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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rry Apr 26. 2023

유일해서 영원한. 더 퍼스트

알쓸브이- 알고보면 쓸데있는 브랜드 이야기




La Belle Époque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유럽은 전 세계에 구축한 식민지와 산업혁명의 완성을 통해 전에 없던 평화와 번영을 누렸다. 특히 프랑스는 프랑스혁명을 거쳐 보불전쟁과 파리코뮌 사태를 넘기면서 프랑스 제3공화국(Third French Republic) 시기에 정치, 사회, 문화적 변화와 함께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큰 변화를 겪게 되었으며, 이는 1914년 1차 세계대전의 발발 등 이후의 세계사적 사건들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역사적 시기이기도 했다.


이 시기는 당시 파리를 중심으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미술, 음악, 문학,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 변화들이 있었는데 특히 미술 분야에서는 인상주의(impressionism)가 탄생했으며, 오귀스트 르느와르, 에두아르 마네, 클로드 모네, 조르주 쇠라, 에드가 드가, 폴 세잔 등 인상파 화가들이 찬란한 자연과 함께 마지막 남은 귀족과 부르주아의 생활상을 ‘빛과 색채의 인상’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화폭에 담았으며 그 혁신성으로 인해 인상주의를 근대미술의 시작이라고 칭하게 되었다.


증기기관차로 상징되는 산업혁명의 완성과 함께 물자가 넘쳐나고 혁명으로 붕괴된 신분과 식민지로부터 유입된 자본으로 부르주아를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는 한껏 고조되었으며 그 중심에는 세계박람회를 개최한 파리가 있었다. 코르셋을 벗어던진 여성들은 화려해지고 중절모와 슈트 속 댄디한 남성들도 넥타이와 이너패션을 통해 열정을 숨기지 않았다. 몽마르트르의 화가 툴루즈 로트렉의 포스터 속 카바레 물랭루주(Moulin Rouge)에서는 밤마다 프렌치 캉캉이 공연 되었고 파리의 뒷골목은 연인들과 예술가들로 활기가 넘쳤다.


유럽 역사상 40여 년 남짓 전쟁이 없었던 유일한 시기, 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대(La Belle Époque)였다.



벨 에포크의 주역인 인상파 화가들 중 <풀밭 위의 점심식사(1863)>, <피리 부는 소년(1866)>등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에두아르 마네의 <폴리 베르제르의 술집(1882)>에 세계 최초의 등록상표(브랜드)가 그려져 있다. 상표를 브랜드(brand)라고 해서 어원을 좇아 가축의 낙인(brandr:태운다는 의미의 노르웨이 고어)을 상표의 근원으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그것은 제조가 아닌 소유의 표시였다. 오히려 이집트나 그리스, 중국 등 고대문명에서 도자기나 벽돌 등에 제조자를 표시한 기호나 도장이 근원적 의미에서는 상표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공식적으로 세계 최초의 상표는 1266년 잉글랜드의 베이커 상표법(Baker’s Marking Law)을 거쳐, 1876년 런던에 세계 최초의 상표등록기관인 영국 상표청(영국 상표 및 디자인 등록청)이 설립되고 같은 해 12월 1일 영국의 바스양조장(Bass Brewery)이 등록한 빨간 삼각형이며 이 상표는 바스맥주(Bass & Co. Pale Ale)에 사용되었다.

더 퍼스트. 

최초는 영원하다. 그것은 온리 원, 유일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의 등록상표인 바스맥주의 빨간 삼각형이 에두아르 마네의 <폴리 베르제르의 술집> 하단 바 테이블의 양 끝 맥주병에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1777년 탄생한 영국 프리미엄 에일 맥주 바스(Bass Pale Ale)는 에두아르 마네, 앙리 루소, 파블로 피카소, 에드가 앨런 포 등 예술가들과 유럽 왕실이 사랑한 맥주로, 현대에는 배우 조지 클루니나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 등의 유명인들이 애용하는 맥주로 알려져 있다. 


상표(brand)는 이름(name)과 형상(design) 두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는데 특허기관(특허청)을 통해 등록을 받는다는 의미는 법적으로 배타적 독점권(나만 사용할 수 있고 누구도 내 허락 없이는 사용할 수 없도록 강제하는 권리)을 갖는 것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상표(브랜드)를 보면 일반적으로 오른쪽 위나 아래에 작은 동그라미 Ⓡ을 볼 수 있는데 이 표시가 등록상표(registered trademark)를 의미하는 Ⓡ이며,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PRADA)>와 국내 닭튀김점 체인 <푸라닭>의 분쟁이나, 1900년 파리세계박람회에서 여행가방 판매를 시작으로 세계시장에 데뷔한 <루이뷔통(Louis Vuiton)>과 국내 개인사업자 통닭집 <루이비통닭(LOUIS VUITON DAK)>의 분쟁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상표권자의 허락(license) 없이는 누구도 유사하게 사용할 수 없음을 법적으로 인증하는 표식이 Ⓡ이다.

Ⓡ이 아닌 TM(trademark)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TM은 특허기관 등록과 관계없이 사용할 수는 있지만 타인의 동일상표 사용을 막을 수도, 먼저 등록한 쪽의 문제제기에 보호받을 수도 없으므로 사실상 의미가 없다.


이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건 로컬 약소 브랜드건 지식재산권 전문가의 다음과 같은 경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작권법이 작동하는 나라에서는 어떤 빌붙음(Borrowing)도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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