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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Apr 19. 2021

96화. 임신은 처음이라

리분동지 신혼(그림) 일기

 아무래도 처음인 것들에는 어색함과 낯섦이 묻어있기 마련입니다. 결혼을 해서 사는 것도, 엄마가 되는 것도 그러한 일 중 하나여서 매일 살아보지 않은 역할을 조금씩 배워나가는 중이랄까요. 아기는 어느새 5개월이 되었고 식욕은 하루하루 물이 올라 살이 매일 포동포동 오르는 중입니다. 집에 돌아와 평소 먹지도 않던 과일을 그것도 상큼하고 시원한 과일이 그렇게 당겼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모두 뱃속에 있는 샛별이가 딸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초음파 속의 아이는 예상과는 달리 아들이었고 아빠의 작명 노트에 가득 적혀 있던 지우, 지율과 같은 이름은 어느새 멈춰 버리고 말았지요.


그래도 아이만 건강하게 잘 태어나 준다면 이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일까요:)









 아기의 태명은 샛별입니다. 샛별의 또 다른 이름은 금성 그리고 우리말로는 개밥바라기 별이라고도 하는데요, 동이 틀 무렵 가장 반짝거리다 해가 뜨면 스르륵 사라지는 별이기도 하거니와 해 질 녘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별이랍니다. 굴뚝에 연기가 날 무렵 떠오른다고 해서 (밥 먹는 시간에 뜬다 하여) 개밥바라기 별이라고 불렀다고 하니 얼마나 어여쁜 이름인가요. (황석영 선생님의 개밥바라기별이라는 소설책을 인상 깊게 읽어서 더 샛별이라는 이름에 정이 갔더랬지요!) 길잡이가 되는 바른 아이가 되길 바라며 샛별이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아무쪼록 남자아이여도 샛별이라고 부르기로 결국 결정했답니다.


 




@샛별이의 선명한 모습

 

요즘은 산부인과에서 딸이 아니어서 우시는 어머님들도 많으시다고 하더라고요..ㅠ 그래서 의사 선생님께서도 저에게 성별을 이야기해주기 전에 한참이나 뜸을 들이셨지 뭐예요.. 둘째를 딸 낳으면 되죠 뭐, 아무쪼록 열 달 동안 뱃속에서 건강하게 무럭무럭 샛별이가 자라길 바라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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