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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냥저냥 ㅏ랑 Nov 17. 2021

<킹덤: 아신전>을 생각하면서 떠올린 것들은 사실


OTT 비평지 《비옽 창간호에 외부 필진으로 참여해 '왕국의 주변을 돌며: 킹덤'이란 특집 기획의 한 꼭지를 맡았다. 내가 쓴 글은 「너무 접촉하거나 너무 떨어지거나, 혹은 ....」이란 제목의 짧은 글로, 여기서 나는 <킹덤: 아신전>을 구심점 삼아 허구에 있어 원전과 파생작 사이에 들어서서 내러티브의 성질을 주조하는 모종의 모델들을 파악하고, 이 모델들과 <아신전>이 당대의 웹소설과 어떤 연관을 맺는지 고찰해보았다. <아신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 오직 이런 측면에서만 그럴 것이다. 아래는 《비옽 창간호의 텀블벅 링크다. 







"앞서 말했듯 <킹덤> 본편에서 아신은 그저 깜짝 등장해 주목을 끌었을 뿐 아직 구체적인 캐릭터성을 부여받지 못했다. 아니, 곧바로 이어진 <아신전>을 염두에 두면 부여받지 않았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게다. 더군다나 아신의 어린 시절이 꽤 오래 제시되어 러닝타임의 절반이 지나고 나서야 우리가 아는 전지현-아신을 만나게 되기에 <아신전>이 오로지 전지현이라는 스타를 위해 기획되고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워지는 것이다. <아신전>은 마치 한참 진행되던 <킹덤>의 플롯을 갑자기 중단시키고서 펼쳐지는 비인칭적 플래시백처럼 느껴진다. 달리 말해, 이 '스페셜 에피소드'는 우리가 아는 게 없는 캐릭터인 아신을 갑자기, 최대한 세세하게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 나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렇게 친절한 프리퀄을 본 기억이 없다."


"드라마/TVA 같은 원전과 극장판/OVA/게임 같은 파생작 사이의 관계에 내러티브의 성질을 주조하는 어떤 모델들이 작동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자. 다만 여기서의 모델은 어떤 형식을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구체적인 장르들의 분류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현행화되는 힘의 모델인데, 후자의 방법을 취해야지만 개별 작품의 의미를 과하게 축소/일반화시키는 오류에 빠지지 않으면서 작품들에 대해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원전과 파생작 사이의 관계성을 '하여튼' 연결로 규정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그리고 <신세기 에반게리온>(1995~1996)을 기준으로 예를 들자면) 수축 연결, 확장 연결, 평행 연결로 도식을 세우고 싶다."


"<아신전>의 내러티브의 성질에 대해 정확히 알기 위해선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릴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더 넓은 생태계 속에, 보다 정확히 오늘날의 웹소설의 흐름과 <아신전>을 대질해보면 어떨까? 사실 <아신전>에 있어 친절하다는 수사는 다른 면에도 적용할 수 있다."


"예컨대 <내 최애는 악영영애>, <문과라도 안 죄송한 이세계로 감>, <데뷔 못 하면 죽는 병에 걸림> 등 장르화된 '회빙환'(회귀, 빙의, 환생) 코드의 인기작들이 이 장르의 클리셰들에 대한 숙지를 독자 앞에 문턱으로 세우는 것을 떠올려보자. 이 문턱은 이전에 '소설'이나 '영화' 앞에 붙던 접두사 '장르'의 그것보다 더 높아, RPG 게임 이후의 판타지 소설에 대한 리터러시가 부족한 독자가 '상태창 UI는 대체 누구로부터 주어지는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는 순간 어떤 대화도 진전될 수 없게끔 만든다. 세계관, 전생을 하게 된 연유, 행위의 개연성에 대해서도 당연히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이런 정도의 문턱이 어째서 충분히 허용되는가?"









~이 아래부터는 글을 읽은 분들을 위한 파편적인 후기~










(공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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