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이불킥

by 서쨍

자기 전 이불킥을 한 경험이 있는가?

이불킥을 한다는 것 자체가 그날 하루를 돌이켜 봤을 때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순간이 기억나기 때문이다.


나는 이불킥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진정한 자기 성찰의 자세가 되어있다고 본다. 스스로를 돌아볼 줄 아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실수나 민망한 순간 탓에 이불킥을 하기도 하겠지만, 그마저도 나를 돌아본다는 것이다. 과거의 내 모습이 어떠했는가에 대해 말이다.


나 또한 이불킥까진 아니어도 이불에 얼굴을 파묻고 싶을 만큼 부끄럽거나 수치스러운 회고들을 많이 하는 편이다.

특히 나의 부족함으로 인해 생긴 일들을 다시 돌이켜보면 수치스럽고 부끄럽다. 내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돌아보지 않으면 결국 그저 그런 사람으로 애매하게 살 테다. 무엇보다 진짜 부끄러운 건 나를 돌아볼 줄 모르고 그저 그렇게 늙어가는 것이니까.


때로는 나 스스로에 대해, ‘이만하면 괜찮은 사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가장 괜찮다고 생각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한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4대 성인으로 불리는 예수님, 부처님, 공자, 소크라테스. 수 세기를 지나도 그나마 완벽에 가깝다는 성인이 여태껏 4명밖에 없다는 것이 그 증거이다!


그래서 평소에도 나를 돌아보려 노력한다. 당장 나에게 타인과의 갈등이든 뭐든, 정말 아무 일이 없어도 생각해 보는 것이다. ‘내가 지금 이게 맞나?, 놓치는 게 뭘까?’ 하고 말이다. 그럼 분명히 마음에 찝찝한 게 생긴다. 찝찝함이라 함은 무언가 스스로도 부끄럽거나 자꾸 변명하게 되는 요소들이다. 사실 그건 내가 잘 안다.


일례로 최근 나의 직장에서 나의 모습을 돌아본 경우가 있다. 일을 하다 보면 타 부서와 협업이나 지원이 필요한 경우가 종종 생긴다. 이때 타 부서의 일 처리가 미숙한 경우에 가차 없이 비판을 했다. 문제는 타 부서와 전화나 메신저로 소통을 한 다음, 사무실에서 드러내놓고 그 부분을 불만스러움을 한껏 표출했다는 것이다. 물론 해당 타 팀과 사무실이 달라서 타 부서 사람들은 못 들었다 할지라도, 같은 사무실을 쓰는 사람들은 다 들렸을 거다.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일 처리가 답답하면 같이 일하는 입장에선, 화가 날 순 있다. 하지만 그 이후의 대응은 성숙하게 얼마든지 대처할 수 있다. 무엇보다 비난이나 비판은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타인을 지적하는 것이야말로 지혜가 필요하다.

그게 잘못됐다는 것도 돌아보니 생각이 났다. 아, 내가 너무 감정에 앞서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사람이 되었구나 싶어 부끄러워졌다. 그걸 듣는 사람들은 뭔 죄이며, 그 공개적 이야기로 오히려 타인을 더 깎아내린 꼴이었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은 나를 비난하는 부정적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내가 잘했다 생각하지 않는다. 참 왜 이렇게 안일하게 감정적으로 대응했지? 싶어서 부끄러운 마음이었다.


그래서 앞으로 다음엔 그런 일이 생기면 대놓고 욕하기보다 성숙하게 대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우선 감정을 빼고, 내가 생각하는 더 나은 방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일 처리가 미숙할 순 있다. 또 다른 내가 알지 못하는 이유 탓일 수도 있다. 그럼 그 숨은 이유도 찾아볼 필요도 있었다.

무엇보다, 감정적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하지 않기로 했다. 감정적 대응보다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대책을 제시하기로 했다. 불평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으니까. 부끄럽지만 그렇게 해야지 다짐했다. 더 부끄러워지지 않도록.


나를 돌아보는 일을 계속하는 것은 아마 죽을 때까지 해야 할 것이다. 물론 피곤하다. 수치심에 잠 못 이루기도 한다. 그 수치심이란 감정은, 나 스스로의 연약함이나 부족함을 인정할 때 강하게 든다. 그렇다면 그 이후엔 부족함에 대해 어떻게 고쳐나갈까 생각하면 된다. 자아성찰이란 것은 결국 그 과정의 반복이다.


부족함을 계속 다루는 것만큼, 수치심이라는 감정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부족한 자아에 잠식될 필요도 없다. 적정한 자기애에 기반하여, 현재 감당할 수준이면 족하다. 이 각박한 세상에, 나도 좀 쉬어야지.

오늘도 이불킥할 거리를 찾다가 결국 이불킥한 경험을 글로 남기며, 다시 또 그러지 말아야지 생각하는 밤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당신을 괴롭히는 것은 초파리가 아니라 벼룩파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