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의 어설픈 육아일기
신혼이었을 땐 어렴풋이 짐작만 하던 ‘독박 육아’의 고단함은 현실이 되자 생생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잠들지 않는 이상 ‘쉴 만한 여유’라고는 없는 시간들을 보낸 덕분이었지요. 다른 아이들에 비해 더 활동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샛별이 덕분에 살이 오를 낌새는 보이지가 않습니다. 쉴 새 없이 어딘가에 올라가고 책꽂이에 꽂힌 책과 상자에 담긴 맥포머스를 모두 쏟아내야 직성이 풀리는 19개월의 어린 아들은 늘 해맑기만 합니다. 오랜 고민 끝에 한국에 좀 더 머물기로 마음을 먹고, 저 역시도 제 삶을 찾기 위해 샛별이의 어린이집 상담과 등록을 마쳤습니다. 이번 달은 샛별이의 어린이집 적응 기간이라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짧은 일정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주어지는 두세 시간의 여유가 얼마나 감사한 지 모릅니다.
롱디로 지내는 시간들이 꽤 감사하게 생각되는 요즘입니다. 함께 붙어있을 때면 육아의 고단함이 예민함으로 둔갑해 그에게서 끊임없이 섭섭함과 단점을 찾아냈을 텐데 적어도 지금은 그럴 시간에 책을 펼치는 노력을 하며 지내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임신 그리고 출산 후 살면서 가장 많은 글을 읽으며 지냅니다. 흔들릴 때 의견을 물을만한 좋은 어른이나 멘토를 찾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결국 답은 스스로에게서 찾아야 함을 알기에 종종 책 속으로 짧은 여행을 떠납니다. 육아를 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여정이 바로 책을 읽는 것임을 발견한 까닭이지요.
육아를 하던 중 혹은 늦은 밤 혼자 소파에 기대어 앉아 있다 보면 종종 마음이 답답해 옵니다. 울컥하고 마음을 두드리는 답답함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살펴보기 위해 요즘은 짧은 한 줄의 일기 쓰기도 시작했습니다. 차근차근, 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걸음을 떼다 보면 다시 글을 쓰는 용기도 생기지 않을까, 홀로 서는 힘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해 보면서 말입니다. 요즘은 저에게 주어진 시간들이 어찌나 소중하게 느껴지는지 모릅니다. 하루하루가 흐르는 게 아쉬워서 매일 밤 스스로를 겨우 어르고 달래서 잠이 드는 시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