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ssie Feb 26. 2021

94화. 아빠의 반전

리분동지 신혼(그림) 일기

 남편이 베트남으로 떠나고 홀로 서울 생활을 하기 어려웠던 저는 고향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앞으로 언제 다시 있을지 모를 가족과의 시간을 하루라도 더 보내고 싶었던 이유에서였습니다. 하지만 명예퇴직을 하고 집에서 쉬고 있는 아빠에게는 제가 또 다른 부담으로 느껴졌던 모양입니다. 저에게는 뱃속의 아기와 강아지도 함께 였으니 말이죠. 아빠는 개와 아기를 어떻게 같이 키우냐며 처음부터 언짢은 기색을 자주 드러내셨고 때마침 환경이 바뀌어 분리불안이 생긴 강아지가 문소리 소리가 들릴 때마다 짖기 시작해서 눈치를 자주 봐야 했습니다. 당장 해결되지 않는 분리불안으로 인해 많은 곳들을 차에 데리고 다녔지만 산부인과에 가는 날은 친구의 차를 얻어 타고 가는 부분이라 어쩔 수 없이 심바를 떼어놓고 가야만 했습니다. 






 걱정과 불안으로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왔을 때는 웃픈 광경이 눈 앞에 펼쳐져 있었는데요 그것은 다름 아닌 심바와 해맑게(?) 놀고 있는 아빠였습니다. 티브이에서 종이컵 속에 사료를 찾는 기특한 강아지를 보시고선 심바와 함께 종이컵 속 사료 찾기 놀이를 하고 계셨던 아빠는 어느 날부터인가 잠잘 때도 심바를 데리고 안 방에 들어가시고 낮엔 심바 산책도 도맡아 해 주고 계시지요. 손주가 태어나면 찬밥이라고 늘 말씀하시면서도 심바를 예뻐해 주는 아빠를 보며 저절로 태교가 되고 있는 기분입니다. 







아빠가 사과 포장지로 만들어 준(?) 헤어밴드 

좋아요 ‘구독’ 그리고 따뜻한 댓글을 남겨주시는 모든 분들 덕분에 

오늘도 글을 씁니다:) 


인스타그램

그림일기 @jessie_evenfolio

http://www.instagram.com/jessie_evenfolio/


아직 철들지 않은 30대.

걷고 마시고 새로운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

손으로 써 내려가는 것들은 모두 따뜻한 힘이 있다고 믿는 사람.

그래서 여전히 쓰는 일을 멈추지 않는 사람.




매거진의 이전글 93화. 새 식구의 등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