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읽은 덕질 에세이

정지혜, 『좋아하는 마음이 우릴 구할 거야♥』

by 제르넨
9791160803785.jpg 출처: 교보문고


★★★★★




2023년 10월, 대학 도서관에서 처음 알게 되어 읽게 된 내 인생 첫번째 덕질 에세이. 덕질 관련 책의 첫번째는 이 책이 아니라 2023년 1월에 작은 도서관에서 발견해서 읽은 차민주의 『덕후와 철학자』다. 『좋아하는 마음이 우릴 구할 거야♥』는 아마 도서관의 책들을 둘러보다 우연히 발견해 잡은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나는 이 책의 저자인 정지혜 작가님처럼 아이돌 덕질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어쨌든 가수 덕질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은 공통점이다. 적극적으로 덕질하는 것도 아니라, 그저 집에서 노래 듣고 헤헤 웃고 영상 보고 박장웃음을 할 뿐이지만 가수를 비롯해 게임, 캐릭터 등 많은 것을 좋아하는 낙천적 성향이 강한 사람이다.


"2017년 여름, 저는 마음을 크게 다쳤습니다. 한 번 상처 입은 마음은 작은 일에도 쉽게 덧났습니다. 곪을 대로 곪은 마음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하던 일까지 그만두었지만 회복은 더디기만 했어요. 그때 저를 구한 건은, 어이없게도 '아이돌 덕질'이었습니다.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위로 받고, 그들이 출연한 예능을 보며 걱정없이 웃고, 공연을 보기 위해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같은 팬이라는 이유만으로 새로운 사람들과 친구가 되고…. 그러는 동안 저도 모르게 새 살이 돋고 있었습니다." - p20


작가님이 아이돌을 덕질하며 다친 마음을 치유했다고 하는 구절. 덕질이 마음을 치료하는 힘은 생각보다 강력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많이 공감했고, 동시에 3가지 이야기가 떠올랐다.


첫번째는 게임 캐릭터. 이 책을 읽던 당시의 프로젝트 세카이 일본판은 시노노메 아키토를 주인공으로 한 이벤트가 진행 중이었다. (지금은 사정상 접었지만 아직도 캐릭터를 좋아합니다.) 나의 최애 캐릭터 중 한 명인 아키토가 바로 아티스트 KEN를 동경하며 음악을 시작한 고등학생이었다. 원래 초등학생 때까지 축구를 하였고, 축구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어중간하지 않게 대한다고 생각했지만, 상대 팀의 스토익함에 벽을 느끼고 자신은 그 동안 어중간하게 대했다는 것을 느끼고 결국 좋아하던 축구를 그만두고 말았던 소년. 그 소년이 음악을 만나면서 2025년 현재 스토리에서는 1차 목표를 뛰어넘고 그 다음을 위해 미국 경험을 하게 되었다.


두번째는 우리 엄마의 이야기다. 내가 14살 때 우리 엄마는 당시 마음에 상처를 많이 입어 현재 회상하실 때 우울증 같다고 할 정도의 상처를 받으셨다고 한다. 그런 엄마가 우연히 슈퍼스타K를 보시게 되면서 마음의 위로를 얻으셨다고 한다. 비록 그 대상의 논란으로 더 이상 좋아할 순 없게 되었고 무려 우리집 금기어가 된 수준이 되어버렸지만, 그때 당시 엄마의 마음을 치료했던 것은 분명히 그 인물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마지막 세번째는 바로 내 이야기다. 부정적인 것들을 회피하는 성향이 강한 나에게는 딱 하나를 빼면 탈덕이라는 것을 경험한 적은 없다. 2023년 7월 이전까지만 해도 언젠가 장르 하나 정도는 탈덕하는 순간이 올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프로젝트 문이 될 줄은 몰랐다. 동생이 그림 전공을 생각해서 그런가 다른 거는 넘어가도 이것만큼은 절대 넘어갈 수 없다고 생각해 탈덕했다.


"행복해지는 방법은 간단해요. 좋아하는 것을 더 자주 하고 싫어하는 것을 덜 하면 됩니다." - p3


지금은 담담하게 쓸 수 있지만 독서를 매우 싫어하던 나에게 독서의 맛을 알려준 장르였던 지라 계속 그 장르가 생각나서 너무 힘들었다. 이 책을 처음 읽을 당시(2023년 10월)만 해도 탈덕 이야기에 별 생각을 못했던 이유도 이 때문인 것 같다. 이를 극복한 해결책은 바로 '다른 것에 더 집중해서 더 사랑해주자'였고, 대학생 때부터 좋아하던 게임인 '세븐나이츠'에 다시 집중하기로 했다. 물론 태생이 남초 게임인 만큼 이쪽도 일명 손가락 논란에 휘말려 논란 장르가 되었지만, 사랑하는 정도가 너무 높아서 욕하면서도 헤어나올 수 없는 (나에게) 마성의 장르. 그렇게 6개월 정도가 지나자, 더 이상 힘들지 않았다. 그 사이에 책을 더 읽어나가다 보니 프로젝트 문을 독서 입덕을 만들어준 장르였던 걸로만 남길 수 있게 되었다. 이 책도 그 6개월 사이에 읽었던 책 중 하나다. 프문 너네가 아니었으면 이상의 『날개』를 이렇게까지 사랑하지 않았을 거야.




2025년 08월 27일, 재독 중에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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