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지난 2020년 8월 27일에 "작가이면서 인플루언서이기"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한편》 2호 연계 온라인 북토크를 위해 준비한 메모들을 어느 지인의 요청에 따라 하나의 글로 정리한 것이다. 여기엔 북토크 당시엔 시간상의 문제로 생략되거나, 반대로 즉흥적으로 내뱉은 몇몇 말들을 추가했다. 돌이켜보면 불과 3~40분짜리 남짓한 시간의 자리에 이 정도 분량의 "메모"를 들고 간 게 정말 멍청했던 것 같아 후회막급이다. 정리 과정에서 기존의 생각을 '의견답게' 보완하거나 제외한 부분은 있어도 이후에 든 생각을 추가한 부분은 없다. (최근의 뇌과학자들이라면 내 말이 근본적으로 모순된다고 반박하겠지만 여튼) 가령 지금의 시점에서 이 글을 쓴다면 밀리의 서재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빼놓지 않았을 게다. 또한 전반의 구어체와 드문드문 등장하는 비문은 메모 단계에서부터 쓰여진 것이며, 비슷한 주제를 다룬 좀 더 정돈된 글을 읽고 싶다면 문학잡지 《비릿》 4호에 실린 강보원과 민경환의 글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음악웹진 온음의 필진 양소하 씨의 연쇄 인터뷰 기획 '무너지는 아카이브'의 일환으로 진행한 인터뷰 「욕심으로서의 비평」에서 드러낸 많은 생각은 이 글을 정리하면서 떠오른 것들이기도 하다. 달리 말하자면, 저 글과 이 글에서 공통적으로 거론되는 정보의 경우 이 글이 사실에 더 가깝다는 얘기다. 그리고 (6시간 동안이긴 했지만) 선공개된 글을 기꺼이, 약간 무리한 게재 일정에도 불구하고 수용해주신 크리틱-칼 측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