보다 돈이 훨씬 더 많은 1억 7천만명의 개미(부추라고 일컫는)가 있다. 조그마한 헤지펀드들이 덤볐다가는 타버릴 정도의 기금급의 화력이 있다.



테마가 산업이 되면 주가는 10배 간다. 이 이야기는 내가 여의도에 처음 발을 담갔던 십수 년 전에 들은 이야기다. 그게 테마에 머물러 다시 주저앉든 산업이 되는지는 봐야 한다. 확실한 것은 현재 기술의 발달은 예전보다 훨씬 단단해졌으며 기업들 역시 예전 IT버블 때와는 비교가 안 되는 위용을 갖췄다는 점이다. 그때보다 기업과 투자자들의 성숙도는 더 올라간 느낌이다. 내가 처음 주식을 시작한 20년 전의 주식시장은 도떼기시장처럼 중구 난망의 시장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바이오 공부를 위해 원서를 펼치고 스터디 그룹을 하고 전 세계인들과 채팅창으로 정보 교류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월가 혹은 여의도 증권가와 개인들의 정보 격차 역시 어마어마하게 줄어들었다는 데에 의심의 여지는 없다.



작년 폭락장에서부터 현재까지 주식시장은 개인들이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작년 30조 원 이상을 팔아댔고 기관들도 팔아댔으나 개인들이 그 물량을 받아내면서 시장을 들어 올렸다. 물론 시장의 과열과 버블로 이어지는 단계에서의 개인들은 좀 더 다른 개인들이다. 좀 더 투기적인 이들이 들어온다. 현자가 시작한 일을 바보가 마무리하는 격이다. 그리고 그 사이클은 늘 우상향이라는 큰 사이클 위에서 코스톨라니의 개처럼 반복된다.




세상이 변하고 있는 것은 맞다. 점점 인류는 평등해져 가고 있으나 부는 양극화되어가고 있고 노동으로부터 멀어지고 있으나 정신적인 분야로의 이동은 가속화되어간다. 투자의 세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기는 하다. 그것이 봄바람인지 태풍이 오기 전의 바람인지는 잘 모르겠다.




결론은 아크는 그저 시대의 흐름에 순응하는 일개 펀드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세상의 흐름을 잘 파악한 영리한 집단이기도 하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듯 그들의 선구안에 숟가락을 얹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물론 해당 분야와 기술 그리고 기업에 대한 철저한 분석은 내가 벤츠 한 대를 살 때의 고민보다 더 많이 해야 한다. 그러한 좋은 종목으로 100%씩 두 번 하고 또 다른 사이클에 100%를 더 하게 되면 내 자산에 0 이 하나 더 붙어 인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10년을 투자한다면 충분히 당신에게 일어날 일이기 때문이다.





독투에서는 단톡 방을 개설하여 매주 한 권의 책을 읽고 금요일마다 서평을 나눕니다. 11월 초 개설 이후 걸어온 길은 아래와 같습니다. 카톡 jujunete 추가를 하시면 절차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독거 투자일지 투자 전략실



1주차 윌리엄 오닐의 최고의 주식 최적의 타이밍

2주차 앙드레 코스톨라니

3주차 피터 린치의 월가의 영웅,

4주차 시장의 마법사들

5주차 필립피셔

6주차 하워드 막스

7주차 셰일 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

8주차 제시리버모어

9주차 금융위기 템플릿 1부

10주차 포트폴리오 공유

11주차 금융위기 템플릿 2부

12주차 문명의 붕괴 - 제러드 다이아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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