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괴롭히는 것은 초파리가 아니라 벼룩파리입니다.

by 서쨍

오늘은 기존에 쓰던 글과 다르게 벼룩파리에 대해 소개하고, 널리 알리고자 한다. 사람들은 여전히 이 벼룩파리를 날파리 중 초파리의 하나로 안다. 하지만 벼룩파리를 안다면, 초파리가 얼마나 천사인지 모를 것이다. 지상 최대의 해충, 벼룩파리를 알아보려 한다.


세상 최고의 모욕이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이 벼룩파리 같은 놈’이다.


벼룩파리로 말할 것 같으면,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날파리(작은 벌레) 중 한 종류이다. 날파리 하면 가장 대표적인 것이 초파리이다. 흔히들 이 벼룩파리를 초파리로 오해하고 초파리 서운하게 초파리를 욕하는 경우가 많다.


벼룩파리와 초파리의 차이는 사람에게 달려드냐 아니냐이다. 벼룩파리는 특이하게도 사람이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가끔 코나 귀에 들어가 문제를 일으킨다. 냄새에도 민감해서, 음식을 먹을 때도 달려들고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으니 대놓고 먹기도 한다. 빛에도 민감해서 어두운 방 안에서 휴대폰을 하고 있으면 득달같이 달려든다.


그러니까 날파리 중에서도 사람에게 달려들고, 음식 먹을 때 알짱거리고, 빛에도 민감하면 벼룩파리이다. 그래도 구분이 어려운가? 그냥 짝짓기 시도 때도 없이 하는 놈들이 벼룩파리이다. 이놈들이 진짜 화나게 알도 많이 만들면서 번식력도 미쳤다.


진짜 지상 최대의 해충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들은 짝짓기 횟수만큼 한 번에 알을 500-700개 가까이 낳는다. 죽을 때의 암컷은 온 힘을 내어 알을 깐다. 이 알은 작고 노르스름한데, 너무 작아서 초기에는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하다. 대신 이 알이 크고 번데기가 되면, 참깨 모양처럼 육안으로도 잘 보인다.

방바닥에 참깨가 있다면, 그건 김밥의 참깨를 떨어트리지 않는 이상 벼룩파리 알일 수도 있다.


갑자기 왜 이 벼룩파리의 이야기를 하냐면, 최근 무척이나 고통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벼룩파리의 시초는 본가에 가기 전 음식물쓰레기통에 제대로 음식물을 치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평소 집을 비우면 무조건 쓰레기,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까지 싹 다 해두고 간다. 그날은 너무 정신이 없었는지 제대로 치우지 못하고 갔었다. 처음 엄마가 이사 온 자취방으로 보러 온 날이었는데, 벼룩파리 여러쌍이 짝짓기를 하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얼마나 부끄러웠던지. 잘 사는 모습을 보이려고 했건만.


그때 이후로 나는 벼룩파리의 번식공격과 이산화 좋아 어택에 맥을 못 추리고 있다.

나와 같은 고통을 받는 억압자들은 여럿이다. 유튜브나 구글링만 찾아보더라도 유튜브에는 전기파리채로 아마도 벼룩파리로 추정되는 놈들을 박멸하는 영상들이 많다. 그 영상들 댓글에는 “가슴 따뜻한 영상 잘 봤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불꽃입니다” 등의 고통받는 자들의 사이다발언이 있다.


심지어 구글링 하다 발견한 디시인사이드의 ‘벼룩파리 갤러리’ 거기서는 벼룩파리로 꽤나 고생한 사람들의 육두문자 욕들이 난무했다. 특히 벼룩파리의 심각성을 모르고 초파리라고 오해하는 것에 대한 분노가 가득해 보였다. 초파리는 그에 비해 천사임이 분명하니까.


세상에 이런 해충이 다 있나. 진짜 내가 겪어본 벌레 중 최악은 쌀벌레였는데, 지금은 일등이 벼룩파리이다. 쌀벌레는 예전에 글로도 쓴 적이 있는데, 다음은 네 놈 벼룩파리이다.

내가 벼룩파리에 대해 잘 알게 된 것도 그들을 박멸하기 위해 엄청난 서칭과 공부를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벼룩파리를 어떻게 없애야 할까?


1. 배수구 하수구 공략하기

-뜨거운 물로 붓기(일주일 한 번씩)

-지퍼백에 물을 넣어서 안 쓸 땐 막기

-방충망 스티커로 막기(그러면 머리카락도 걸러지고 좋다. 하지만 벼룩파리는 원체 작아서 방충망으로도 들어오기도 한다)

-결국 근본적으로 알을 까기 쉬운 배수구나 하수구에 뜨거운 물을 주기적으로 부어 알부터 죽여야 한다.

-락스물을 섞어 붓기는 하수관이 녹을 수 있어 비추이다.

-죽을 때도 알을 낳으니 절대 박멸.


2. 장비사용

-끈끈이가 있다. 끈끈이는 근본적 대책은 해결할 수 없으나, 적어도 눈에 보이는 벼룩파리들을 잡을 수 있다.

*끈끈이는 주로 노란색인데, 벼룩파리가 제일 좋아하는 색이라고 한다. 참고로 진짜 열받게 우리 집 인테리어 메인색은 노랑이다.

-전기채도 있다. 살생유택의 정신으로 최대한 사용하지 않으려 했던 전기채. 거의 전기충격기의 고문느낌으로 잡을 수 있지만, 문제는 잔해가 어디에 남느냐이다. 전기가 몸통 전체를 태우진 않으니, 떨어진 잔해물을 잘 살펴봐야 한다. 애매하게 죽은 암컷은 죽어가면서도 알을 낳기 때문에 면밀히 살펴보고 시체를 처리해야 한다.

-가정용 모기퇴치기: 저녁을 노려라. 혼자 사는 경우 계속 켜두면 화재의 위험이 있으니, 불을 다 꺼야 하는 저녁에 불빛을 좋아하는 벼룩파리의 습성을 이용하여 밝은 빛으로 향하게 만든다. 그 빛은 결국 파국이다. 참고로 최후의 최후로 미루던 이 모기퇴치기도 구입했다. 무려 1+1으로.


3. 국가지원 활용

-친구 중 전문가가 있다. 그 친구 말에 따르면 행정복지센터(옛 동주민센터)에서 em발효액을 무료로 보급한다고 한다. 이 액을 벼룩파리가 있을법한 곳에 뿌리는 것이다. 근원을 없애는 방법이며, 이게 아니더라도 에탄올이나 독한 리스테린 가글액을 물과 섞어도 된다. 그러나 비싼 리스테린으로 박멸하기엔 서민으로서 마음이 아프다. 그러니 동주민센터나 다이소 등을 활용한다.


4. 때려잡기/롤러로 말아 올리기

- 때려잡기는 잘 알 것이다. 난 도가 터서 한 손으로도 박멸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작은놈들은 빠져나가니 더 조심해야 한다. 특히 이놈들 머리가 제법 좋아서 알랑 깔랑 아주 눈앞에서 얄밉게 하니 성질 나빠지기 전에 죽여야 한다. 만약 죽이기를 실패한다면 오히려 너무 집착 마라. 하루 지나고 더 커진 놈을 잡아 족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것이다. 쓰다 보니 용어가 격해져서 읽는 분들께 미안한 마음이다. 하지만 이 정도 읽으셨으면 나와 같은 열받는 사람일 테니 공감하실 수도. 그쳐?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 나의 꿀팁이다. 이건 어느 유튜에도 어느 구글 나무위키에도 나와있지 않다.

우선 단계별로 설명하겠다.

1) 방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을 다 막는다

2) 청소용 롤러를 불끈 쥔다

3) 창문난간에 밝은 스탠드를 비춘다(이때 끈끈이를 스탠드 아래에 같이 두어도 좋다)

4) 불빛을 따라온 벼룩파리를 불끈 쥐고 있던 롤러로 창문을 따라 돌돌 말아버린다

5) 창문에 붙어있던 벼룩파리가 롤러로 말리며 전사하고 만다.

6)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지만 적어도 눈앞의 벼룩파리는 죽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사항 하나 더 전하고 글을 마치려 한다.

짝짓기 하는 놈들 제일 조심해라.

그들을 해치우는 것만큼 급한 일도 없다.

생명은 소중하나, 나 또한 생명으로서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벼룩파리라는 해충을 본능적으로 죽이는 것이니 스스로를 너무 자책하지 말아라.


아쉽게도 아직 브런치에는 벼룩파리를 검색어로 설정할수 없다. 아쉽다. 아쉬워 죽겠다. 벼룩파리의 해로움과 고통을 모든이가 알아야하는데.


벼룩파리 박멸 모임을 원하는 사람이 얼른 행동하여 협회를 만들어주면 좋겠다. 당장 가입할 것이다.

여하튼 이 글이 나와 같은 벼룩파리 피해자들에게 닿길 바란다. YOU ARE NOT AL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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