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 최고 인기 드라마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다가, 9화에 나오는 대한민국의 어린이 교육 문제에 대한 생각을 적어본다.
"아이들은 지금 당장 놀아야 한다."
드라마 우영우에 나오는 어린이 해방군 선언의 첫 번째 문장이다. 드라마 우영우 9화에서는 아이들이 빠듯한 학원 시간 때문에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는 모습, 과도한 학습량에 괴로워하는 아이의 모습, 등 을 보여주며 현재 우리 사회의 교육에 분명한 문제점이 있음을 시사한다.
개인적으로 우리 사회의 교육에 분명한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일부 아이들은 노는 것보다 공부하는 것을, 책을 읽는 것을 더 좋아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 일부 아이들에게는 이 말이 일종의 강요와 압박이 되어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우리 사회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학생의 능동성을 줄이고 수동성을 대폭 증가시키는 교육 방식, 그 교육 방식을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에 있다. 우리 사회의 교육은 어릴 때부터 아이들이 스스로 흥미와 적성을 찾아나갈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 일률적인 과목들로 이루어진 수업들을 아이들에게 강요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빠르면 유치원 때부터 부모의 강요로 국어, 수학, 영어 학원을 다닌다.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무엇을 배우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조차 모르는 상태로 아이를 학원에 보낸다. 아이 또한 자신이 무엇을 배우는지, 좋아하는지 모른 채 시키는 대로 자신에게 부과된 숙제를 하고 수업을 듣는다.
이러한 기행의 바탕에는 기이한 사회 분위기가 존재한다. 이 사회에서는 정해진 공부를 하지 않는 아이를 이상하게 여긴다. 어찌 보면 자신의 꿈을 찾아가고 있을지 모를, 운동장에서 하루 종일 축구공을 차고 있는 아이, 매일같이 노래방에 가는 아이를 꼴통 취급한다. 초등학생이 중등 과정을, 중학생이 고등 과정을 모르면 멍청한 아이가 된다. 어긋난 사회 분위기가 잘못된 행동의 시초가 되는 것이다.
당장 내가 조교로 일하고 있는 학원에서도 위와 같은 방식과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학원에서는 모든 학생들에게 일률적인 과제를 제공한다. 학생들은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단어장을 통으로 외우며, 문장과 문장의 해석을 그대로 외운다. 단어 간의 연관성이나 문장의 형식과 구조 따위는 궁금해하지 않는다. 정해진 시험과 시키는 숙제만 어찌저찌 해결하면 되니까. 이들에게서는 능동적인 사고와 행동을 기대할 수 없다. 또한 정해진 시간 내에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 학생의 친구들은 그 쉬운 걸 다 못하냐며 뒤쳐진 친구를 핍박하기도 한다. 우스갯소리였을지도 모르지만, 왠지 모르게 찝찝하고 불쾌한 느낌이 들었다.
아이들은 강압적인 교육과 학습 분위기 아래에서 수동적인 인간으로 성장한다. 시키는 대로, 정해진 대로 행동하는 것에 익숙해지면서 능동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능력은 퇴화된다. 능동성은 줄어들고 수동성이 증가하는 것이다. 수동적인 인간으로 성장해버린 학생들은 주변인들로부터 정신적으로 독립해야 할 어른이 되어서도 독자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자신이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해야 할지, 무엇에 대해 더 깊게 배워나가야 할지 알지 못한다. 자신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왜 이 학교를 다니는지, 어떤 회사를 가고 싶은지. 생각하고 고민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을 잃어버리고 삶의 방향성을 잃는다. 이미 삶의 상당 부분을 보낸 어른이 되고 나서야 내 삶과 행동에 대해 스스로 숙고하는 과정을 가지게 되면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토록 능동성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러한 능동성은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길러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어린 나이부터 본인만의 뚜렷한 주체성과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아이들이 스스로 관심과 흥미를 가져 자신만의 분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자유로운 환경과 분위기, 아이가 능동적으로 선택한 분야에 대해 깊이 있는 배움과 탐구를 할 수 있도록 부모들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은 말 그대로 입시를 위한 교육, 좋은 점수를 위한 교육에 국한되어 있다. 더 나은 교육과 사회를 위해 개인, 사회, 국가 모두의 노력이 간절히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의 교육이 하루빨리 올바른 방향성을 찾고 나아가길 바라고, 나 또한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