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기대를 심어두는 삶
요즘 저는, 일상에 작은 기대를 심어두며 삽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기대할 일이 조금씩 줄어드는 일입니다.
수학여행을 기다리던 마음도, 내일 만날 친구를 떠올리던 설렘도, 학교가 끝나면 함께 가던 떡볶이집 같은 것도 어느 순간 삶에서 멀어집니다.
두 손에 쥔 것은 많아졌는데 마음은 오히려 조용해지는 아이러니한 시간.
어른의 기대라는 것은 대게 큰 결심이 필요한 일입니다.
연차를 내고 떠나는 여행, 혹은 누군가와 새롭게 시작하는 관계 같은 것들.
하지만 여행에서 돌아오는 날, 다시 시작되는 일상은 금세 우리를 원래의 자리로 데려다 놓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나이를 한 살씩 더할수록 새로운 기대를 품는 일은 조금 더 조심스러워집니다.
그런데 삶의 배경을 바꾼 이후로 저는 기대라는 감정을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한 번도 살아본 적 없는 나라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일.
옆집에 사는 사람이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하는 마음,
강아지와 함께 걸을 산책길을 상상하는 일,
편안하게 앉아 있을 카페를 발견하는 기쁨.
그런 것들이 생각보다 오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그래서 요즘의 저는 일상 속에 작은 기대들을 심어둡니다.
구글 지도에서 우연히 발견한 카페를 찾아가는 일,
산책길에서 늘 눈인사를 나누던 이웃과 어느 날 함께 커피를 마시는 일,
뜨거운 하루가 지나간 저녁 맥주 한 잔을 들고 석양을 바라보는 시간.
그런 순간들을 마주할 때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기대라는 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아직 지나가지 않은 오늘 안에 있다는 것.
어쩌면 삶은 큰 설렘을 기다리는 일이 아니라 작은 기대를 하나씩 심어두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어떤 날은 그 기대보다 조금 더 좋은 하루가 조용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