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ssie May 03. 2021

99화. 외모 지상주의

리분동지 신혼(그림) 일기

 저는 주변 친구들에게 '보는 눈이 없다'라던가 '눈이 낮다'는 말을 꽤나 많이 들어온 편입니다. 저에겐 꽤 성시경을 닮은 듯 보였던 X-남자친구를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돌아왔던 날, 친구들은 그 때의 충격을 잊을 수 없다고 지금까지도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 저의 '괜찮은' 기준치가 남들과는 확실히 다른 모양입니다. 무튼, 그 사건 이후로 저는 제가 외모를 보지 않는 사람이라고 늘 자신하며 지내왔습니다. 외모보다는 그 사람의 본질을 보는 사람이라고 말이지요. 하지만 신혼 2년 차, 자꾸만 넓죽하고 축축 쳐지는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남편이 미워보이는 이 현상은 무엇이었을까요. 아마 권태기가 이런 느낌인걸까요? 저는 제가 외모를 보는 사람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고 말았습니다. 







 살이 찌는 본인의 모습에도 체력 관리라고는 눈꼽만큼도 하지 않는 남편을 보면서 한 숨이 나오는 날이 참 잦았습니다. 함께 등록했던 복싱도 결국 혼자 다녔으니 남편에 대해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이 차라리 더 나을 거라는 생각이 자주 들더군요. 그 와중에 남편이 베트남으로 파견을 갔으니 주변 사람들은 신혼에 임신 중이라 롱디를 하는 저를 걱정했지만 사실 권태감이 밀려오던 중 남편의 출장 소식이 그리 슬프지만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쿠..쿨럭)


 그런데 이게 왠일일까요. 샤워를 하러 들어가 화장실 거울을 보면서 저는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속담을 떠올리고 말았습니다. 저 역시 제모는 한참이나 잊은 긴장없는 아줌마가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지요. 아무리 부부라도 적당한 긴장감과 자기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요즘입니다. (밑 줄 그어야해요 이 부분!) 







@Kalbarri, Western Australia / 늘 연애하던 마음으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좋아요 ‘구독’ 그리고 따뜻한 댓글을 남겨주시는 모든 분들 덕분에 

오늘도 글을 씁니다:) 


인스타그램

그림일기 @jessie_evenfolio

http://www.instagram.com/jessie_evenfolio/


아직 철들지 않은 30대.

걷고 마시고 새로운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

손으로 써 내려가는 것들은 모두 따뜻한 힘이 있다고 믿는 사람.

그래서 여전히 쓰는 일을 멈추지 않는 사람.




매거진의 이전글 98화. Too Much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