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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Nov 08. 2022

124화. 오늘의 날씨

제시의 어설픈 육아 그림일기

 한동안 정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지냈습니다. 10월 29일에 있었던 참사가 쉬이 잊히지 않아서이기도 하고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시간이기도 해서였던 것 같습니다. 누구나 언젠가는 마주하게 되는 죽음이지만 왜 누군가는 이르게 그 어려운 일을 맞닥뜨려야 하는 것일까요. 사람들은 자신의 일이 아니기에 너무도 쉽게 말합니다. 만약 그들이 가족이었다면 그 죽음에 대해 쉽게 이야기할 수 있었을까요.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 이들은 돈과 권력에 목이 말라있고 결국 올바른 지식과 책임이 부재했음이 드러난 참사였습니다. 자극적이고 누군가를 비난하는 기사들 대신 외신들이 보도하는 뉴스를 보면서 일주일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말이지 마음이 아프고 또 아린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삼풍 백화점 생존자가 남긴 인터뷰를 보고 마음이 꽤 아렸습니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는 어쩌면 운이 좋아서 불행이 비껴간 것일 뿐일지도 모른다고요. 엄마가 된 이후로는 세상에서 들려오는 모든 소식들에 예민해지게 됩니다. 한 아이가 태어나 어른이 되기까지 부모라는 존재가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새우고 울고 웃어야 하는지를 이해하게 되면서부터인 것 같기도 합니다. 자식을, 친구를, 연인을 먼저 떠나보내고 남겨진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하는걸까요. 


 어리고 철없던 시절에는 늘 즐거운 일,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나길 바라 왔지만 어른이 된다는 건 어쩌면 아무 일없이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길 바라게 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주어진 날들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야 하는 것은 남아있는 우리의 몫인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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