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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romeNa Jul 08. 2020

‘평범함'의 단상

평범하게 산다는것

평범하게 산다는 것… 어떤게 평범하게 산다는 것일까? 평범의 기준이 없다. 있다면 개인적인 기준일 뿐이다. 남들이 말하는 평범이 내 평범이 아닐 수 있다. 굳이 평균적인 평범을 생각한다면, 걱정없이 산다는 것이 평범함의 공통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걱정없이 산다는 것… 걱정없이 산다는건 해탈 한 부처님말고는 실현 불가능한 삶이 아닐까. 돈에 대한 걱정, 아이에 대한 걱정, 부모에 대한 걱정, 친구에 대한 걱정, 건강에 대한 걱정, 미래에 대한 걱정, 시험에 대한 걱정, 학교에 대한 걱정, 성적에 대한 걱정, 연인에 대한 걱정, 환경에 대한 걱정, 집에 대한 걱정.. 하물며 만화 속 캐릭터에 대한 걱정까지 오만가지 생각이 걱정으로 가득 차 있다. 


걱정이 없다는 건 온전히 나를 비워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 오로지 나 혼자 있다고 해도 배고픔에 대한 걱정은 존재한다. 완전한 비움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게 아닐까. 


비우지 않고, 필요한 것만, 걱정하지 않을 정도의 필요한 것만 있어도 걱정없이 살 수 있지 않을까. 


사는데 필요한 것 이외에는 대부분 자기 만족이거나, 욕심, 허영이다. 




걱정없는 필요함... 옷의 필요함. 배고픔의 필요함, 사는 공간의 필요함... 의식주다. 의식주에 대한 걱정이 없다면 부자는 아니더라도 평범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문명을 벗어나 자연을 추구한 디오게네스, 속세를 떠나 해탈한 고타마 시타르타, ‘무위자연'의 노자가 아니라면, 의식주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걱정없이 몸에 걸칠 수 있는 옷과 걱정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 걱정없이 살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걱정없이 몸에 걸칠 수 있는 옷은 봄, 여름, 가을, 겨울에 입을 수 있는 옷이 있어야 하고, 양보한다 해도 여름, 겨울만이라도 입을 수 있는 옷이 있어야 한다. 한 계절당 한 벌만 입을 수는 없기에 최소한 번갈아 가면서 입일 수 있는 옷이 필요하다. 옷이 헤지면 구매를 해야하고, 구매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걱정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아침, 점심, 저녁으로 하루 3끼, 가장 간단히 배고픔만 움친다고 해도 음식을 할 재료와 음식을 할 수 있는 도구가 있어야 한다. 이것 또한 돈이 필요하다. 


걱정없이 살 수 있는 공간은 매달 월세나 언제 나가야하는 걱정없는 나만의 집이 있어야 한다. 산골짜기에 들어가서 산다고 해도 그 산골짜기의 대지가 있어야 하고, 아무 산골짜기에 들어가서 산다고 해도 우리나라 어느 곳에나 땅 주인이 있기에 언제든 쫓겨 날 수도 있다. 나만의 집한채에도 돈이 필요하다. 


집이 있다면 물이 나오는 수도가 있어야 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해줄 보일러나 보일러가 사치라고 한다해도 아궁이가 있어야 한다. 집이 있는데 얼어죽으면 집이 있으나 마나이다. 이 모든것에 돈이 필요하다. 




물물교환은 현 시대에서는 택도 없는 생각이다. 의식주. 모든 것에 돈이 필요하다. 그것도 걱정없이 살 수 있을 만큼의 돈은 필수불가결하다.  


내 몸하나 걸칠 수 있는 옷과, 비를 막아줄 천정만 있으면 아무 근심, 걱정없이 살 수 있다는게 평범한 삶인지는 모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여기에 결혼을 하고 자식까지 있으면 이미 평범함이라는 기준은 한 없이 올라간다. 


걱정없이 산다는 기준은 매달 내야하는 월세나 나가야 하는 전세가 아닌 나만의 집이 이어야 하고, 그것도 돈 걱정없이 은행 이자가 없는 융자금 없는 집 한채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1주일에 한번씩은 갈아 입을 수 있는 사계절 또는 여름, 겨울에 입을 수 있는 옷이 있어야 하며, 배부르게는 아니더라도 매일 3끼를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이어야 한다. 또한 각 종 세금도 돈 걱정없이 낼 수 있는 수익이 있어야 한다. 




돈 걱정없다라는 말은 내가 일을 하지 않아도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을 말한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산다면 돈에 대한 걱정은 계속 안고 사는거와 마찬가지다. 월급쟁이도 마찬가지다. 직장을 다니고 있을때는 매달 급여가 지급되니 별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지만, 나이 들고, 결혼하고 아이가 태어나고, 젊은 인재들이 올라오면 내자리가 위태해진다. 


나도 멋지게 퇴사해서 나를 찾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나만의 세상을 위해 무지개 빛 인생을 펴고 살고 싶다. 그런데 그게 평범한 삶으로 이어지는지 궁금하다. 조직에서 나오는 순간 나 혼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동안 회사라는 조직이 했던 일을 이제는 나 혼자 해내야 한다. 


퇴직금을 받더라도 그 돈을 다 쓴 이후에는 다시 돈에 대한 걱정으로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어떻게 해서든 회사에 오래토록 붙어있으라는 것은 아니다. 퇴사를 하더라도 준비된 퇴사를 해야야한다. 회사에서 시키는 일만 기계적으로 해서는 나와도 나만의 세상을 구축하는 것보다 이미 구축되어 있는 세상을 따라가기에 바쁘다. 회사에서 시키는 일과 이미 구축된 세상을 따라가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더 힘들다고 본다.


회사에서 수동적이면 나와서도 수동적이고, 돈도 수동적이 되기 쉽다. 어느 것에나 적극성을 가지고 임하는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 적극적인 것과 오버하는 것은 근본부터 틀리다. -  




나도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갈길이 너무나 멀게만 느껴진다. 내 집 한채를 사려고 발버둥을 쳐도 집값은 한 없이 올라가고 있다. 서울내는 포기하고 지방으로 알아보더라도 부동산을 잡는다고 정책을 내놓는 바람에 지방이 덩달아 더 뛰어버리는 기이현상이 벌어진다.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한 첫 걸음 마저도 안되는 현실에 좌절되지만, 좌절한다고 달라지는건 아무것도 없다.... 


평범하게 산다는건 가장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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