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인생금융전문가’가 아쉬운 몇 가지 대목[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삼성생명이 ‘인생금융전문가’라는 브랜드를 론칭하며 전속 보험설계사들을 금융전문가로 양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안팎에서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무엇 때문일까?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대표이사 김창수)은 지난 7일, 자사 보험설계사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인생금융전문가, 삼성생명 FC’라는 브랜드를 론칭했다. 삼성생명이 말하는 인생금융전문가란 ‘보험부터 종합자산관리까지 고객 인생전반에 걸친 금융라이프를 함께 책임지는 전문가’를 의미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브랜드 론칭 이유를 “보험업계를 비롯한 전 금융권 속에서 설계사의 위상을 새로 구축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설계사 브랜드 론칭을 위해 지난 2월부터 임직원과 FC 5000여명과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까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이번 인생금융전문가 브랜드 론칭은 기존 설계사들의 사기를 독려하고 설계사에 대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추진한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도 설계사들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고, 이미지 개선에 나서는 일을 두고 왈가왈부하는 일은 분명 온당치 않은 면이 있다. 하지만, 이번 삼성생명의 ‘인생금융전문가’라는 브랜드에 대해서는 몇 가지 점에서 아쉽다는 지적이 보험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먼저, 보험과 보험설계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정면 돌파하려는 모습은 없고, 어떻게든 우회해서 비껴가려고만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를 선도해 나가야 할 1등 보험사에게서 기대되는 모습은 결코 아니라는 것. A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설계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나빠지자 나온 말이 FC, FP 등과 같은 영어식 표현과 재무설계사·자산관리사 등의 애매모호한 호칭이었다”며 “이제는 이런 대체 용어도 효과가 떨어지니 인생금융전문가라는 말을 만들어 내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생명보험업계는 리딩 업체인 삼성생명이 뭔가를 시도하면, 다른 보험사들은 비슷하게라도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로 알려져 있다. 보험업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인식 개선을 바라는 업계 관계자들 입장에서는 삼성생명의 이번 정책이 전혀 달갑지 않다. 또한, 설계사 브랜드 론칭 이전에 설계사들이 금융전문가로서의 역량을 갖추는 것이 먼저라는 의견도 있다. 예를 들어 최소 국내 재무설계 공인 자격인 AFPK나, 더 나아가서는 국제 자격인 CFP 정도는 따고 나서 금융전문가로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물론, AFPK나 CFP 같은 자격증이 한 사람의 금융에 대한 전문성을 온전히 대변할 수는 없다. 자격증이 없는 전문가도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금융전문가라는 호칭을 아무나 쓸 수 있게 내버려두는 것 보다는 일정한 기준이 있는 게 더 낫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마지막으로는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요즘은 SNS에 재무상담을 해 준다는 글을 보고 만났다가 보험 영업을 당하는 젊은이들의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금융전문가라는 말도 소비자들을 헷갈리게 만드는 데 안성맞춤이라는 지적이다. 재무상담 받으러 나갔다가 곤욕을 치렀다는 한 대학생은 “괜히 아까운 시간만 낭비하고 속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재무설계사나 금융전문가 같은 말 보다는 차라리 보험설계사라고 떳떳하게 밝히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 더욱 신뢰가 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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