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e45. 내가 나로서 존재하기 위해

내가 나다워지고 싶을 때 습관처럼 찾게 되는 것들에 대하여

by Jessie



자신이 작아졌다고 느낄때면 '새벽'만한 시간이없다.

사람들이 채 깨어나기 전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거리를 걸을 때의 기분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줄테니까. 무언가를 지나치게 소유하지 않아도 채 채워지지 않은 것은 다시 무엇이든 담을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해준다는 것을, 채워지지 않은 공간조차도 희미하게 떠오르는 태양이 채워주고 있음을 느끼게 될테니까.



마음의 허기를 느낄 때면 '도서관'만한 장소가 없다.

평생을 읽어도 그 공간을 채우고 있는 책들을 다 읽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면 마음 가득 배움에 대한 열의가 허기를 채워줄테니까. 내가 알지 못한 세상의 일들과 나보다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이 허기를 느끼지 못할만큼 스스로의 열기를 채워줄테니까.



삶에 대한 생기를 느끼고 싶어질 때면 '사막으로 떠나는 여정'만한 것이 없다.

삭막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생을 이어가고 있는 발 밑의 작은 존재들을 보며 자신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될테니까. 환경을 탓하지 않고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들을 보며 과연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나는 무엇이 그토록 결핍했는지를 반성하게 될테니까. 보이지 않는 내일에 대한 '불안'이라는 글자가 주는 막연함이 그 곳에선 우습게 느껴지곤 하니까.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기엔 '사진'만한 것이 없다.

바쁘다는 핑계로 찍지 못한 가족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라는 이름의 사람들이 곁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길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걸 깨닫게 될테니까. 누구에게나 주어진 생의 시계가 지금 이 순간에도 쉬지 않고 흘러가고 있음을, 그 시간을 잠시나마 붙잡아 두는 것은 사진뿐이라는 걸 알게 될테니까.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을 선명하게 바라보기 위해선 '글'만한 것이 없다.

말이 뱉어내는 가벼움들을 잠재우기 위해선 손이 써내려가는 무게가 필요하고 그 무게의 끝을 따라가다보면 감정의 수면 아래에 잔잔히 가라앉아 있는 생각의 잔해들을 바라볼 수 있게 될테니까.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어질 때면 감정의 흐름에 따라 내 손끝이 써내려가는 생각의 뭉치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되고, 그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나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될테니까.



결국,

나다워지고 싶어질 때면 내가 습관처럼 찾아가는 것들


그 것들이 있어 내가 나로서 살아갈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이 위로가 되는 순간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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