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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아트 : 대중문화와 UI/UX

대중문화와 UI/UX

by jeromeNa

고급 레스토랑의 메뉴판은 종종 어렵다. 프랑스어로 된 요리명, 복잡한 설명, 생소한 재료들이 나열되어 있다.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 해석이 필요하고, 서버에게 물어봐야 한다. 반면 패스트푸드점 메뉴는 누구나 안다. 햄버거, 후렌치프라이, 콜라. 사진을 보면 바로 알 수 있고, 어떤 맛일지 예상할 수 있다. 고급스러움보다 친숙함이 더 강력한 소통을 만든다.


UX/UI를 배우는 초심자들은 독창성에 집착한다. 남들과 다른 독특한 인터페이스, 혁신적인 상호작용, 새로운 디자인 패턴을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사용자는 학습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미 익숙한 방식으로 목적을 달성하고 싶어 한다. 경험이 쌓일수록 좋은 인터페이스는 익숙한 인터페이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익숙하다는 것은 평범함이 아니라, 사용자의 기존 경험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완결성이다. 마치 누구나 아는 제스처와 아이콘이 더 빠른 이해를 만들어내듯, 친숙한 패턴은 적은 학습비용으로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한다.


<div class="custom-button-container">
<div class="button-wrapper">
<span class="button-text">클릭하세요</span>
</div>
</div>


위의 예시는 커스텀 버튼을 만드는 복잡한 HTML 구조이다.


<button>클릭하세요</button>


하지만 가장 익숙한 것은 가장 간단한 것이다. 사용자는 이미 버튼이 무엇인지 안다.


const icons = {
save: "�",
delete: "�️",
edit: "✏️",
home: "�"
};


위의 코드는 아이콘을 정의하는 코드이다. 복잡한 SVG나 이미지 파일 없이도 이모지 하나로 의미를 전달한다. 사용자는 그 의미를 즉시 이해할 수 있다. 오직 "저장", "삭제", "편집", "홈"이라는 개념만 알면 된다.




1950년대, 미국은 전후 경제 호황을 맞았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시대가 열렸고, 텔레비전, 광고, 잡지가 일상을 지배했다. 추상표현주의가 개인의 내면과 감정을 탐구했다면, 새로운 세대의 예술가들은 거리로 눈을 돌렸다. 코카콜라, 캠벨 수프, 메릴린 먼로, 엘비스 프레슬리 - 이들은 모두 대중문화의 아이콘이었고, 동시에 새로운 예술의 소재가 되었다.


영국에서 시작된 팝아트는 미국에서 꽃 피웠다. 리처드 해밀턴 (Richard Hamilton)이 "대중적이고, 일시적이고, 소모적이고, 저비용이고, 대량생산되고, 젊고, 재치 있고, 섹시하고, 눈속임이고, 매력적이고, 큰 사업"이라고 정의한 팝아트는 기존 예술의 엘리트주의를 거부했다.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이미지를 사용함으로써, 예술을 모든 사람에게 열었다.


이전까지의 회화는 숭고하고 영원한 주제를 다뤘다. 그러나 팝아트는 일상을 그대로 끌어와 예술로 승격시키는 행위이다.


AD_4nXdFSluzjBu1tOp0CEOEVcevDQg3VbdS9WlA41MJxlcLKHBSJu0MNeAE5czzR3GhnYhpxHJGOwzteyw7danQP9_y-yFTkajnRisLyNmaR6Ri_oZmrndpO_iNGywdmV7HO5X6QVbRlA?key=GdOjhPNd0mJvh694QQNh9_nX 리처드 해밀턴, <오늘의 가정을 그토록 색다르게 만드는 그 무엇?>, 1956, 콜라주, 런던 테이트 모던


팝아트 선언문 같은 작품으로, ‘현대적인 욕망’의 시각적 해체인 작품이다. 잡지와 광고의 이미지 조각을 통해, 현대인이 소비하는 상품, 신체, 가전, 문화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준다.


AD_4nXd0euaE3OZI1HUNCneT24dN2Ycum866xDz8nIexK4J4Eb2xCgbIRcNQWHesNJdfLh6kyCq3sgT2WvZ-MNDxwnpFbXTFuDbreMIFc8RbnAsKvjS9Vtw_4oV-p79i5zV2QUAGN20RUw?key=GdOjhPNd0mJvh694QQNh9_nX 앤디 워홀, <캠벨 수프 캔(Campbell's Soup Cans)>, 1962, 실크스크린 인쇄, 캔버스 위 아크릴, 뉴욕 MoMA


앤디 워홀(Andy Warhol)은 "대량복제"의 대표 작가로 실크스크린 기법을 활용했다. 실크스크린 기법은 같은 이미지를 반복해서 찍어내며, 대량생산의 미학을 시각화하는 기법이다. <캠벨 수프 캔>은 누구나 아는 일상용품을 32개 연속으로 배열하여, 소비사회의 반복성과 친숙함을 예술로 변환한 대표작이다.


AD_4nXf3MMoSYawdtx7Ly2YR9ffOBPzcCPJu4sXZ-DfjtcSzjrZ8QeDGyCgcEa25O3xGAOfwHOlvIlx_69reqeFVP6mW-C8B_tFNogzg5gWiY088x3y6GLFdXsWlZWB-VrcsaTmLBZlrXA?key=GdOjhPNd0mJvh694QQNh9_nX 로이 리히텐슈타인, 《(Whaam!》, 1963, 캔버스에 유채, 벤데이 도트(Benday dot) 기법, 테이트 모던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은 "만화적 표현"의 대표 작가이다. <Whaam!>은 만화책의 한 장면을 확대하고 벤데이 도트 기법으로 재현한 작품이다. 폭발 장면과 "WHAAM!"이라는 의성어는 누구나 즉시 이해할 수 있는 시각 언어로, 복잡한 해석 없이도 직감적인 충격을 전달한다. - 벤데이 도트 기법은 작은 점(dot)을 규칙적으로 배치하여 색과 음영을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이름은 이 기법을 개발한 “벤저민 헨리 데이 주니어(Benjamin Henry Day Jr.)”에서 따왔다.




팝아트는 해석이 필요 없고, 설명조차 불필요하지만, 그 자리에 친숙함, 즉시성, 소통, 접근성을 남겼다. 팝아트 작품은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보고, 알아보고, 공감하는 회화이다.


워홀은 예술에서 개성, 숭고함, 엘리트적 거리감을 제거함으로써 예술 그 자체를 대중과 만나게 했다. 가장 친숙한 이미지가 가장 강력한 소통이 되는 예술임을 보여준다. UX/UI 역시 가장 좋은 인터페이스는 보이지 않는 인터페이스다. 친숙할수록 강해지고, 직관적일수록 깊어진다. 최고의 사용자 경험이란, 최대한의 배려가 담긴 구조이다.


인터페이스를 직관적으로 만든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이미 알고 있는 방식"을 활용하고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고 "흐름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즉 혁신이 아니라, 친화성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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