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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Oct 23. 2022

123화. 오토바이의 나라

제시의 어설픈 육아 그림일기

 한 달간 살아본 베트남에 대한 인상은 ‘오토바이의 나라’! 물론 태국에서도 오토바이가 매우 인상적이었지만 베트남 역시도 그런 것 같습니다. 한 달 넘게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어딘가를 갈 때마다 창문 밖의 엄청난 오토바이 부대와 다양한 물건들을 실어 나르는 모습들은 놀랍기만 합니다. 오토바이에 실을 수 있는 것들이 이렇게나 다양할 수 있다니요. (책장, 나무, 커다란 화분, 화환, 철근 구조물…. 그 외 상상할 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 거기다 오토바이 한 대에 네 가족이 올망졸망 타고 가는 모습이라던지, 샛별이보다 더 어린 아기가 아기띠 하나 하지 않고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모습은 정말 정말 정말 놀랍습니다. 여전히 어딘가를 가기 위해 짝꿍과 창 밖을 볼 때마다 ‘우와’를 연발하는 바람에 샛별이는 요즘 “우와~”를 배워서 저와 함께 매일을 감탄하는 중이랍니다.





 아이가 생긴 후, 아침 6시면 자연스럽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엄마를 닮아서 무척이나 아침형 인간으로 살고 있는 우리 샛별이. 조금 덜 부지런해도 될 텐데 말이죠^^:

밤새 쉬야를 참았을 심바를 위해 여섯 시 반 즈음이면 샛별이를 데리고 심바 산책을 나갑니다. 아파트 바로 옆에 초등학교가 있어서 매일 아이들의 등굣길을 구경하는 중이랍니다. 아침 여섯 시 반에 등교하는 아이들이라니… 그 부지런함에 첫 번째로 놀라고 오토바이로 올망졸망한 아이들을 데려다주는 엄마 아빠의 모습에 두 번 놀란답니다. 바로 등교를 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엄마 혹은 아빠와 함께 학교 주변에 도란도란 앉아서 아침을 먹고 가는 아이들도 많답니다. 그렇게 아이들을 데려다주고 일찌감치 출근을 하는 오토바이 부대를 보면서 그들의 부지런함에 감탄을 합니다. 게으르게 살지 말자고 다짐을 하게 되기도 하지요.


 베트남에서 차를 타고 다니면 한국보다 더 교통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멀지 않은 거리는 저 역시도 오토바이를 종종 타고 다닙니다. 그랩이라는 앱 서비스를 이용해서 오토바이를 호출하면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동남아에서 꽤 유명한 서비스인데요, 오토바이가 주된 교통수단인 베트남이기에 이곳에 사는 동안 그들의 삶을 좀 더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경험해보고 싶었답니다. 오토바이 뒷자리에 앉아 있으면 차를 타고 다닐 때는 볼 수 없었던 것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강가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 다양한 모습으로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사람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 엄마 아빠에게 몸을 맡기고 오토바이를 타는 어린이들 또 아기들이 쓰고 있는 알록달록 귀여운 헬멧들까지 말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베트남 사람들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습니다. 검게 그을린 손으로 부지런히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는 한 사람의 가장을 말이죠. 부모가 된다는 건, 누군가를 책임지며 살아간다는 건 분명 고되지만 이토록 숭고하고도 대단한 일인 것만 같습니다. 세상의 모든 엄마, 아빠 만세!






 

@태어나서 처음으로 오토바이를 타본 샛별이’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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