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앞두고 돌아보는 관계의 정의
퇴사를 앞두고 수많은 고민과 함께 그간의 행적을 뒤쫓는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나는 동료들에게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리고 쉽지 않은 사회 생활을 통해 내가 무엇을 배웠는지를 말이다. 크지 않은 회사의 몇 안되는 동료들 사이에서도 익히 들어왔던 것처럼 여자들은 편나누기를 어렵지 않게 했고 그 속에서 누가 희생양이 될 것인지에 대해 서로의 눈치만 보던 날들이 있었다. 그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를 통해 과연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결국은 회사를 등지고 나가는 일만이 남아있었을텐데 말이다. 부쩍이나 한국을 오래 떠나있어 인간관계의 흐름과 잠시 멀어져 있던 나는 더욱 그러했던 것 같기도 하다. 뒤쳐지지 않으려 좀 더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려 노력하며 지내던 날들이 나에겐 조금 슬펐고, 그리고 내 스스로에게 무척이나 미안했다. 내 입은 충분히 괜찮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나는 결국 대상포진으로 앓아 누웠으니 말이다. 때론 전혀 괜찮지 않은 나 자신을 내 스스로 괜찮다며 억지로 치켜 세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야하는 시간을 조금 더 가졌어야 했는데 말이다.
30살에 본격적으로 시작한 사회생활 속에서 나는 뒤쳐지지 않기 위해 꽤 많은 노력들을 해왔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내가 결코 놓지 않았던 것은 내 자신과의 약속이었는데 출근보다 일찍 사무실에 도착해서 사무실의 가습기에 물을 채워두고 글을 쓰는 일이 그 것이었다. 매일 아침 머리가 맑을 때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앉아 '나만의 일'을 하는 것을 즐겼다. 다른 사람들의 시시콜콜한 뒷이야기를 하는 일보다도 더욱 생산적인 일이란 것에는 그 누구도 반기를 들지 못할 것이다. 나는 내 몫을 해나가며 조금씩 쌓은 신뢰 속에서 보이지 않는 질투와 그 안에서의 내 처신에 대한 것들을 꽤 오랫동안 바라봤던 것 같다. 드러나지 않는 질투 속에서 과연 나는 어떤 행동을 해야하는가에 대해서 말이다. 그것에 대한 정답은 확실히 얻진 못했지만 나는 그 속에서 관계를 크게는 두 부류로 나눠볼 수 있었다.
Different와 Difficult (다름과 어려움)
Difficult와 Different. (어려움과 다름)
중학생 때부터 우리에게 혼란을 주던 이 두 형용사는 여전히 우리에게 엄청난 혼란을 주고 있지만 확실한 관계를 위해서는 이 두 형용사가 가진 의미를 자세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사회에서 만난 여러 관계에서 때론 다름을 느끼고 종종 어려움을 느끼곤 한다. 나에게 '다름'으로 분류되는 관계는 나와는 물론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그 속에서 다양한 삶의 견해를 가지고 상대에게 실례가 되지 않게 주장이나 의견을 제시하는 그래서 귀기울이게 되는 의견을 내세우는 그런 사람들이었다면, '어려움'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은 청자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 직설적이고 폭력이 동반된 의견을 내세우거나 듣기 어려운 용어들이 뒤섞여 있는 말들을 하는 혹은 본인의 발언을 통해 누군가를 우스움으로 만드는 이들이었는데 이러한 관찰 과정에서 생각보다 우리는 스스로가 내뱉는 말들에 대한 책임을 쉬이 지지 않으며 마치 내가 내뱉은 말에 대한 상처는 그것을 받은 사람의 탓인 양 행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름'은 타인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유연한 마음에서 비롯되지만 '어려움'은 자신의 주장이 옳으며 자신이 자주 혹은 종종 주목 받아야하는 그런 사람에게서 자주 비롯됨을 느끼고서 나는 내가 타인에게 '다름'을 의미하는 사람이었는지 '어려움'으로 비치는 사람이었는지를 반구해야했다.
결국 나는 '다름'을 의미하지만 '닮아가고싶음'을 제안하고 싶었던 사람이었는데,
그 과정으로 가는 길을 '어려움'을 띄는 사람들 속에서 배우고서야 사직서에 '제출' 버튼을 누를 수 있었다.
챕터 1이 끝났으니 이젠 새로운 관계인 챕터 2로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