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필요에 의해서 창업하고 처음 몇 년은 바빴다.
바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해야 할 일이 항상 지금 당장 있었다. 자고 일어나면 어제 못 끝낸 것이 기다리고 있었고, 그것을 끝내기 전에 새로운 것이 들어왔다. 그 흐름 안에 있으면 생각이 필요 없었다. 다음 할 일이 생각을 대신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멈추게 되었다.
큰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특별히 힘든 날도 아니었다. 그냥 저녁에 혼자 앉아 있다가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나는 지금 무엇을 원해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답이 바로 나오지 않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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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할 때는 알고 있었다.
아니, 안다고 생각했다.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있었고, 만들고 싶은 것이 있었고, 증명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 그 선명함이 초반의 연료였다. 잠을 줄여도 괜찮았고, 불확실함을 견딜 수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선명함이 흐려졌다. 언제부터인지 모른다. 하루하루는 분명히 살았는데, 돌아보면 무엇을 향해 달리고 있었는지 잘 모르겠는 날들이 쌓였다. 목표는 있었다. 하지만 목표가 내 것인지, 어느새 외부의 기준이 된 것인지 구별이 안 됐다.
매출 목표, 팀 규모, 다음 라운드. 이것들은 숫자다. 숫자는 명확하다. 명확한 것을 쫓으면 방향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그 숫자를 달성하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그다음에 무엇을 원하는가. 거기서부터 흐릿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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