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마당 이야기
산수유 꽃은 달콤하고 날카로운 향기가 났다. 저녁 7시 즈음, 퇴근길, 버스 정류장까지 가는 길에 산수유 꽃 향기를 맡았다. 아직은 캄캄했기 때문에, 담벼락 한쪽의 노란 꽃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꽃은 어두움 속에서 더 눈에 띄곤 한다. 산수유 꽃을 자세히 보고 싶어서, 3월 마지막 주 산수유 꽃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서, 꽃에 바짝 다가갔다. 그리고 향기가 나를 찾아왔다. 달콤하고 날카로운 향기였다.
2022년 3월, 산수유꽃 향기가 각인되는 순간이었다.
나는 이 향기를 기억할 수 있을까? 왜 향기는 향기 자체로 기록될 수 없을까?
그 집은 막 지어진 단층집이다. 바둑판 길 한쪽 편, 나란히 서 있는 세 단층집 중 하나다. 겨울 동안 그 집은 쓸쓸했다. 여기저기 살림도구와 푸른색 비닐과 농기구가 널려 있었다. 1983년부터 지금까지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집이 이제 사라지는 걸까 하고 발을 멈추곤 했다.
노란 산수유 꽃이 피고, 산수유 꽃은 진한 향기를 피우고 있다.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