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인턴일기2

사업은 브랜드나 컨셉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창업가의 브랜딩>을 읽고

by Jessy

1. <창업가의 브랜딩> 책에서는 브랜딩 전략이 사업전략의 전체라는 톤앤매너가 없지 않아 있는데 본론부터 말하자면 사업에서 브랜딩이 할 수 있는게 있고 없는게 있습니다. 바운더리를 뛰어넘는 마법의 한방은 없습니다. 브랜딩도 마찬가지 입니다.


사업이라는 것은 사업개발, 자금운용, 조직관리 등 다양한 구성요소가 존재하고 사업 원리로서의 브랜딩이외에도 중요한 것이 많습니다.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이라면 브랜딩 이외에 그런 부분들도 충분히 숙지하고 사업을 시작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마케터를 꿈꾸시는 분도 앞으로 사업개발이나 다른 분들이랑 미팅을 해야하는데 덜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기 위해 이런 경영 전반의 내용을 알아두셨으면 좋겠습니다.


2. 창업가의 브랜딩 공동 저자 중 한분인 존경하는 72초TV의 우승우저자님은 브랜드 컨설턴트로 시작하셔서 브랜딩에 대한 깊은 식견과 철학을 가지신 분입니다. 이번 기회에도 저자의 생각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창업가의 브랜딩>은 두 저자만이 쓸 수 있는 책이자, 동시에 두 저자이기 때문에 창업에서 브랜딩을 강조했다고 생각합니다.


3. 두 저자가 주로 다룬 범주는 "상향 평준화된 B2C 포화 시장"에 진입한 "스타트업"이라는 것을 눈치 챈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대기업이 장악한 유통시장의 마켓컬리, 포화된 커피/카페 시장의 프릳츠커피 등.


4. 여기서 제가 첨언하고 싶은 것은 책에서 나오는 '나만의 브랜드', originality는 컨셉이나 브랜드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포화 시장에 진입한다면 차별화된 나다운 컨셉을 고수할 수 있겠지만 애초에 시장 자체를 차별화 해서 접근할 수도 있습니다. 국내 송금서비스 핀테크 회사가 늘어나고 포화되는 현재 프리펀딩이나 풀링 등의 방식으로 해외송금을 지원하는 센트비나 렐레가 그 예입니다.
이 회사들은 같은 재화 다른 브랜드가 아닌 애초에 다른 재화(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입니다. 나만의 엣지를 살려 사업화하는 방식은 비단 브랜딩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5. 여기서 더 나아가 B2B 산업의 경우 브랜드나 마케팅이 필요 없이 시장 확보/매출 증대가 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외국인 유학생 시장의 경우, 미국이나 싱가폴 등 대부분의 대학은 외국인 유학생 비자/은행 업무 서비스 에이전시를 대부분 지정하고 있습니다. 대학 행정 부서의 Load를 줄이고 더 효율적인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 따라서 외국인 유학생 에이전시의 경우 2개 나라의 대학과 대학 간 네트워크만 확보가 사업 유지의 관건이고 사업 구조의 이해 및 사업 설계가 정말 중요합니다.
-운영상에 있어서 브랜딩보다는 양국간 금융거래에 있어서 환율 차이를 줄이는 Trade역량, 사업개발(business development), 네트워크를 조성해 시장소비자를 lock-in하고 사업우위를 선점해 나가는 작업을 계속해야 합니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굳이 브랜딩 없이도 사업운용이 가능합니다.


6. 물론 브랜딩이 중요한 사업분야도 있습니다. 이야기나 컨셉이 돈이 되는 시장의 경우 특히 그렇습니다. 엔터테인먼트나 콘텐츠회사, 광고회사가 그 예가 되겠습니다.
-두 저자분은 콘텐츠 회사 72초TV, 브랜딩 부티크 더.워터멜론의 대표입니다. 브랜드의 중요성을 실감하는 입장에서 더욱 깊은 브랜드의 이해를 서술하되 더 브랜드가 다룰 수 있는 한계를 넓게 하려는 의도 역시 포함되어 있다는 느낌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여기에 대한 내용은 7에서 세론)
-까려는 의도 없습니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든다는 것뿐...
-포화 시장에서 엣지있는 컨셉이 필요한 분들,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지만 대규모 마케팅 운용이 어려운 분들에게는 <창업가의 브랜딩> 이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다만 사업의 유지와 번창은 다릅니다. 브랜드로 사업을 유지할 수는 있지만 사업 번창을 위해서는 재무 운용, 원료 공급가와 상품 객단가의 조정, 프로세스의 효율화 등의 경영 전반의 단계가 필요합니다.


7. 기업은 자신이 속한 시장 범주를 자체를 키우거나, 유사 범주로 확장하여 자사의 시장 규모를 넓히고자 합니다. 제일기획이 자사의 시장 cover범위를 넓히기 위해 '광고회사'가 아닌 '마케팅 에이전시'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 칸 라이온즈가 '광고제'가 아닌 '크리에이티브 페스티벌'로 포지셔닝 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광고라는 작은 규모의 수주업 시장이 아닌 문제를 해결하는 '크리에이티브'로 cover범주를 확장하면 이는 즉 사업의 확장이고 자사의 영향력과 중요도 역시 커집니다.


이번 <창업가의 브랜딩> 역시 비슷한 접근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케팅과 광고, 브랜딩은 서로 비슷한 분야이고 특히 주니어 레벨에서는 거의 같은 일을 합니다. 다만 마케팅과 광고가 따라갈수 없는 브랜딩의 장점이자 본질은, 브랜딩은 '사업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는 철학이자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마케팅과 광고가 책의 각 챕터, 책 한장한장의 컬러와 폰트라면 브랜딩은 책 한권이자 책 전반에 깔려 있는 톤앤매너나 주제, 철학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업 전반의 철학으로 작용할 수 있는 '브랜딩'의 특징을 잘 살려서 전체적 사업 전략=브랜딩 전략=브랜딩이 중요하다 도식입니다. 예전에 광고천재 이제석 도서가 한국에 광고 지망생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죠. 브랜딩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현재 역사는 반복된다는 생각이 드네요.


8. <창업가의 브랜딩>은 제가 배운 것도 많고 생각할 지점도 많이 선물해준 책입니다. 가르침은 누군가에게 일방적으로 받는 것이 아닌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 동의하는 부분은 왜 동의하는지, 아니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논리적으로 적고 주위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작성하였습니다. 이 책을 비방하거나 비판할 의도는 전혀 없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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