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너랑 나랑 2

<시 쫌 쓰는 어린이> 활동 13

by 열무샘

"할아버진 왜 이빨이 하나밖에 없어요?"


<강철이빨>(저 클로드 부종, 역 이경혜, 비룡소) 속 어린 늑대가 할아버지에게 물어봅니다. 왜 이빨이 하나도 없냐고. 어린 늑대도, 어린 사람도 궁금한 게 많습니다. 왜 하늘은 파랗고, 바다도 파란색이야, 왜 토끼는 귀가 길쭉해, 왜 강아지는 저렇게 울어. 모든 게 궁금하던 시기가 지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사람을 궁금해합니다. 어린 늑대처럼 사람의 외양을 궁금해하는 시기를 또 지나고 나면, 사람의 마음과 시간을 알고 싶어 합니다.


시를 쓰는 어린이들, 초등 저학년과 중학년 어린이들도 그렇습니다. 왜 저 아이는, 왜 선생님은, 왜 엄마는? 궁금한 게 생긴다는 건, 그만큼 접촉하고, 그만큼 부딪히고, 그만큼 가까워졌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세계가 온통 자기로만 보이던 유아는 사람의 마음과 사람의 시간을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강철이빨>은 그렇게 사람을 궁금해하는 어린이와 함께 읽기 딱 좋은 책입니다.

책 강철이빨.jpg


자신과 저 대척점에 있는 나이 든 이, 할아버지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하는 어린 늑대가 대견합니다. 나한테 잘해 주는 이, 나랑 다르게 이빨도 없고 허리가 굽은 이, 옛날이야기를 많이 하는 이 정도로 할아버지를 할아버지로 대하면 될 텐데, 늑대는 그렇지 않습니다. 자신과 다른 할아버지가 궁금하고, 할아버지를 더 알고 싶어 합니다. '너 이제 곧 청소년이 되겠구나.' 하는 마음까지 듭니다.


할아버지 늑대는 ' '눈처럼 하얗고 칼날처럼 뾰족뾰족한' '셀 수도 없이 많았'던 이빨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재미나고 엉뚱한 사건을 듣다 한 참 어린이들이랑 같이 웃을 수 있습니다. 어른은 조금 슬픈 감정이 들기도 하지요. 자신의 삶을 자랑스러워하는 할아버지, 늙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할아버지의 마음을 어쩐지 알 것 같습니다.


책을 다 읽고 시를 쓸 때는, 어린이들과 할아버지 할머니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시는 손자의 마음이 되어서도 써보고, 할아버지의 마음이 되어서도 써 봅니다. 손자의 마음이 되는 일은 쉽고, 할아버지의 마음이 되는 일은 어렵습니다. 어려우니까 좋습니다. 잘 모르지만 조금씩 알아가는 일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니까요.


책 마지막의 그저 좋은 문장.

˝할아버지, 내가 잡았으니까 이 이빨은 이제 내 거예요. 이건 행운의 이빨이거든요. 이빨아, 이빨아, 사냥할 때나 쉴 때나 언제든 나를 지켜 줘야 해. 내 이빨은 아직도 셀 수 없을 만큼 엄청 많지만 말이야."


<활동 순서>

1. 그림책 읽기
- 어린이들처럼 호기심을 장착하고, 그림책 <강철이빨>을 읽습니다.

2. 할아버지, 할머니에 관한 이야기 나누기
- 할아버지·할머니에 대한 경험이나 기억을 자유롭게 이야기합니다.

3. 시 쓰기

- 손자의 마음이 되어 시 쓰기

- 할아버지의 마음이 되어 시 쓰기

4. 자기 시 읽기

- 모두 다 순서대로 발표합니다.


<준비물>

- 그림책 <강철 이빨>

- 시 쓰기용 종이(짧은 시 형식이면 충분)

- 필기도구


<똑똑똑>

1. 좋은 그림책을 함께 읽고 나면, 활동이 단순해집니다. 그림책에 감응한 어린이들은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어 합니다.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모으고 모으는 게 어른이 역할입니다.


2. 할아버지의 마음이 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어른이 살짝 힌트를 주는 것도 좋습니다. "네가 만약 이빨이 하나밖에 없다면 어떨 것 같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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