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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Mar 26. 2019

멘티의 역할은 멘토를 긴장시키는 것

평등하게 제 이야기를 들어주셨던 모든 멘토분들께 감사합니다

0. 이제 세상살이라는게 엄마 말 잘듣고 하라는거 열심히 해서 해결되지 않는 시대에 우리는 왔습니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선한 의도로 안좋은 결과를 내는 경우도 있고, 조직에서 계속 불편한 사람이 승진을 하기도 합니다.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 잘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더 끌리는 것이 사람의 당연하고자 간사한 본성입니다.

 세상의 잣대나 낡아버린 상식이 아닌 상황 자체를 투명하게 들여다보는 능력이 우리는 필요합니다. 문제는 "본다는 것"이 개인의 세계관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입니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에 닻을 내리기까지, 평생동안 배를 보지 못한 원주민은 실제로 배를 보지 못했습니다.



1. 제가 사랑하는 캐릭터 바독이는 날카로운 발톱이나 매서운 부리 없이 모두가 비둘기라고 놀리지만 스스로는 독수리라고 믿습니다. 모든 것을 곧이 곧대로 듣지 않고 늘 삐딱하게 바라보기에 고개가 조금 틀어져 있습니다. 저 역시 상황을 다른 각도에서 보며 바독이처럼 살다 보면 곧이곧대로 듣고 의심하지 않는 헛똑똑이가 보지 못한 것을 볼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주는 친구입니다.

(출처=@hongbangu, instagram)


상황을 삐딱하게 다시 보세요. 저와 이 글을 읽는 분들이, 내가 인지하지도 못했던 Comfort zone에 갇혀 있지 않은지 돌아보길 바랍니다.


정석대로 하는 FM들이 듣기에 자꾸 불편한 이야기를 꺼내는 저지만, 제 글을 읽어 주고 제 삐딱한 유머에 웃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일반적인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최근 여러 명의 사람들이 독립서점에 가고, 브런치로 올린 새로운 글들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제까지의 상식이 현실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경우가 요새들어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 멘토가 있고 멘티가 있다면, 멘티의 역할은 멘토를 충실히 따르는 것이 아니라 멘토를 긴장시키는 것입니다. 이렇게 기회에 목마르고 뚜렷한 생각으로 도전하는 사람이 있구나, 저 사람이 있는 조직은 강해지겠다, 라는 감동을 주는 것입니다.


숙련도가 떨어지지만 울며 고통스러워 하더라도 자신의 스타일로 세상을 정의하고,

뚜벅뚜벅 걸어가고자 하는 열망으로

윗사람에게 내가 맞아, 라는 자기확신보다는 내가 맞나? 라는 의심을 주는 것입니다.


2-1. 제 이야기를 평등한 입장에서 들어주신 멘토 지연교수님과

저를 긴장시켜주는 멘티 도윤이에게 특별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3. 저는 조금이라도 어릴 때 인생관이 깨져봤던 것이 사물과 사람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힘을 기르는 데 참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꼭 이래야 해"라고 생각했던 가치에 최선을 다해 행동했고 바닥을 쳤습니다.


그 이후로 세상이 상식이라고 말하는 것을 필요한 순간 받아들였고 아니라고 생각하면 나름대로 저만의 모래성을 새로 쌓았습니다. 생각없이 어른들이 하라는 대로 했으면 저는 여기까지 못왔다고 생각합니다.


매력적인 사람은 그냥 열심히 따라가는 사람이 아니라 보통같지 않은 사람일 수 있습니다. 보통같지 않은 사람은 기존의 틀을 좌지우지 가지고 놀 수 있는 사람, 그 틀을 뛰어넘어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오늘 새로운 일을 하지 않는데 어떻게 내일 새로운 일이 생기기를 바라느냐고 했습니다. 보통같지 않은 사람으로 살고 싶으면 보통같지 않은 기준과 시야를 갖추어야 합니다.


저성장이 계속되고 사람을 행복하지 못하게 하는 문화에 사는 밀레니얼로서, 저는 동시대 젊은 세대가 바운더리 안에서 열심히 하고 그 조직의 원칙을 따라감으로써 칭찬받기보다는 그 이상을 해내길 바랍니다. 바운더리 안에서 충실하는 자세를 스스로 선택할 수는 있지만 적어도, 스스로 의심도 해보지 않고 "다들 이렇게 하니까 나도 그렇게 하는게 맞는 거지!"라고 갇혀버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4. 물론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은 무조건 어른들이 틀렸고, 무조건 저항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의사 표현을 크게 하지 않는다고 해서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이 아니고,

그저 조용하다고 해서 착한 사람인 것이 아닌 것처럼,

새로운 가치를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하되

좋은 가치인 만큼 좋은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은 꼭 필요합니다.



5. 신입이면 무조건 맞춰야되고 직급이 같다고 능력이 같은 건 없습니다. 특히 20대의 경우 다소 미숙한 반짝반짝함을 벌써부터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까지 자신의 가치관이 틀렸고 때로는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경험하는 것은 어렵지만 세상에 절대적으로 맞고 절대적으로 틀린 건 없습니다. 그런 유연함이 필요한 때입니다.


인생의 한계를 스스로 정하고 계속해서 깨뜨리면서, 선배를 긴장시키고 자신이 갈 길을 스스로 선택하세요. 계속해서 저항하고 용기있게 자신의 색을 찾아가면 결국 개인이 속한 사회의 분위기도 변화합니다.


저는 제 동생들과 제 다음 세대와 제 주변의 모든 분들이 이유도 모르고 하라는 대로 하기보다는 자신의 기준에 충실하며 기준을 수정해나가고, 각자의 기준을 존중하고 자극받으며 행복한 길을 살아가기 바랍니다.


아무리 어른 말이 다 맞다고 해도 내 말이 맞을 때가 있다.
 - 장범준, 라디오스타
(출처=라디오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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