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불공정행위 철퇴에 식자재유통사 ‘好好’[인더뉴스 권지영 기자]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행위를 일삼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를 정비하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공정위는 지난달 피자·치킨·제빵 등 외식업종 50개 가맹본부의 필수 물품 구입 강제 관행에 대해 일제 점검을 진행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그동안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친인척 등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가 납품하는 식자재 및 일회용 재료를 비싼 가격에 팔아 부당하게 이익을 챙겨 왔다. 공정위는 이 같은 불공정행위에 대해 전수 조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이번 공정위의 규제 강화 카드가 식자재유통 업체들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불공정행위에 대한 공정위의 규제 강화 카드가 향후 식자재유통 시장이투명해지는데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대기업 식자재유통사에겐 새로운 시장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달 18일 건전한 가맹 시장 조성을 목표로 한 '가맹분야 불공정 관행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가맹본부의 불공정 관행 때문에많은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데,이를 막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친인척 등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가 납품하는 재료를 비싼 가격에 팔아 부당 이익을 챙겨 온 곳이 많았다. 맛이나 서비스의 통일 유지 등을 이유로 공산품이나 일회용품 등도 시중보다 30 이상 비싸게 가맹점주들에게 판매해 온 것이다. 현재 공정거래법 위반과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미스터피자의 정우현 MP그룹 회장이 대표적인 예다. 검찰에 따르면 정 회장은 2005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가맹점에 공급하는 치즈 유통단계에 자신의 동생이 운영하는 회사를 끼워넣어 이른바 '치즈 통행세'를 받았다. 가맹점주들은 10kg 기준 정상 가격이 7만 7000원짜리 치즈를 9만 2000원에 구매해 왔다. 시중가보다 무려 1만 5000원이나 뻥튀기한 가격인 셈이다. 미스터피자를 비롯해 현재 피자헛, 피자에땅, 신선설농탕, BBQ등도가맹본부의 갑질 논란을 겪고 있다. 분식 프랜차이즈 바르다김선생의 경우도 가맹점주들에 쌀과 김 등 식재료를 시중가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바르다김선생 가맹점주 110여명은 점주협의회를 구성해 피해를 호소하며, 가맹본부 측에 구조 개선을 요구 중이다. 공정위가 지난달 불공정거래 관행 근절 방안을 발표한 이후프랜차이즈 업계는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BBQ는 최근 닭고기,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소스 파우더 등 맛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재료를 제외한 나머지는 가맹점주의 자율구매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이에 따라 국내 식자재유통을 담당하는 업체에 '파란불'이 들어 왔다. 식자재유통은 음식점이나 프랜차이즈, 급식소 등 외식업체에 채소와 달걀, 고기 등 음식 재료를 공급해주는 사업이다. 과거 대형 프랜차이즈 식자재유통 진입장벽은 매우 높은 편이었다. 프랜차이즈 업계 대부분은 가족 회사 등이 수 백개가 넘는 가맹점의 식자재 납품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해 다른 유통업체가 끼어들 틈이 없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향후 프랜차이즈 업체의 가족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등이 해결되면 식자재유통의 신시장 활로를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시장 질서가 확립되면 식자재유통을 담당하는 업체에겐 영업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대기업 식자재유통사담당자는 “프랜차이즈 업체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것은 과거에는 '쳐다 보지 못할 산'일 정도로 뚫기 어려운 시장이었다”면서 “식자재를 납품했던 업체의 계약을 다시 체결해야 하는 경우 우리에겐 새로운 영업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과거 프랜차이즈 업체가 대기업 식자재 유통업체로 중간에 바꾸는 전례가 없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한다는입장도 있다. 또 다른 대기업 식자재유통사 담당자는 “식자재 품질이 좋으면서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해 신시장 활로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식자재별로 담당하는 각 영업팀에서 전략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식자재유통 시장 규모는 100조원이 넘는다. 대부분 개입 사업자나 중소 유통업체로 구성돼 있으며, 대기업 유통사의 점유율은 15 정도다. 대표적으로 CJ프레시웨이, 삼양사, 대상베스트코, 아워홈, 엠즈푸드, 아모제푸드시스템, 풀무원 푸드머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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