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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Jul 14. 2021

104화.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

리분동지 신혼(그림) 일기

 친정으로 돌아온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가족과 조금 더 시간을 보내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서울에 홀로 남아 있는 저를 걱정할 남편을 생각하면 친정에 돌아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고 지난해 크리스마스 즈음에 모든 짐을 싸들고 고향에 왔습니다. 스스로 해내지 않으면 안 되는 주도적인 삶에서 매일 아침밥이 차려지는 시간을 보내고 나니 과거의 이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했었는지를 새삼스레 깨닫게 됩니다.


 요즘은 점점 배가 불러가는 저를 보며 엄마 역시 조금씩 할머니가 될 준비를 하는 중입니다. 엄마가 살뜰하게 준비해둔 아기 용품들이 하나 둘 보송보송한 냄새를 풍기며 서랍장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울컥하는 마음과 함께 고마운 마음이 자꾸만 드는 것 같습니다.


 22살에 처음으로 ‘엄마’가 되었던 그녀를 떠올려보면 늘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친정 도움도 없이 생소한 동네인 언양의 작은 단칸방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한 엄마에게 마음의 준비를 할 겨를도 없이 찾아온 저는 얼마나 두렵고도 신기한 존재였을까요. (저는 허니문 베이비였답니다!) 물어볼 사람이 없어 책을 보며 육아를 배웠다는 엄마. 그리고 이렇게나 무럭무럭 자라나 어느새 엄마와 닮아가는 제 자신이 신기하기도 또 문득 슬퍼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엄마가 되어야 비로소 엄마를 이해하게 된다는 그 말을 이제 저는 조금 더 마음으로 공감하게 되는 걸까요? 한 달 남은 샛별이와의 만남을 기다리며 매일이 감사하고 또 감사한 요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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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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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 @jessie_evenfol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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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철들지 않은 30대.

걷고 마시고 새로운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

손으로 써 내려가는 것들은 모두 따뜻한 힘이 있다고 믿는 사람.

그래서 여전히 쓰는 일을 멈추지 않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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