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으로 떠나는 여행자에 대한 따뜻한 단어들
대한민국의 33배나 되는 광활한 그 대륙을 묘사하기엔 7가지의 단어도 부족하겠지만 남자의 자격을 통해서야 비로소 한국에 알려진 그 아름다운 대륙을 이렇게나마 담아낼 수 있음에 감사한다. 나는 그 곳으로 떠나는 여행자들에게 (혹은 새로운 삶을 위해 호주행을 결심한 사람들에게) 내가 경험했던 따뜻하고도 너무나 광활해 마음에 채 담을 수 없었던 단어들을 공유하고자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나에게 서호주는 아마 다음의 7가지 단어들로 표현될 수 있지 않을까.
Ⅰ. 지구
이 거창한 단어를 제일 선두에 내세운 것은 아마 이 단어보다 더 이 광활한 대륙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없기 때문이다. 대륙이동설이 있은 후 가장 적은 변화를 겪으며 가장 오래된 지구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가장 작은 대륙이자, 가장 큰 섬인 호주는 지구 상에서 가장 오래된 살아있는 화석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스트로마톨라이트라는 어려운 이름을 가진 살아있는 화석으로 인해 오늘 날까지도 NASA의 과학자들이 정기적으로 지구를 연구하러 들리는 장소가 서호주라는 사실은 이 광활한 대륙이 보이지 않는 베일에 쌓여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밝혀진 46억년 지구의 역사 중 35억 년의 역사에서부터 우리가 추적해나갈 수 있다는 근거를 이 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신비한 대륙에서 현재까지도 발견되고 있는 스트로마톨라이트와 그 근거가 되는 시아노박테리아 그리고 화성과 가장 닮아있는 환경 때문이다.
Ⅱ. 로드트립
워킹홀리데이를 온 학생들에게 꼭 한번 권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아마 나는 '로드트립'을 가장 먼저 이야기 하지 않을까. 끝도 없이 이어지는 길 위에서의 자유는 그 길을 달려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무엇이기에 가슴이 아직 말랑거릴 때 그 무모한 청춘을 그 길 위에서 꼭 한번 경험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나라와는 너무나도 다른 환경을 가지고 있는 호주는 철저한 준비없이 여행을 떠날 수 없기에 길을 떠나기에 앞서 먼 길을 달리기 위한 자동차 정비와 운전면허, 보험, 지도, 충분한 식량과 물 그리고 텐트와 침낭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대도시를 벗어나면 핸드폰도 GPS도 작동이 되지 않으니 오프라인 생활에 익숙해져야하며 뜨거운 햇살과 아웃백에서의 벌레를 이겨내면 황홀한 밤하늘과 함게 아름다운 석양을 보상 받을 수 있다.
Ⅲ. 은하수
은하수라는 말은 어릴 적 동요에서 들어온 단어이지만 사실은 시골에 살면서도 경험해 보지 못한 오랜 로망 중 하나였다. 호주라는 나라의 건조함은 밤 하늘의 별을 관찰하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었는데 1969년 NASA에서 달에 보낸 아폴로와의 교신에도 서호주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덕분에 전 세계는 첫 번째 인류가 달에 발자국을 새긴 감격적인 순간을 서호주에서의 교신을 통해 놓치지 않고 공유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인구가 해안가에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빛 공해를 피해 밤하늘을 관찰할 수 있는데 특히나 로드트립을 떠나 광활한 도로 위에서 올려다보는 밤하늘은 무척이나 로맨틱하다. 우리나라가 있는 북반구와는 달리 이 곳 남반구에서 관찰할 수 있는 대표적인 '남십자성(십자가 모양)'과 함께 오리온자리 그리고 이따금 떨어지는 별똥별을 두 눈에 담는 행운을 잡아보길. 야행성 야생동물 때문에 야간 운전이 위험하지만 비박을 하거나 교외로 캠핑을 떠난다면 꼭 한번 밤하늘을 감상하길 감히 추천하고 싶다.
Ⅳ.사막 (아웃백)
대륙의 70%의 땅이 사막인 호주. 아웃백이라는 단어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이지만 그 단어의 뜻을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아웃(밖)을 백(등)지고 바라봤을 때의 장소를 의미하는 이 단어는 호주인들도 뚜렷한 공간의 구분을 짓지 못하지만 사실 호주라는 대륙을 놓고 보았을 때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라는 문화적인 요소보다 아웃백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가 더 짙다. 영국인들이 이 황량한 대륙에 도착했을 때 터전을 일구어야 했던 것도 이 아웃백이었고 그들이 처음 시작한 탐험도 바로 이 아웃백에서 비롯되었으니 말이다.
유명한 영국의 저자 빌브라이슨에 따르면 "이것이 오스트레일리아의특징이다. 흥미로운 것으로 가득하지만 너무나 광활하고, 공허하고, 접근하기 어려워 엄청난 뜻밖의 행운이 없다면 그 흥미로운 것을 찾을 수 없다"라고 이 대륙을 정의했다. 내가 오랫동안 고개를 끄덕였던 것은 그의 표현말고는 이 광활한 대륙에 대한 그 어떤 묘사도 이보다 더 정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어떤 대륙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지질학적, 생물학적 특징 때문에 이 대륙에서는 다른 대륙에서 발견되지 않는 많은 생물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호주가 가진 특색이기도 하다.
Ⅴ. 천연자원
지구의 역사를 대변할 만큼 이 대륙은 오래 전부터 존재했으며 오늘 날까지도 광활한 아웃백 곳곳에서 지구의 변천사를 확인할 수 있다. 35억년 전부터 활동을 시작해 온 시아노박테리아로 인해 지구 상에 산소가 생겨났고 그 산물로 바닷 속에 오랫동안 차곡차곡 쌓인 산화된 철광석들은 오늘 날 호주 아니 서호주를 1인당 GDP 70,000만불의 대륙으로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대지의 압력에 의해 생성된 다이아몬드, 금과 같은 광물들은 세계적인 골드러쉬의 국가로 호주를 자리매김시켰다. 1800년대 후반에 반짝했던 골드러쉬가 차츰 식었지만 서호주의 필바라 지역 곳곳에선 여전히 철광석 채굴이 진행되고 있으며 서호주 북부 바다에서는 천연가스의 추출이 이뤄지며 세계적 자원 보유국으로의 명성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Ⅵ. 세계자연유산
서호주의 '샤크베이' 지역은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진 곳이다. 앞서 언급했던 아폴로 위성과의 교신을 담당했던 카나본지역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지만 '스트로마톨라이트'라는 살아있는 화석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때문이다. 특이한 지질학 구조로 바닷물이 원활하게 순환되지 못해 염도가 높아진 환경에서 비로소 자라게 된 스트로마톨라이트와 셸비치는 이 곳을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었으며 뿐만 아니라 야생 돌고래가 인간과 교류하며 매일 먹이를 먹기 위해 찾는 몽키마이어(Monkey Mia)도 자리하고 있다. 세계적인 산호초 군락으로 알려진 케언즈의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 다음으로 이 곳 샤크베이는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는 삶의 터전이다. 지구상 마지막 남은 아웃백이라 불리는 킴벌리에도 또 다른 세계자연유산이 있는데 이는 바로 '벙글벙글(BungleBungle)'이다. 들으면 웃음이 새어나오는 이름이지만 이 곳 역시 산소를 만들어내는 시아노박테리아의 활동으로 인해 만들어진 곳인데 너무나도 깊숙한 오지에 자리한 나머지 인류에게 공개된 지는 채 30년이 되지 않았다. 많은 변화가 없었던 환경 덕분에 서호주에서는 지구의 변천사를 확인할 수 있는 스팟들이 세계적인 가치를 자랑하고 있다.
(Ref. http://tribune-intl.com)
Ⅶ. 원주민 (애보리진)
대륙이 분리되고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을 때 대륙을 통해 호주에 정착하게 되었다는 설이 있는 호주의 원주민 애보리진들은 유럽인들이 이 대륙에 처음 도착했을 때부터 삶의 터전을 일구어 살아가고 있었다. 문명이 들어오면서부터 설 자리를 잃어버린 그들의 역사는 미국의 인디언들처럼 조금은 슬픈 모습을 하고 있는데 1930년대부터 70년 대까지 약 40년간 원주민 말살정책으로 원주민들은 아이들을 빼앗겼고 빼앗긴 아이들은 백인 가정으로 입양 당하거나 강제 수용당하며 인권을 말살 당했다.(이를 도둑맞은 세대, Stolen Generation 이라고 부른다) 그 시대에 아웃백 깊숙한 곳으로 도망한 원주민들은 오늘 날까지도 문명에 대한 거리를 두고 살아가고 있으며 자연과 공생하는 법을 후세에 가르치며 살아가고 있다. 한 애보리진 마라토너가 올림픽에 참가해 그들의 존재를 알리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되었고 오늘 날에는 애보리진에 대한 문화, 언어, 인류학적인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