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분동지신혼(그림) 일기
고향 집으로 돌아온 요즘, 매일 봄이 오는 작은 시골길을 심바와 함께 걷고 있습니다. 서울에 있을 땐 지나는 오토바이에 치일까 봐, 좁은 산책길에서도 늘 마음이 편안하진 않았는데 시골에서는 탁 트인 논 뷰를 보며 매일 산책을 합니다. 논 길을 조금 벗어나면 미나리깡이 나오고 또 그곳을 지나고 나면 읍성터가 나와서 강아지와 산책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거든요. 추운 겨울이 어느덧 지나고 따스한 햇살과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요즘은 '딱 이 정도의 행복이라면..'이라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합니다.
천천히 그리고 느리게 흘러가는 것들 속에는 너무 많은 행복이 있더라고요.
남편이 먼 나라에서 열심히 돈을 벌고 있는 지금, 저는 심바 그리고 뱃속의 샛별이와 함께 매일 좋은 풍경들을 보며 산책을 합니다. 아침을 먹고 논 길 한 바퀴 그리고 늦은 오후에 다시 산책을 하고 돌아오면 하루가 어찌나 빨리 흐르고 있던지요. 심바가 행복한 모습으로 산책하는 모습을 보면 늘 마음 한편에 따뜻해지곤 합니다. 한 생명을 책임지는 일은 너무나도 소중하고 숭고한 경험인 것 같아요.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이따금 그림을 그리다 보니 벌써 3월이 되었네요. 하루하루 점점 커져가는 배를 보면서 참 신기한 마음입니다. 어른들은 심바와 함께 아기를 키운다는 것에 대해 많이 걱정하고 염려하셨지만 요즘은 그 누구보다 심바를 예뻐해 주시고 제가 힘들까 봐 목욕도 함께 도와주신답니다. 행복한 하루하루를 저와 함께 해주는 심바에게 무척이나 고마운 요즘. 앞으로도 심바가 우리 가족과 늘 행복하길 바라 봅니다:)
인스타그램
그림일기 @jessie_evenfol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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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철들지 않은 30대.
걷고 마시고 새로운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
손으로 써 내려가는 것들은 모두 따뜻한 힘이 있다고 믿는 사람.
그래서 여전히 쓰는 일을 멈추지 않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