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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Oct 08. 2022

121화. 호찌민 라이프

제시의 어설픈 육아 그림일기


 호찌민에서 지낸 지 3주째. 지금 지내고 있는 곳은 호찌민에서도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고 힙한 카페, 레스토랑이 많은 '타오디엔'이라는 구역입니다. 숙소 대문을 열자마자 분주하게 달리는 오토바이와 자전거 그리고 자동차들을 볼 수 있는 곳이지요. 도로 상태가 좋지 않아서 유모차를 끌고 나가기엔 어려움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어서 샛별이는 늘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주변을 살피곤 합니다. 


 한국에서와는 달리 더 부지런쟁이가 되어버린 샛별이는 알람시계처럼 늘 새벽 6시에 눈을 뜨는데 그 시간 즈음이면 부지런한 베트남 사람들은 일찌감치 세수를 하고 일어나 가게 문을 열고 장사를 시작합니다. 골목골목을 걷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화려하고 넓은 마당의 집과 현관을 모두 열어두고 거리와 바짝 붙어사는 어둑한 집들. 반짝일수록 그 명암은 너무도 선명하다는 것을 먼 나라에 와서야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샛별이 그리고 심바와 매일 산책을 하는 길에는 천막을 길게 펼쳐 길거리 이발소를 운영하는 한 아저씨가 계십니다. 자주 마주치다 보니 이젠 손을 흔들고 인사를 하는 사이가 되었고요. 화려한 아파트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고 매일 열심히 누군가의 머리를 깎아주고 귀를 청소해주는 아저씨를 보면서 적어도 제가 만난 베트남 사람들은 환경을 탓하며 주저앉지 않고 매일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도 독박 육아를 하며 잔뜩 뿔이 나있는 제 자신을 반성하기도 했고요. 베트남에 온 뒤로는 한국에서보다 조금 더 저를 위한 시간을 많이 가지는 중입니다. 아기가 낮잠을 잘 때마다 짬짬이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베트남에서의 시간들을 빛나게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했거든요. 오늘도 낡은 오토바이를 끌고 삶의 전선으로 뛰어든 베트남 사람들을 보면서 딱 그들의 반만큼만 이라도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마음을 먹어봅니다. 





@ 삶의 전선으로 달려가는 호찌민 사람들 

좋아요 ‘구독’ 그리고 따뜻한 댓글을 남겨주시는 모든 분들 덕분에 오늘도 글을 씁니다:) 


인스타그램

그림일기 @jessie_evenfolio

http://www.instagram.com/jessie_evenfolio/


아직 철들지 않은 30대.

걷고 마시고 새로운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

손으로 써 내려가는 것들은 모두 따뜻한 힘이 있다고 믿는 사람.

그래서 여전히 쓰는 일을 멈추지 않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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