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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Sep 18. 2022

118화. 새로운 도전

제시의 어설픈 육아 그림일기

손목이 아픈 와중에 아주 큰 뉴스가 있었습니다. 바로바로.. 가족이 다 함께 베트남에 왔다는 것이지요. 돌이 된 아기 그리고 강아지와 함께 베트남에 살러 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저와 짝꿍의 옷은 합쳐서 겨우 한 박스가 채 되지 않았지만 돌을 막 지난 아기에게 필요한 것들은 얼마나 많던지요. 5박스나 되는 짐을 꾹꾹 눌러 담아 택배로 실어 보내고 짐이 도착하기까지 당장 사용할 물건들을 이래저래 챙기다 보니 큰 캐리어 두 개, 각자의 컴퓨터 가방, 아기 가방, 이유식 가방 그리고 심바와 샛별이까지 엄청난 짐을 짊어지고 울산역에서 인천공항 인근의 숙소 그리고 다시 인천공항에 가는 수고로움을 겪고서야 비로소 베트남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과 호주,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뉴질랜드에서는 여행이나 일상을 살아본 적은 있었지만 동남아에서의 일상은 처음이라 꽤 긴장이 되더라고요. 어른에게 필요한 물건은 어떻게든 현지에서 구하면 되지만 아기에게 꼭 필요한 것들은 대체품을 구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 남편의 제안을 듣고서도 꽤 망설였습니다. 20대에는 떠남이 일상 같았고 늘 새로운 곳에서 눈을 뜨는 일을 즐겼지만 심바와 샛별이라는 책임이 생기다 보니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일들이 점점 어렵고 두려워졌습니다. 그래도 현실에 함몰되지 않기 위해서는 그 두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이 꼭 필요할 거라는 생각에 큰 결심을 하고 짝꿍을 따라 호찌민에서 새로운 일상을 시작했습니다. 호찌민에서 눈을 뜨는 3일째, 여전히 바깥 풍경은 새롭고 또 신기하기만 합니다.







 아기도 아기지만 강아지와 함께 새로운 곳에 간다는 것은 엄청난 체력이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아직 걸음마가 서툰 아기를 업고 엄청난 짐을 이고 지고 간다는 것, 이륙하는 항공기에서 아이를 울지 않게 달래는 것, 심바가 불편하지 않은지 이따금 들여다보는 것까지 말이죠. 저와 짝꿍은 서로의 안부를 확인할 새도 없이 정신없이 출국을 했습니다. 어렵게 적응한 집을 떠나 완전히 새로운 풍경과 냄새에 다시 놓인다는 것은 샛별이와 심바에게는 꽤 큰 모험이었지요.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엄청난 인파와 후텁지근한 공기 그리고 새로운 나라의 냄새. 혼자였다면 온전히 즐겼을 것들이 심바 그리고 샛별이와 함께였기에 꽤 조심스러운 부분이었습니다만, 생각보다 우리 집 작은 꼬마들은 새로운 곳에서도 잘 적응하는 듯 보입니다. (이게 다 엄마와 아빠의 엄청난 수고로움 덕분이었다고!)


 한 달 동안 지내게 될 숙소는 외국인이 많이 사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처음이라 모든 풍경들이 다 생소하지만 특히나 오토바이 문화가 아주 놀라웠습니다. 그랩 택시를 타고 이동하면서 무질서(?) 속에서 질서가 지켜진다는 사실이 얼마나 놀랍던지요! 심바 산책을 위해 집 밖으로 나섰지만 엄청난 오토바이와 굉장한 도로 풍경에 산책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등 뒤에 매달려있는 샛별이는 사람으로 북적거리는 도로가 꽤 흥미로운지 잠잘 생각은커녕 소리를 지르느라 늘 바쁘답니다. 그래도 샛별이가 꽤 즐거워 보여서 고생한 보람이 느껴집니다. ㅠㅠ 부모의 삶은 이런 것이었네요. 아무쪼록, 즐겁고 재미있는 베트남 라이프가 되길 기대하며 앞으로의 그림도 이어가 볼까 합니다. 신짜오 베트남! 잘 부탁합니다 :)






 


 

@어마어마한 짐과 출국을 앞둔 우리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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